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리뷰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3/12/22 [12:45]

▲ ©크리스찬리뷰     

 

“크리스찬리뷰의 34년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영광의 흔적을 심어놓았으며 

그 흔적들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주춧돌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해 주시고, 지속적인 기도와 사랑을 당부드립니다. ”

 

크리스찬리뷰가 창간 34주년을 맞았습니다. 34년의 여정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동행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숱한 시련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복음전파의 길을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기도와 사랑으로 후원해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크리스찬리뷰의 사명

  

“글과 사진을 통해 호주 한인사회의 역사를 길이 남겨 후손들에게 신앙의 모범을 계승해주기 위한 목적 외에 교파를 초월한 신앙공동체로써 복음을 널리 전하기 위한 문서선교입니다.”

  

1990년 1월 크리스찬리뷰 창간호에 실린 창간 정신입니다. 이 사명감으로 어떤 상업주의와 선정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정확한 기사와 현장취재로 승부해 왔습니다.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한 일도 있고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습니다. 동업계의 무한경쟁, 이단들의 협박과 고소, 건강문제, 언론시장의 변화, 악화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때로는 의기소침해지고 주저앉고 싶을 지경에 이르기도 했음을 숨기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복음전파’의 길이 얼마나 외롭고 힘겨운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감사하고 놀라운 것은 지령 408호를 발간하기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34년이란 연륜은 한낱 작은 발자취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호주 한인사회의 언론이 처한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이만한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 경이로운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크리스찬리뷰는 한인교회의 역사를 기록하며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한인교회의 역사를 알아보려면 크리스찬리뷰를 읽어야 한다’는 공식이 생길 정도로 크리스찬리뷰에는 한인교회와 한인사회의 수많은 역사가 세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크리스찬리뷰는 창간 후부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통 받고 소외당하는 이웃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월드비전에서 전개한 ‘40시간 금식운동’을 시작으로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희망 나눔 운동’ ‘호주맥켄지의료선교회’를 통한 한센인 사역과 함께 지구촌 가난한 이웃을 위한 의료지원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재앙이 있는 곳이면 모금 캠페인을 벌여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아울러 세계 오지에 있는 선교사들의 활동, 헌신 등을 취재하여 상세히 보도해 왔으며 국내외 기독교계를 흔드는 이단들의 흐름을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폭로해 기독교계의 정통성과 순수성을 지키는 영적전쟁 전위대 역할도 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행사와 문화행사 등 교계의 움직임을 상세히 보도하여 한국교회와 대사회 이미지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크리스찬리뷰가 빛낸 특종들

  

돌이켜보면 보람도 많았습니다. ‘한국 근. 현대사진전’과 함께 한. 호 선교역사를 글과 사진으로 체계 있게 정리해 단행본으로 출간했습니다. ‘호주 선교사들이 뿌린 복음의 열매’는 한·호 선교 120주년 기념총서로 한·호 선교 관련내용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어 한·호 선교 역사의 자료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최초의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의 육필일기 전문을 발굴, 영어 원문과 함께 번역하여 단행본으로 출간했습니다. 이어 출간된 ‘헤브론병원 24시’는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에서 한국인 의료진들이 의술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과 손길을 펼치는 아름다운 장면들입니다. 

  

크리스찬리뷰 창간 3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묵상이 있는 만남’은 크리스찬리뷰에 연재되었던 강승찬 목사(시드니새생명교회)의 신앙칼럼을 묶은 것으로 귀한 기도집이요, 묵상집입니다.

  

숱한 특종기사들도 많았습니다. 캔버라 WCC 총회에 참석한 북조선기독교연맹 고기준 목사(서기장)외 3명의 대표단 일행과 단독 선상 인터뷰, 본지 창간 1주년기념 특집호에 실린 기사로 40여 년간 헤어졌던 어머니와 아들의 극적 상봉(국민일보에서 인용 보도), 한국 최초의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 여권과 비자(1890년 조선시대) 발굴 단독 보도 등이 한국사회와 호주사회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평전투 70주년을 맞아 호주지역 내 ‘가평 길’로 불리는 거리를 조사해 10개(시드니, 캔버라, 콥스하버,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퍼스 등)를 찾아 최초로 단독보도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한·호 양국 교류 다리 역할

  

지난해에는 한국전 정전협정체결 70주년(2023년 7월27일)을 맞아 ‘가평 다큐멘터리 사진전’을 호주와 한국에서 개최했습니다. 작년 4월 가평대대(제3대대)가 있는 타운스빌에서 첫 전시를 시작으로 7월에는 한국 서울시의회 전시장에서 ‘가평전투의 영웅들을 기리며’라는 타이틀로 성황리에 전시회를 마쳤습니다. 

  

또한 8월부터 12월 말까지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호주사무소가 주관하여 타운스빌 카운슬,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블랙타운 카운슬, 펜리스 카운슬 등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2024년 5월에는 퍼스 타운홀에서 그리고 주호주대사관이 개최하는 ‘가평 다큐멘터리 사진 전시회’가 캔버라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호주는 6. 25전쟁 당시 연인원 1만 7천 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한 국가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육·해·공군을 모두 파병한 국가입니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에 본지는 2021년 12월, 가평 프로젝트 팀(권순형, 정성택, 주경식)을 구성하여 호주 내에 생존해 있는 가평전투 호주참전용사들을 만나 사진과 영상으로 생생한 역사의 자료를 기록했으며 호주 내에 있는 10개의 가평 길, 2개의 다리, 6개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7명의 생존 참전용사를 비롯한 다수의 참전용사들을 만나 사진과 영상으로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습니다. 

  

올해에는 ‘가평전투의 영웅들을 기리며’라는 제목으로 도록을 발간할 예정이며 3월에는 경남성시화운동본부에서 호주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1세대들의 은퇴로 인해 2세대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한·호 선교 역사의 현장을 견학하고 지속적으로 한·호 선교를 이어가게 할 목적입니다. 

 

유능한 후계자가 필요합니다

  

창간을 자축하는 심사가 편치만은 않습니다. 34년 흘러간 감상적 회고에 젖어있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미래의 도전 앞에서 긴장되어 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급변하는 환경과 시대상황에 발맞춰 이제 크리스찬리뷰도 변신을 꾀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을 맞이한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인쇄 매체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쇄비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현재 크리스찬리뷰 광고비는 34년 전 책정한 가격과 동일합니다. 

  

종이 신문, 잡지를 보던 사람들은 PC와 스마트 폰으로, 책과 잡지를 보던 사람들은 빠르게 소식을 접할 수 있는 SNS에서 정보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은 후손들에 대한 우리의 책무입니다. 본지는 금년에 오프라인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정과 사명감이 있는 유능한 후계자가 나타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크리스찬리뷰의 34년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영광의 흔적을 심어놓았으며 그 흔적들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주춧돌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 가까이에서 열심히 뛰겠습니다. 복음으로 세상에 뛰어드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지속적인 기도와 사랑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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