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염려를 가불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맡아서 할 것이다.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는 것으로 족하다."”(마 6:34, 새번역)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하는 예수님의 말씀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다. 내가 선택한 오늘의 결정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생각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에 대해서 미국의 개혁주의 신학자 R. C. 스프로울은 “그리스도께서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말라고 하신 것이지,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고 하신 것이 결코 아니다.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해결책이 미래에 대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걱정을 이겨내는 최선책은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불안할 때 원망하거나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생각을 깊이 해야 한다. 삶에 유익을 주는 필요한 생각을 깊이 해야 한다. 관계를 깨뜨리는 파괴적인 생각보다 상대방을 용서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건설적인 생각을 깊이 하는 것이 걱정을 이겨내는 최선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까요?
먼저 ‘반추’하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반추’란 ‘부정적인 과거를 되새기는 것’을 말한다.
‘내가 왜 그때 그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하며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것이 반추이다. 우리의 실수와 잘못은 반성하고 회개해야 하겠지만, 반성하고 회개한 후에는 다시 그것을 곱씹을 필요가 없다.
반추가 과거지향적이라면, 걱정은 미래지향적이다. 그러므로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에 대해서 미리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 교육이나 건강 문제, 진로나 직장에 대해 미리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종종 걱정이 생길 때마다 나를 가장 잘 알고 계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창조주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시다. 또한, 우리의 필요를 가장 잘 아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한다”(마 6:24)고 말씀하셨다.
재물을 더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게 되면 부자들은 탐욕에 빠지게 되고 가난한 사람은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걱정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재물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되면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기 때문에 탐욕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또한, 땅에 쌓아둔 재물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도 자유로워진다. 재물보다 하나님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면 재물이 부족해도 걱정에 사로잡히지 않게 된다.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창조주를 깊이 생각하게 되면 우리 모두 탐욕에서도 자유롭고 걱정에서도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게 된다.
사도 바울은 서신서에서 우리가 염려를 가불하지 않고 기쁘게 살아가는 방법까지 알려 주었다. 그것은 ‘주님을 가까이 하는 것’이다. 주님을 가까이 모시고 살아가면 기쁨이 넘치고 염려를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할 때 ‘어디를 가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가느냐?’이다. “여행지에서 물건이 비싸다, 호텔비가 비싸다. 여행 코스가 너무 빡빡하다”고 불평하는 사람과 함께 단체 여행한다면 그 여행은 불평하는 그 한 사람 때문에 아름다운 명소에서도 멋진 추억을 만들지 못하는 불행한 여행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환경이 좋은 것보다 누구와 동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짜증내고 분노하는 사람,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과 동행하기보다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고 밝고 환하게 웃으시는 예수님과 동행할 때 우리는 넉넉한 마음으로 염려를 이겨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감사가 넘치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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