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탄과 찬사의 대상이 되었던 미국 오렌지카운티 소재 수정교회가 파산하였다. 그런데 한국교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놀랬다. 교회가 사찰로 넘어가는가 하면 매물로 나온 교회당도 3백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대다수가 재정 압박으로 교회가 문을 닫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인천의 모 교회는 이단인 안상홍 측에 교회당을 106억 원에 팔았고 분당에 위치한 모 교회도 구원파에게 교회 부지를 70억 원에 넘겼다. 한때의 위용은 간 데 없고 이런 몰골이 된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예수님은 자신의 피 값으로 세우신 교회라도 올바르게 관리하지 못하면 아낌없이 버리신다는 암묵적 교훈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교회 건축을 포기하고 사회적 환영을 받는 교회들도 있다. 아들레이드장로교회(담임 문광식 목사)는 교회가 성장하면서 교회를 건축할 수 있지만 교회 건축대신 비어있는 호주 교회당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이 교회는 교회 건축에 사용될 재정을 선교에 사용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건강한 교회’의 표징이 됐다. 또 시드니호천장로교회(담임 서영준 목사)는 현 교회당으로는 교인들을 수용하기 어려워지자 창립 20주년을 맞아 과감히 ‘교회 분립’을 선택함으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Beulah Park 호주연합교회 교회당 구입- 아들레이드장로교회 아들레이드 Beulah Park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아들레이드장로교회는 순장교단의 교회로 현재 담임목사인 문광식 목사(당시 전도사)와 9명의 성도가 1986년 4월 6일 이춘봉 장로 자택에서 창립된 금년에 27주년을 맞은 현재 출석성도 550명 정도의 전통있는 중견교회이다. 교회는 1986년 8월 마길(Magill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성경장로교회 교회당을 빌려 예배를 드려오다가 1987년 12월 성공회 건물을 구입했고 5년이 지난 1993년 12월 성공회 건물을 매각하고 현재의 건물인 호주연합교회 교회당을 구입했다. 교회는 대지 4천100스퀘어미터(1천240평)로 예배당과 2개의 교육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교회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순장은 1938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7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하자 여기에 반대해 설립된 교회이다. 당시 함경남도 함주군 덕천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이계실 목사는 일제 신사참배를 배척하고 신앙의 절개를 지키자는 5개 교회(덕천교회, 동상리교회, 기곡교회, 장흥교회, 상수리교회)들과 함께 순장교단을 세웠다. 이후 이계실 목사는 1951년 1.4후퇴 당시 5개 교회 130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유엔군 수송선을 타고 경남 거제도 연초면으로 이주했다.
이곳에 정착한 교인들은 ‘연합 덕천교회’라는 교회를 설립하고 예배를 드렸으며 이후 동천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순장교단은 모교회인 동천교회를 중심으로 62년 서울 신천교회와 67년 서울 대천교회 창대교회를 개척했으며 미국, 카나다, 일본, 중국 등에도 교회를 세웠다.
아들레이드장로교회는 1992년 8월에 시드니호천장로교회를, 1994년 10월에는 골드코스트 장로교회를 개척했다.
문광식 목사와 일문일답
“그 당시 홍병숙 권사님(이춘봉 장로 모친)이 함께 동역하셨는데 권사님은 평양 출신으로 평양 대부흥을 목격하신 증인으로 이남으로 피난 오신 후에도 보따리 장사를 하시면서도 교회를 여러 곳에 개척을 한 경험 있는 분이십니다. 이북에서 온 성도들은 남한에 와서 정착하는 과정에서 자기 집을 짓기 전에 하나님의 교회를 먼저 짓는 정신으로 살았는데 그 이유는 자기 집은 갖고 있으면서 하나님의 집을 셋방으로 살게 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어요. 이 조언에 큰 힘을 얻어 아무런 준비도, 여력도 없었지만 일단 교회를 구입하기로 작정하고 교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50명도 안 되는 교인으로 교회구입을 시도한 거지요. 마침 성도 수의 부족으로 유지가 어려워 문을 닫는 성공회 건물(St. Mary Anglican church, 12 Scott St. Beulah park)을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2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예배당과 교육관을 겸비한 작은 교회였지만 우리에게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걱정하였던 헌금도 구입하고도 남을 정도로 모금이 되어서 모든 성도들이 함께 기뻐하였지요. St. Mary교회는 전형적인 성공회 건물로 그 교회가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기념예배를 드리고 은혜롭게 인수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교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120명의 자리가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자체 성전 마련은 교회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적당한 교회를 찾기 시작하였는데 어느 날 연합교회 건물을 팔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성도 수가 적어져 가는 세 교회가 한 교회로 합치기 때문에 두 교회 건물을 순서적으로 매매할 것이라는 것이었지요. 그 교회를 찾아가 목사님을 만나 문의를 했습니다. 아직 그런 의논은 없었지만 편지를 보내주면 그 편지를 근거로 노회에 이 문제를 상정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얼마 후에 노회에서 그 제안이 통과되어 현재의 교회당을 구입하게 되었지요.”
