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돕고 사는 것일 것이다.
도움 – 인생의 목적
도움에 관한 뿌리를 찾고자 성경의 인용을 한다면, 인간이 창조될 때 목적이 도우라는 것이었다. 창조된 아름다운 세계를 관리 잘 하라고 사람을 만드셨고, 또 도우라고 배우자를 만들어 주셨다.
인간의 창조 목적이 바로 돕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도울 때 거기서 뿌듯해지는 삶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게 됨을 보게 된다.
“나는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돕는 방식의 삶을 살았던 에이브라함 링컨이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된 것을 보면, 돕는 것은 사람에게 삶의 의미와 축복을 가져다주는 길이며, 사람에게 처음부터 세팅된 선한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성경의 핵심 정신이자 단어라고 할 수 있는 ‘구원’이 쉽게 말하면 “도움을 받는 것”이며,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은 의지하는 자를 돕는 것을 기뻐하는 분이다.
그러나 죄로 타락한 인간은 돕는 창조의 목적을 상실한 채 자기 중심과 자기 이익만을 따라가는 이기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러면서 세상은 그만큼 살기가 힘들고 각박한 곳이 되고 만 것이다.
돕는 것을 잃어버리고 또 도움을 얻을 수 없는 그것이 바로 저주이리라. 사람들이 창조의 목적을 회복하여 서로 돕고 살아간다면 진정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답고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런 예화가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어떤 곳이 있었다. 그들 앞에는 산해진미의 많은 음식이 즐비해 있었다. 그런데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그것은 막대기처럼 긴 젓가락으로 먹는 것인데, 그 앞에는 산해진미가 있을지라도 한쪽의 사람들은 바싹 마른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다른 곳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건강한 모습으로 있었다. 그 차이가 무엇이었는가. 사람들이 마른 곳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서로 자기만 먹으려고 애를 쓰는데 젓가락이 워낙 길어서 잡은 음식을 입에다가 넣을 수가 없었지만, 모두가 건강한 다른 편의 사람들은 음식을 서로 먹여주었다고 하는 것이다.
도움 – 생각의 전환
세상의 많은 어려움과 아픔들이 결국은 돕지 않는 데서 오는 것임을 보게 된다. 부부관계 혹은 다른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약점을 비판만 하면 그 관계는 아픔과 상처가 난무하는 정말 힘든 곳이 될 것이다.
자신을 포함한 누구에게나 부족이 있고, 약점이 있고, 아픔도 있다. 서로를 향한 비판이 아닌, 서로가 가지고 있는 부족을 도우라고, 서로의 약점을 도우라고, 서로의 아픔을 도우라는 마인드의 전환을 가질 때 거기에는 건강한 회복과 성장과 선한 열매가 있는 아름다운 곳이 된다.
오래전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금요일 늦은 오후에 갑작스런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의 이름과 청년임을 소개한 전화기 속의 음성은 자신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브리즈번에서 비행기를 타고 케언즈 공항에 내렸는데, 돈이 든 자신의 지갑을 출발한 공항에서 앉아 있었던 의자에 실수로 놓고 왔다는 것이다.
공항에 연락했지만 이미 지갑은 없어진 채로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당장 생활하는 것이 막막하게 된 것이었다. 한국 가족에 연락해서 며칠 후에 돈을 받을 수 있게는 되었는데 그때까지 생전 모르는 도시에서 돈이 없어 먹을 것도 없고 잠 잘 숙소도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한인교회 전화번호를 찾아서 나에게 전화를 했다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었다. 상황이 딱하여 공항에 픽업을 나갔고 묵을 수 있는 숙소와 음식을 제공해 주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은 청년이었지만 그 주일에는 예배드리고 교회에서 제공하는 비빔밥도 함께 먹었다.
그러면서 월요일이 왔다. 그 청년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시내에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무슨 영문이지는 모르고 나갔는데, 나를 어느 가게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자신을 도와준 것에 너무 감사해서 선물을 사 드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청년의 마음 씀씀이가 참 귀함을 느끼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이 선물은 지금 나에게 하지 말고, 앞으로 형제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려운 사람을 만나게 될 때 외면하지 말고 지금 나에게 하고자 하는 감사의 보답을 도움이 필요한 그분에게 하는 것이 보답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자 굉장히 미안해하면서도 나의 말을 마음에 다짐하는 그런 상황이 있었다.
내가 새긴 그런 말이 있다. “고기를 먹어본 사람이 고기 맛을 알듯이,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사랑할 수 있고, 도움을 받아 본 사람이 참 마음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도움 - 의지와 의존
사람은 도움을 주고 받는 존재이며, 그래야 또 세상은 돌아가게 되어 있다. 도움을 받는 존재로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것도 유쾌한 일은 분명 아니지만, 도움을 받아야 할 때 그것을 어려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매사 모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의존적인’ 사람이 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성경은 '사람을 의지하지 말라'(시 146:3)고 했지 그 의미가 도움 자체를 받지 말라는 뜻은 아닌 것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고, 살다보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때도 있는 것이다.
의존은 안되고 또 도움을 받기보다는 도움을 주는 입장이 되면 좋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한 것은, 그 도움이 사람을 일으켜주고 살려주는 능력과 맛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도움 – 생색과 섬김
도와주어 놓고 그것으로 소위 ‘갑질’을 하려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보람과 감사를 느끼게 해야 할 도움이,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좋지 않은 추억을 남기기도 한다.
예수님은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셨다. 예수님은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 어느 경우도 '생색' 내지 않으셨고, 상처가 아닌 참된 유익을 끼치셨다. 그것은 자신을 드러냄이 아닌 진정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우고자 하는 ‘섬김’으로 하셨기 때문이다.
그 섬김을 받은 자들이 감동하여 자신들도 섬기는 삶을 사는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 놓는 섬김의 릴레이가 그 이후로 계속 이어져 온 것이다.
섬김으로 하는 이 도움의 릴레이가 이 세상에 그리고 우리 주변에 많이 일어나, 돕는 사람도 행복해지고 도움을 받는 사람도 행복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원영훈 | 케언즈한인연합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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