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07년 5월 호부터 2025년 1월 호까지 17여년 동안 213회에 걸쳐 「리뷰칼럼」을 기고해 오신 본지 편집고문 홍관표 목사님(94)께서 건강상 지난 1월 호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감하셨습니다. 그동안의 수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욱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에 2월 호부터 편집자문단장 황기덕 목사님께서 「리뷰칼럼」을 맡게 되었음을 알리면서, 옥고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체로키 인디언들의 전설 중에 두 마리 늑대 이야기가 있다
한 노인이 어린 손자에게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두 마리 늑대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두 마리 늑대가 있단다. 그 두 마리 늑대는 항상 서로 쉬지 않고 싸우고 있단다. 그 중에 한 마리는 분노, 질투, 탐욕, 거짓말로 가득찬 나쁜 늑대이고 또 한 마리는 사랑, 평화, 희망, 진실로 가득 찬 좋은 늑대란다.
어린 손자가 물었다.
“할아버지 그 두 늑대가 싸우면 어느 늑대가 이기나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대답한다.
“우리가 밥을 많이 주는 늑대가 이긴단다. ”
묵은 해가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지 어느 듯 한 달이 지나 2월을 살고 있다. 연초에 시작한 나의 먹이 주기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제주 항공기 사고를 겪으며 안타까운 한 해의 끝자락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모두의 마음속에 부디 착한 늑대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두 마리의 늑대는 우리의 마음속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돌아보면 내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 두 마리의 늑대가 나의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
사도 바울 같은 위대한 신앙인도 자기 속에 있는 나쁜 늑대에게 먹이를 주었던 부끄러운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늘 지나간 자신의 시간에 아쉬움을 느낀다.
특히 해가 바뀌는 시간을 살아갈 즈음엔 더욱 그 느낌이 진하게 다가온다. 착한 늑대 한 마리 멋지게 키워보려 했는데 우리에 들어있는 늑대는 엉뚱한 놈이 살을 더 단단히 찌우고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바로 그 하루라고 했던가? 2025년이라는 새해를 허락받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난 수많은 세상 사람들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허락된 새해를 결코 허투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갈릴리 바닷가의 실패한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 예수님의 물음 속에서 사람들이 쉽게 놓치는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본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했느냐?” 하고 묻지 않으셨다. 바로 며칠 전 예수님을 배반했던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했느냐?” 라고 물었다면 베드로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나 예수님은 “사랑했느냐?” 라고 그때의 일을 상기시키기보다 “사랑하느냐?” 라고 지금의 마음을 물으셨다. 베드로의 실패한 과거에 관심두지 않고 지금 “사랑하느냐?”고 현재를 물으셨다.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그 한 마디 속에는 베드로의 부끄러운 과거를 다 씻어 주시고 다시 펼쳐질 예수님과의 새 길을 열어 주셨다.
하나님은 지난 1년을 그렇게 살아버린 우리에게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또 1년을 선물하셨다. 그리고 새로 시작된 1년의 첫 번째 한 달을 돌아보며 나의 두 늑대 중에 어느 놈이 더 살찌고 있는지 늑대 우리를 한 번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황기덕|본지 편집자문단장, 이스트우드연합교회 한인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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