- 교회를 찾는 과정에서 규칙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님 인도하시는 대로 찾아다니며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목사님들에게 교회사정을 이야기하고 혹시 건물을 파는 교회가 없느냐고 물어보며 다녔습니다. 수십 교회를 그렇게 묻고 다녔어요.”
- 예배당을 구입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재정문제도 직접 이 건물을 구입했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교회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단계적으로 작은 건물을 구입하고, 그 다음 규모의 건물을 구입하니까 목회자나 교인들이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편안하게 교회당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전 교회 건물을 팔고 은행융자를 받고 교회 건축헌금을 하여 재정을 확보했습니다. 사실 교회당 구입이나 건축은 이민자들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뿌리를 뽑아 이주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형편이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러한 큰 헌신이 필요한 비전을 나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자신의 교회가 마련이 됨으로써 얻는 유익은 참 많습니다. 일단 성도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예배를 드리고 마음껏 새벽기도나 저녁기도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수시로 출입하며 활동과 신앙모임들을 할 수가 있는 자유로움이 있고 자신의 교회라는 애착으로 봉사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누구나 경험하시겠지만 김치를 비롯해서 한국 음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고요.” - 현재 성도수를 보면 교회당 공간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건축이나 또 다른 교회당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물론 교회당이 작아 교회를 다시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단 옆집 2채를 구입하여 교육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교회 대지가 넓어 교회 건축도 가능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예배를 바로 옆에 있는 호주교회를 빌려 사용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사실 현재 교인 규모로 교회당을 건축한다면 수백만 달러는 족히 들것입니다. 그러나 비어있는 호주교회들이 주변에 많은데 그렇게 돈을 들여 교회를 건축한다는 것은 무리가 된다는 생각이고, 그러한 재정을 선교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했습니다.” - 예배당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이제 교회 건축보다는 점점 비어가고 있는 기존의 호주교회를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로 건축되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 교회들이 비록 민족은 다르지만 하나님을 섬기는 목적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 세상 앞에 덕스러울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척 당시부터 미리 교회 구입에 대한 계획을 세워서 조그만 성전부터 구입을 시작한다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큰 부담 없이 구입이 가능하고 성도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성전을 마련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될 것입니다. 나중에 성장해서 성전 건축을 계획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할 경우에 성도님들이나 목회자에게 모두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은혜로운 성전 건축이 큰 시험거리가 되곤 하는 것을 봅니다. 또 선교와 교육에 투입되어야 할 재정이 기형적으로 성전 건축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교회를 구입할 때에 보통 건물 값을 계산하지 않고 구입하기 때문에 예배 용도로 사용할 것을 말하고, 교회 구입 가격을 흥정하면 교회를 직접 짓는 것보다 훨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교회 비전을 말씀해 주시지요. “첫째는 말씀교육에 전념하여 온 성도들이 참 제자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미 주신 선교지(호주 현지인, 원주민, 캄보디아, 인도, 몽골, 탈북자 등)에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여력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고요. 셋째는 EM(영어세대 및 2세) 사역의 활성화와 그를 통하여 다문화교회를 개척하고 더 나아가 2세들을 통하여 현지인 교회를 개척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문 목사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보탰다. “한인교회들이 이제 이 호주사회에 뿌리를 깊게 내려서 이주자로서가 아니라 이 땅의 주인으로서 이 호주 땅을 복음으로 이끌어가며 하나님의 부흥의 역사를 이루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프로테스탄트는 어휘적 의미대로라면 프로테스트(protest) 즉 항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기에 개혁적인 사람이다. 