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었다.
사실 필자는 4년 전에 치러졌던 46대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며 우려섞인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미국 선거제도의 난맥상과 코로나 정국의 영향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초유의 결과를 낳았지만, 수많은 난제들을 양산해 냈던 것도 사실이고, 개인적으로는 예측이 빗나갔다는 유머스러운 말을 듣기도 했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당선 됨으로 동성애 문제를 비롯한 비성경적이고 비역사적인 미국의 최근 경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미국의 양당 체제에서 성경적, 도덕적, 윤리적 입장차가 워낙 커서 민주당이 워낙 전통적인 가치들을 훼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공화당의 입법부와 행정부 장악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가치관의 혼란을 다소 진정시킬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구호로 4년 만에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성경적이고 역사적인 기독교와 관련하여 장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더 현실적으로 예견되어 축하를 나누기도 망설여진다. 극히 우려되는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도 초강대국인 미국 우선주의 원칙은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건국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반성경적이고 반역사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직까지도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치료비가 없다고 응급이나 위급 환자가 거부되는 일은 없다. 미국도 기독교 정신이 퇴보하고 세속화의 강한 도전 가운데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인 구조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 45대 대통령으로 재임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대외 원조 규모를 축소하거나 미국의 비정부 기구에 기금을 돌린 전례가 있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쥬라는 기독교적 가치에 근거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데, 이런 기조를 바꾸려는 시도 자체가 반국가적이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에 대하여, 특히 미국보다 경제 규모가 현저히 낮은 약소국들에게 트럼프식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속된 말로 덩치 값도 못하는 꼴불견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둘째, 현재의 이스라엘, 유대인, 유대교, 유대주의에 대한 불필요한 반감을 조성하고 전 세계적으로 공분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기회 있는대로 거듭 말하지만 절대 반이스라엘이나 반유대주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단지 필자는 현재의 이스라엘 또는 유대인과 연관하여 성경적이지도 역사적이지도 않은 사실들에 대하여 올바르게 규명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 명확히 말하자면, 현재의 이스라엘과 유대인은 기독교인들이 신앙과 삶에 있어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성경과 전혀 관련이 없다.
필자는 누차에 걸쳐 기독교인들이 착각에서 벗어나야 하고 잘못된 이해의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해 오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구시가(올드 시티)에 가면 네 개의 구역이 있다: 아르메니아, 기독교, 이슬람, 그리고 유대교. 이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 아르메니아 구역이다. 아르메니아는 3명의 사도가 직접 복음을 전하여 가옥교회들이 설립된 후, 성장하여 가다가, 주후 301년에 조명자 그레고리의 헌신으로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그들이 예루살렘에 정착하여 기독교 공동체를 형성하였고 역사도 가장 길다. 아르메니아 기독교인들의 영향으로 그들의 후손들과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현재까지 신앙의 명맥을 잇고 있는 중이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을 중심으로 ‘아르메니안 팔레스타인’ 또는 ‘팔레스타인 아르메니안’ 기독교인들이 많게는 10만 명 가까이 살고 있다.
현재의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이 열등의식을 느끼는 민족이 바로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를 이루었던 아르메니아 기독교인들이다.
창세기 1장에서 10장이 아르메니아와 조지아가 배경이 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등장하는 이스라엘보다 훨씬 앞선다. 조지아도 세계 두 번째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기독교 입장에서 이교도인 현재의 이스라엘이 우리의 형제 자매인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에게 행한 일들은 세계적인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유대인들은 공개적으로 기독교인들이 믿는 성경이 자신들의 경전이 아니라고 하는데, 기독교인들은 착각하여 유대인들이 구약은 믿는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이런 일방적인 짝사랑을 중지해야 맞다.
현재 트럼프는 미국의 극단적 세대주의를 표방하는 ‘백인 복음주의자들’ 및 유대교 신봉자들의 지원을 등에 엎고 일방적인 친이스라엘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대인 사위인 쿠쉬너와 그의 영향으로 기독교에서 유대교로 개종한 딸 이방카를 통해서 이런 잘못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도 자국의 6백만 명이 넘는 유대인들의 영향으로 기독교 박애 정신과 십자가 정신은 실종되고 반감을 일으키는 외교와 국방 정책을 표방하는 경향이 짙다. 현재의 이스라엘이 취하는 태도와 같이 말이다.
셋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민족의 모체라고 할 수 있고, 이들 기독교의 시작이다.
러시아가 아무리 모스크바를 제3의 로마라고 하면서 러시아 정교회의 위상을 주장한다고 할지라도, 이들 민족과 종교의 출발점이 우크라이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현재의 전쟁은 제국주의적이며 전제주의적 발상으로 푸틴을 비롯한 러시아가 시작한 범죄행위이다. 트럼프는 단지 경제논리와 역사적인 몰이해에 근거하여 행동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록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미국 우선주의 시각에서 외쳤다고 할지라도, 이제부터는 미국의 기독교 정신과 건국정신에 입각하여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데 리더쉽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고 소망한다.〠
최은수}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학교 교회사(Ph.D), IME Foundation 이사장, 아르메니아 조지아연구소(AGSI)와 남장로교연구소(SPSI) 대표, 버클리 연구교수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