한·호 선교 120주년 기념 - 「인터뷰」

땅끝까지 복음을 선포하라!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10/30 [15:29]
호주연합교회 엘리스타 맥크레이 총회장

▲ 호주연합교회 앨리스타 맥크레이 총회장이 지난 9월 25일 마산에 있는 순직 호주 선교사 묘원을 방문, 헌화했다. ⓒ Christian Review  

- 총회장님은 한국에서 일하셨던 선교사 프래드 맥크레이의 조카이기도 합니다. 프래드 맥크레이 선교사님은 어떤 분이고, 신앙적으로 총회장님께 어떤 영향을 미치셨는지요? 

“제 삼촌이셨던 프래드 맥크레이(Rev. Frederick Macrae, 한국명 맹호은) 선교사님은 1910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선교대회에 참석했다가, 거기서 ‘땅 끝까지 복음을 선포하라’는 소명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 후 호주에 돌아와 신학훈련과 목사안수를 받아 한국으로 가셨고, 그곳에서 25년 동안 거창과 마산 등지에서 사역을 하셨지요. 한동안 창신학교의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삼촌을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습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와는 배다른 형제였던 데다, 한국사역을 마치고는 스코틀랜드로 가서 여생을 마치셨지요. 그분의 영향은 주로 그분께 큰 영향을 받은 저희 아버님을 통해서였습니다.”

- 아버님의 영향이라니요?
 
“예. 저희 아버지는 장로교 목사로 제게 큰 영향을 미치셨습니다. 물론 저도 십대에는 교회나 기독교를 받아들이기 거부하며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신론자가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신이 없다고 자신을 확신시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다시 한번 제대로 따져보기 위해 교회 성경공부반에 참여했고, 거기서 그리스도를 내 주인으로 영접했습니다. 당시 제 신학은 매우 보수적이었고, 반면 아버지는 훨씬 자유로운 사상을 가졌기 때문에 종종 부딪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곧 지적, 영적으로 보수기독교에 만족을 못느끼고, 아버지처럼 자유로운 신학을 가지게 되었지요. 저희 아버지는 성결의 생활, 성경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회 정의에 대한 헌신이 잘 조화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신앙 여정도 아버지의 발걸음을 따라가고 있는 셈입니다.”

- 현재는 연방총회장이시지만, 2002년 빅토리아주 주총회장으로 있을 당시 일신병원과 창신대학을 방문하신 적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데이비스외 7명의 호주 선교사 기념묘지에도 참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촌이 헌신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요?

“예, 2002년과 올해 9월에도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특히 일신병원 방문은, 헬렌 맥켄지 여사의 죽음 직후에 이뤄져, 병원에서 헬렌의 삶과 사역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헬렌은 원래 저와 같은 교회를 다녔고, 은퇴 후에는 제 목회지에 방문한 적도 있었습니다.

 
▲ 2002년 상애원을 방문한 맥크레이 총회장(앞줄 왼쪽 3번째) ⓒ Christian Review  

창신대학 방문 때는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순직한 호주 선교사들과 두 명의 한국인 순교자들의 무덤이 아름답게 꾸며졌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들의 기억을 이렇게 멋지게 기념하는 것도 인상 깊었지만, 이를 통해 다음 세대의 선교사들도 이들처럼 복음을 전하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일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 호주의 한국선교는 배경상 성공회 중심의 선교운동에서 발생했고, 빅토리아주 장로교회의 주도 하에 이뤄졌지만, 이번 120주년 행사에는 호주성공회나 장로교단은 별다른 참여가 없었던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호주교회 중에는 연합교단이 유일하게 큰 관심과 지원을 하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호주연합교회는 특히 한국전 이후로는 보수적인 교회가 주류인 한국교회와는 신학적으로나 실제적으로 관계가 소원해 진 것 같습니다. 호주연합교회의 대표로서 한국교회와 어떤 관계를 맺어나기기 원하십니까?

“한국교회는 이제 강한 교회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호주 선교사들이 현지 한국인 지도자들에게 지도권을 이양한 것은 시대적으로 당연한 결정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호주연합교회 차원에서 한국교회와 더 가까와 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개별적인 왕래는 계속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호주연합교회는 한국교회로부터 배울 것이 많고 동시에 한국교회에 힘이 될 만한 장점과 노하우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두 교회가 협동사역을 통해 계속해서 함께 하길 원합니다. 특히 북한 선교사역은 이러한 협력에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서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로 깊이 살펴보면 호주연합교단과 한국교회는 비슷한 모습이 많습니다. 같은 뿌리(호주장로교회를 의미: 역주)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별로 놀랄 일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강조점은 다릅니다. 전반적으로 한국교회 일반은 연합교단보다는 신학적으로 더 보수적이고, 사회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반면 연합교단은 기독교의 사회참여를 강조하지만, 전도에는 약한 편입니다. 한국교회의 해외선교를 보면 정말 강력한 전도문화를 가진 것 같습니다. 교회성장에 대한 관심도 강하구요. 호주연합교회는 한국교회가 가진 복음을 전하는 열정과 예수의 제자로 훈련시키는 노력들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 창신학교 역사관에 진열된 맹호은 선교사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맥크레이 총회장. 1920년 2월, 창신학교 제3대 교장으로 취임한 맹호은 선교사는 맥크레이 총회장의 삼촌이다. ⓒ Christian Review    

- 마지막으로 한·호 선교 120주년을 맞아 한국 기독교 형제 자매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특히 호주연합교회 안에 영적 보금자리를 마련한 한인 성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한인 교인들과 목회자들을 통해 연합교단은 큰 활력을 얻었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물론 연합교회와 한국교회 일반에는 상당한 문화적, 신학적 차이가 존재하고, 아마도 이를 소화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공유하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영적 유산이 있고, 이것이 우리의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번에 120주년 행사를 보면서 모두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일한 호주선교사들 개인과, 호주교회가 이들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동시에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 행사를 치룬 한국교회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도 뿌듯함을 느낍니다.”

- 감사합니다.☺ 

 
글/김석원(크리스찬리뷰 객원기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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