현대 교회 건축에 있어서의 프로테스트는 무엇일까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랍인 교회당 구입 후 리노베이션- 시드니호천장로교회 시드니 콩코드 웨스트(Concord West) 지역에 위치한 시드니호천장로교회는 19 92 년 8월 30일 홍병숙 권사의 인도로 이종상 집사 자택에서 시작된 순장교단의 교회다. 이후 아들레이드장로교회는 1993년 4월 25일 죤 녹스 신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서영준 전도사(현 담임목사)를 시드니호천장로교회로 파송했다. 교회는 1995년 9월 9일 지금의 교회당 건물을 25만 5천 달러에 구입했다. 그 후 2011년 6월에 리노베이션을 시작하여 같은 해 9월 3일 입당예배를 드렸다 리모델링 공사비는 13만 달러 정도 소요되었다고 한다. 교회당은 전체적으로 본당과 식당 그리고 주일학교 등 세 개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130석 규모의 본당은 불필요한 장식 없이 매우 효율적이고 기능적인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낮은 무대 강단, 엄숙한 느낌은 적지만 전체적으로 친밀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본당 뒤쪽으로는 회의실과 자모실이 배치되어 있고 식당으로 이어져 있는 구조다. 식당은 친교 및 소그룹모임 등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하는데 과장된 인테리어 없이 단순하게 꾸며져 있다. 식당 옆으로는 주일학교 학생들의 공간인 2개의 방과 연결되어 있다.
서영준 목사와 일문일답 - 예배당 구입과 리노베이션을 하게 된 배경을 말씀해 주시지요. “예배를 옮겨 다니면서 드려야 했어요. 집 없는 설움 다 경험해 보셨잖아요. 그때 교단 어른이신 홍병숙 권사님이 교회 건물을 놓고 금식을 하고 계셨어요. 우리 순장 교회 어른들의 금식은 무시무시합니다. 물 한모금 안마시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정말 하나님께 간절함이 배어있는 금식입니다. 그러면서 교회당을 구입하기로 하고 ‘20만 달러 되는 교회 건물을 찾습니다. 팔려고 하는 분은 우리에게 알려 주십시오’라는 글을 컴퓨터로 쳐서 인쇄하여 복덕방마다 돌렸어요. 한 20여 군데 돌렸을 겁니다. 그런 후 일 주일 만에 연락이 왔는데 그것이 지금의 예배당입니다. 가격이 25만 5천 달러였는데 은행에서 빌리고 서울의 교단 교회와 아들레이드장로교회 그리고 우리교회 성도들이 함께 헌금하여 이 예배당을 구입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이집트 교회들이 핍박을 받고 있는 시기였어요. 그리고 이 건물을 우리에게 팔았던 교회가 아랍인 복음주의 교회였는데 이들은 교회 건물을 팔아서 이집트에서 핍박당하고 있는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보내자, 그 이유로 갑자기 건물을 내놨던 건데 마침 우리가 교회를 사겠다고 쪽지를 교회 주변에 돌리게 된 겁니다. 그렇게 하여서 연결이 됐는데, 건물 대금은 모두 이집트로 보내져 카이로에서 10km 떨어져 있는 지역에 아담한 교회와 학교 그리고 병원과 신학교 건물을 지어서 운영하게 되는 역사를 우리가 보게 된 거죠.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아랍인 교회 목사님에게 원하면 이 예배당에서 평생토록 함께 무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목사님이 이 제안을 받아 들여 목사님의 건강문제로 사임하기까지 10여 년간 함께 해왔어요. 그런데 옛날 건물이라 강단이 좀 높고 좁아서 설교 외에는 별로 사용을 안 하는 겁니다. 거기서 아이들이 떨어질 염려도 있었고 또 장애인 사역을 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접근하려면 강단이 높아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배당 내부가 어두웠습니다. 그래서 강단을 낮추고 어두운 교회의 구조를 밝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만들자고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하나님 앞에 예배할 때 우리의 마음자세가 굉장히 중요한데 너무 오래된 분위기가 부담스러웠어요. 그러니까 전체적인 리노베이션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고요. 우리 교회에 건축하시는 집사님이 계시니까 우리 손으로 강단을 낮추자, 그렇게 쉽게 생각을 한 건데 설계하시는 집사님 한 분이 설계를 하면서 큰 변화를 제안하게 됐어요. 그 제안이 임시공동회의에서 동의를 하게 되면서 일이 커지게 된 겁니다.” - 예배당을 리모델링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입니까? “기능성을 가진 교회, 좀 더 밝아지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일단 강단을 낮추는 일이 큰 관건이었는데 강단이 낮아지면 설교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가능케 해주는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예를 들어서 성극과 찬양 등을 더욱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함으로 우리 자녀들이 안전하게 되고, 대중과 가까워진 강단을 통해서 하나님의 메시지가 성도들에게 좀 더 가깝게 전달 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밝아진 교회 분위기에서 하나님을 기쁨으로 예배하기를 원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벽면과 강단 위에 붙인 나무판은 반사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빛을 좀 더 오랫동안 예배당 안에 가둘 수 있게 했습니다. 