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지인 중에 좋은 글과 사진이 있으면 자주 보내주는 분이 있다. 한 번은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된 여러 사진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그 사진들을 보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단 한 장도 혼자서 웃고 있는 사진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같이 여럿이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그 여럿이 함께 하는 자들이 사람이든, 짐승들이든 말이다.
한 가지 깨닫는다. 행복은 함께 웃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노인들의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외로움이다. 이전에는 그런 조사 결과에 그렇게 공감하지 않았었는데 지금 보니 참 그렇다는 공감이 크게 간다.
사람은 외로울 때 가장 낙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외로움이야 말로 가장 큰 불행이다. 선천적으로 외로움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누구도 외로움을 즐기도록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외로움이야말로 행복의 가장 큰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기독교작가가 말했듯이 외로움은 영적인 암(spiritual cancer)이다. 외로움이 가져오는 파괴력은 생각보다 크다.
우리가 핀잔을 들으면서도 그래도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그 자랑을 들어주거나 봐줄 수 있는 상대방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손주 자랑할 때 돈 내고 하라고 하지 않는가?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 혼자 살고 있다면 자랑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 혼자인 것은 대부분 고통임에 틀림 없다. 물론, 혼자인 것이 무조건 고통인 것만은 아니다. 더 깊은 만남과 소통을 위해서 또는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 잠시 혼자로 남아 있는 것이 얼마든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도, 심지어 부부 간이라 할지라도 그런 혼자됨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한다. 특히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회복을 위한 임시적 혼자가 크게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혼자는 그런 경우의 혼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의 교제가 끊어진 혼자를 말하는 것이다.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함께 할 수 없다는 것만큼 불행한 것은 없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지으셨을 때 함께할 때 행복해지도록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루하루 창조하시고 난 후 그 때마다 좋다고(good) 하셨다. 그러나 한 가지에 대해서만은 안 좋다고(not good) 하셨는데, 그것은 사람이 혼자 지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남자인 아담에게 짝을 지어주신 것이다. 그 짝은 여자인 하와였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둘을 결혼으로 묶어주셨다.
남자와 남자를, 여자와 여자를 짝 지어주시지 않으셨다. 남자와 여자(male and female)를 짝지어 주셨다. 분명하지 않은가?
하나님께서 지으신 사람은 남자(male)와 여자(female) 외에는 없다. 제3의 성이니 사람들이 마음대로 만들어 놓은 성은 없다. 하나님은 오직 남자와 여자라는 두 가지 성을 만드신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을 부부(husband and wife)로 짝 지어주신 것이다. 놀라운 것은 바로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진 부부 관계 안에, 하나님께서는 성부, 성자, 성령께서 나누고 계시는 사랑을 가장 깊게 심어두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편과 아내가 나누는 사랑 안에는 바로 삼위께서 나누시는 사랑이 가장 닮은 형태로 들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심오한 것이다. 그뿐 만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함께 하나가 되어서 삼위께서 이미 일체적으로 나누시고 계시는 그 사랑 안으로 들어갈 때 행복해지도록 창조되었다(요 17:21-23).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은 처음부터 이렇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사랑의 관계를 나눌 때 행복해지도록 말이다. 그러므로 함께 하나가 되지 못하고, 서로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심어주신 행복과는 가장 반대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함께 웃는 것이다. 혼자 웃는 웃음은 건강하지 않으며 오래 갈 수도 없다. 요즘 보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극단적으로 나뉘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겉으로는 함께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점점 나뉘어지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돈이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다. 그 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는 뒷북치고 있는 좌파 이념이 사람들을 크게 갈라 놓고 있다. 그러한 이념이 주는 웃음은 끼리끼리는 웃을 수 있는지 모르지만 함께 웃는 것이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주의 자녀들이 이 문제에 피해자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나도 어느 틈에 가해자 편에 서 있는지를 조심해서 살펴야 할 것이다. 행복은 함께 웃는 것이다. 주의 자녀들은 이 일에 쓰여지도록 부름 받았다.〠
이명구|시드니영락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