조명을 적열등으로만 하게 되면 아름답겠지만 전기 값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에 밝기는 형광등 빛으로 조절하기로 했습니다. 이동식 의자는 성도의 기증을 받게 되었는데 이 이동식 의자로 인해서 예배당 전체가 언제든지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 겁니다.” - 힘들었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리노베이션을 시작하면서 교회가 세운 원칙은 화려한 솔로몬의 예배당을 짓지 말고 소박하지만 기능성 있는 학개 예배당을 짓자는 것이었습니다. 모양이나 꾸밈이 없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예배하고 경배하는 일에 필요한 부분만 하자, 그런 의도였고요. 그래서 예산을 세우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해서 그 우선 순위를 정한 후 교회가 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최대한의 대출금과 당시 성도들의 헌금 현황을 분석하여서 현실적으로 교인들이 감당할 수 능력을 산출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을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성전 건축 등의 이유로 모든 부담을 교인들에게 지우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금액이 13만 달러입니다. 그리고 건축가와 협의를 통해서 재료의 질을 좀 낮추더라도 예상한 금액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자재와 비품들도 사치스럽고 비싼 것으로 하지 않았어요. 또 페인팅과 같은 성도들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전문 업체에 맡기지 않고 남전도회 회원들이 전적으로 매달려서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교회의 얼굴은 성도들의 땀으로 칠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사하는 기간 중 건축위원장(이철희 장로)은 모든 것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직접 물건을 공급하는 등 최소한의 경비로 원하는 기능들을 마련하기 위해서 헌신적인 노력을 다했어요. 그런데 저희 교회가 웨스트팩 은행하고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공사하기 전 담당자와 12만 달러를 빌리기로 구두 약속이 되어있었어요. 공사대금을 지급하려고 은행에 신청을 했는데 안 된다는 겁니다. 확인서를 받아놨어야 했는데 담당자 말만 믿고 구두로 얘기한 것이 큰 실수였지요. 큰일이 일어난 거죠. 급하게 장로님이 거래하는 커먼웰스은행 매니저에게 전화해 사정 얘기를 했더니 서류를 갖고 오라고 해요. 3일 만에 돈을 받았어요. 은행 담당자는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데요.”
- 공사 중에 예배는 어디에서 드렸습니까? “그래요. 공사 중이니까 예배드릴 장소가 없었어요. 앵글리칸 교회를 빌리려고 하니까 조건이 까다로웠어요. 그간 저녁예배도 참석하고 가끔 청년들 하고도 어울리고 목사님도 알고 지내는 형편인데도 어렵더라고요. 고민을 하다가 콩코드병원 채플실이 생각나는 거에요. 병원 선교를 7년째 하고 있거든요. 병원 채플 담당자에게 부탁을 했어요. 원래는 해줄 수가 없는데 병원 강당을 무상으로 빌려줬어요.” - 주차는 문제가 없습니까? “교회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고 주변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많으니까 주차문제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피자가게 주인이 컴플레인을 하면서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까지 냈어요. 자기 가게 앞에 자동차를 주차한다고요. 그런데 피자가게가 장사를 시작하는 시간은 오후 6시부터입니다. 그 시간에는 우리 교회가 사용하지 않거든요. 피자가게 주인을 만나서 설명을 잘 해줬어요. 그 이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교회 주변이 주택가거든요. 그래서 주민들과 관계를 잘 가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평일 날은 밤 9시 반 이전에 모든 프로그램이 끝날 수 있도록 했고요. 이 분들이 컴플레인을 해서가 아니라 배려차원에서 그렇게 내부방침을 정한 거죠. 그리고 크리스마스 같은 날은 선물을 주고, 만나면 먼저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하자, 그렇게들 하고 있어요.” - 공사 후 아쉬운 부분은 없습니까? “모든 것이 다 감사한 거죠. 이 세상에 100% 만족이란 것이 있을까요? 외부에서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호천교회 성도들은 만족하고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리노베이션을 하는 힘든 과정에서도 기쁨으로 교회를 지켰습니다. 성도들이 성숙했던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교회나 자기 주장이 있고, 특히 그럴만한 힘이 있는 분들이 입김을 불어 넣어서 말썽이 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우리교회 성도들은 정당한 요청 외에는 어느 것 하나도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완성된 일에 대해서도 더 이상의 추궁이나 원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만족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성숙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적은 금액으로도 큰 일을 하게 만든 힘입니다.”
- 예배당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하나님께 예배하는 공간은 너무나 귀한 장소입니다. 특별히 마음껏 예배하며 기도하며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됩니다. 성도들의 마음이 담긴 예배당, 성도들의 눈물을 담은 예배당은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들처럼 이러한 예배당 때문에 교회가 힘들어 하고 시험에 들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때로는 건축이나 리노베이션을 하는 중에 욕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거룩한 욕심이든 목회자나 특정한 사람의 욕심이든 만약 그것 때문에 성도들에게 지나친 부담이 되고 힘들어 진다면 과연 그 예배당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하는 것입니다. 저도 건축을 해보니까 어떤 생각이 드느냐면 하나님께 드리는 건축자재인데 좋은 것을 드리자, 그런 생각을 하게 돼요. 되도록이면 솔로몬의 성전을 건축하고 싶죠. 그런데 저희들의 원칙은 철저히 학개의 성전을 건축하자, 그것이 이슈였습니다. 우리가 정말 능력이 있어서 하나님 앞에 그런 교회당을 건축할 수 있다면 좋겠지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은 이러한 때 더 많은 일들을 위해서 필요이상의 재정을 사용했을 때는 오랫동안 그것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는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경향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낮은 자세와 기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교회비전을 말씀해 주시지요. “저는 비전계획을 부임하면서부터 세웠습니다. 저희는 특별히 장애인선교에 좀 더 집중을 하자. 또 이 교회가 성도들이 나가야 할 방향은 가족교회입니다. 지역에 있는 성도들의 가정을 세우고 성도들로 하여금 예배와 말씀과 전도와 교제 이 네 가지의 축이 적절하게 세워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형교회를 지향하지 말자. 큰 교회를 하기 위해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잖아요. 그럴 바에는 끊임없이 교회를 개척하고 후원하자, 그래서 우리 교회는 모교회로 열린 교회가 되자는 것이었어요.” 서영준 목사는 “호천장로교회가 로즈, 메도뱅크 지역의 교민들에게 의미있고 유익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서 민들레 영토와 같이 누구든지 쉬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누구든지 기도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기도처를 마련하는 교회, 기독교 문화공간으로 예수그리스도를 자연스럽게 만나고 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드니호천장로교회는 연면적이 747스퀘어미터(226평)에 불과한 비교적 작은 건축물이다. 그러나 이 교회는 그 활용도에 있어서 아주 풍요롭고 은혜롭다. 서영준 목사는 매우 젊은 사고를 가진 목회자였다. 그는 현 교회당으로는 모든 성도들을 수용하기 어려워지자 교회창립 20주년을 맞아 과감히 ‘분리개척’(시드니예안교회 박용대 목사)을 선택했다. 이는 앞으로 한국 교회가 어떤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건축해야 할지를 우리로 하여금 더욱 고민하게 만든다.
-사우스포트 호주연합교회당 구입 후 리모델링-
골드코스트 사우스포트(Southport)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골드코스트장로교회는 박용대 목사와 이주한 집사 한 가정이 1994년 12월 9일 개척한 순장교단의 교회다. 2대로 부임한 곽석근 목사는 13년째 목회를 하고 있다. 교회는 2001년 11월 9일 현재의 호주 연합교회 건물을 15만 5천 달러에 구입했고 2004년 1월 개축했다. 교회는 대지 700스퀘어미터(212평)에 건물 250스케어미터(76평)규모로 내부는 본당과 입구에 자모실과 사무실 그리고 강단좌우에 방송실 및 성가대자료실로 이뤄져 있다. 옆으로 붙어서 식당과 소교육실, 소회의실이 길게 있는 구조다. 그리고 야외에 파골라 지붕의 교제 장소가 있다. 곽석근 목사와 일문일답 - 예배당을 구입하게 된 배경을 말씀해 주십시오. “예배당을 구입하는 것은 하나님의 큰 섭리였습니다. 교단의 신앙적인 본이 되었던 홍병숙 권사님은 골드코스트지역에 교회가 세워진 이후 하나님의 성전 구입을 위하여 계속적으로 기도하셨습니다. 시드니호천장로교회의 교회당 구입 이후에도 오랜 시간을 기도하신 거지요. 그러면서 교회가 안정적으로 성장을 하고 안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려면 건물이 필요함을 교인들에게 강력하게 역설하셨어요. 이후 성도들은 어려운 교회 살림 속에서도 건축헌금을 계속하여 모았지요. 그러던 중 지금의 교회당을 판다는 소문을 듣고 구입할 생각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개인 빌더들도 오퍼를 내는 등 경쟁이 아주 심했어요. 잘못되면 교회가 빌더들에게 넘어가 없어질 상황이었지요. 이때부터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새벽마다 공예배를 통하여 중보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우리 교회에 낙찰이 되었고 구입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후 교회 수리를 마치고 헌당을 하게 된 거지요. 당시 건물을 구입하기에는 교회 형편이 어려웠지만 홍 권사님은 워낙 강력한 신념을 갖고 계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홍 권사님은 국내외에 많은 교회를 개척해 보신 분이라 장기적으로 교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진단하실 수 있는 안목이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예배당을 개축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입니까? “예배를 위한 공간 확보였습니다. 당시 구입한 건물은 예배를 위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주일학교 교육을 위한 공간 역시 부족했어요. 따라서 효과적인 예배를 위해 예배당 내부 위치를 바꿔 좌석수를 늘렸고요. 또 예배당 측면에 부속실을 만들어 식당과 주일학교 그리고 소그룹을 위한 공간과 자모실, 사무실 및 친교실 등을 배치했어요.”
- 예배당을 개축하면서 경험된 축복된 일과 힘들었던 일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축복의 경험은 참으로 큽니다. 교회당을 구입할 때부터 피아노가 고장이 나 있었는데 수리가 안 된다는 겁니다. 헌당예배를 앞두고 있는데 방법이 없어요. 피아노가 워낙 비싸서 쉽게 살 수도 없고요. 그런데 헌당식 2주 전 주일날인데 한국 소망교회에 출석하시는 권사님 내외분이 교회를 오셨어요. 사실 그분들은 우리교회 계절교인이신데 그분들이 헌금을 하셔서 피아노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축복된 일이 일어났어요. 교회 성전 구입이후 교인들의 가정 거의 모두가 집을 사게 되었어요. 하나님의 성전을 먼저 마련하니까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성도들은 기뻐하고 있습니다. 힘들었던 일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예배당을 구입한 후 헌당예배를 드릴 때까지 교우들의 헌신된 땀과 노력이 있었지요. 교우들이 직접 강단도 만들고 성가대석도 만들고 의자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의자를 하나하나 만들 때 벽돌을 하나하나 만들어 수리를 할 때 믿음의 깊이도 만들어져 성숙한 교인들로 거듭났어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감사를 드립니다.”
- 예배당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교회건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건물을 건축하는 것보다 마음의 성전이 먼저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음의 성전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마음의 성전들이 연합하지 못하면 성전도 이룰 수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건축 준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성도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전건축의 필요성을 모든 성도들이 동의하고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 교회비전을 말씀해 주시지요. “사실 현재 교회 공간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예배실을 비롯해서 교육시설도 필요하고 자모실 그리고 식당 공간도 시급한 실정에 있습니다. 우천 시에는 비를 피하여 식사할 장소가 없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교회 공간이 좁은 편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교회 이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교회 땅을 구입하여 신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교회 건축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운 점이 모든 성도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일일 것이다. 건축의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어떻게, 어느 곳에 어떠한 방법으로 건축을 하느냐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생각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그것을 교회 건축의 열정적인 비전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곽석근 목사는 교회를 구입하고 개축하면서 이 문제에 심혈을 기울였다. 골드코스트장로교회의 복된 소망이 앞으로도 아름답고 열정적으로 발전해 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계속)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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