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 달려온 35년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4/12/19 [11:26]

 

▲ 권순형 발행인 ©크리스찬리뷰     

 

크리스찬리뷰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 왔습니다.어떤 바람에도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개척자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크리스찬리뷰가 창간 35주년을 맞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글과 사진을 통해 호주 한인교회의 역사를 길이 남겨 후손들에게 신앙의 모범을 계승’ ‘교파를 초월한 신앙공동체로서 복음을 널리 전하기 위한 문서선교’를 바탕으로 한 창간이념은 흐트러지지 않고 올곧게 뻗어왔습니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 기독 언론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과 하나님이 함께하신 덕분입니다. 창간기념일을 맞아 거듭 감사드립니다.

 

감사의 35년

 

35년이란 연륜은 한낱 작은 발자취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언론이 처한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이 만한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은 경이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감사하고 놀라운 것은 지령 420호를 발간하기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한 일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습니다. 동종업계의 무한경쟁, 이단들의 협박과 고소, 건강문제, 언론시장의 변화, 악화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때로는 의기소침해지고 주저앉고 싶을 지경에 이르기도 했음을 숨기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복음전파’의 길이 얼마나 외롭고 힘겨운가를 엿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찬리뷰 창간 당시 시드니지역 교회 수는 52개였습니다. 크리스찬리뷰는 한인교회의 역사를 기록하며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한인교회의 역사를 알아보려면 크리스찬리뷰를 읽어야 한다’는 공식이 생길 정도로 크리스찬리뷰에는 한인교회와 한인사회의 수많은 역사가 세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크리스찬리뷰는 창간 후부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통받고 소외당하는 이웃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월드비전에서 전개한 ‘40시간 금식운동’(1991)을 시작으로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희망 나눔 운동’ ‘노숙인 협력사역’ ‘호주맥켄지의료선교회’를 통한 한센인 사역과 함께 지구촌 가난한 이웃을 위한 의료지원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재앙이 있는 곳이면 모금 캠페인을 벌여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아울러 세계 오지에 있는 선교사들의 활동, 헌신 등을 취재하여 상세히 보도해 왔으며 국내외 기독교계를 흔드는 이단들의 흐름을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폭로해 기독교계의 정통성과 순수성을 지키는 영적전쟁 전위대 역할도 해냈습니다.

  

교회 행사와 문화 행사 등 교계의 움직임을 상세히 보도하여 한국교회와 대사회 이미지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고, 세계적 수준의 음악인과 예술인을 초청, 연주회 및 강연 등을 개최함으로 문화사업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영광의 35년

 

이렇듯 크리스찬리뷰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 왔습니다. 어떤 바람에도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개척자의 길을 걸으며 어떤 상업주의와 선정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정확한 기사와 발로 뛴 현장 취재로 승부했습니다. 선정적인 광고는 피했고, 긍정적이고 밝은 기사에 주력해 왔습니다.

  

돌이켜보면 보람도 많았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진전’과 함께 한·호 선교 역사를 글과 사진으로 체계있게 정리해 단행본으로 출간했습니다.

  

‘호주 선교사들이 뿌린 복음의 열매’는 한·호 선교 120주년 기념총서로 한·호 선교 관련 내용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어 한·호 선교 역사의 자료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최초의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의 육필일기 전문을 발굴, 영어 원문과 함께 번역하여 단행본으로 출간했고, 이어 출간된 ‘헤브론병원 24시’는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에서 한국인 의료진들이 의술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과 손길을 펼치는 아름다운 장면들입니다.

  

숱한 특종기사들도 많았습니다. 캔버라 WCC 총회에 참석한 북조선기독교연맹 고기준 목사(서기장)외 3명의 대표단 일행과 단독 선상 인터뷰, 본지 창간 1주년 특집호에 실린 기사로 40여 년간 헤어졌던 어머니와 아들의 극적 상봉(국민일보에서 인용 보도), 한국 최초의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 여권과 비자(1890년 조선시대) 발굴 단독보도, 가평전투 70주년을 맞아 호주지역 내 ‘가평 길’로 불리는 거리를 조사해 10개를 찾아 최초로 단독 보도하여 한국사회와 호주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아울러 ‘가평 다큐멘터리 사진전’을 호주와 한국에서 개최했고 호주 내에 있는 10개의 가평 길, 2개의 다리, 6개의 한국참전 기념비, 7명의 생존 참전용사를 비롯한 다수의 참전용사들을 만나 사진과 영상으로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습니다.

  

보도 이후 한국의 연합뉴스를 비롯한 매일경제, 한국경제, JTBC 등에서 인용보도하면서 호주사회와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KBS 라디오는 한민족방송(한민족 하나로)을 통해 가평 길과 관련된 전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또한 광복회 호주지회(황명하 회장)와 함께 1919년 3. 1만세운동에 참여했던 호주 선교사들의 자료를 발굴, 독립유공자로 추서하여 한국 정부로부터 마가렛 데이비스가 애족장(5등급)을 벨렌 멘지스와 데이지 호킹이 건국포장의 훈장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큰 감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해에는 크리스찬리뷰 창간 34주년을 맞아 CCM 남성듀오 ‘사랑이야기’를 초청하여 호주 순회 찬양콘서트를 개최했고, 한국창조과학회 호주지부 설립을 앞두고 ‘창조신앙 부흥대성회’를 공동 개최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내 마음에 담은 호주의 사람과 풍경’ 사진전시회를 서울특별시의회 전시장에서 개최했습니다. 전시된 사진들은 그동안 호주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카메라에 담은 40여 점으로, 주한 호주대사 제프 로빈슨이 전시장을 찾는 등 한·호 간의 문화교류와 우정을 더욱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열정과 사명감 있는 발행인(경영인)을 찾습니다

 

창간을 자축하는 심사가 편치만은 않습니다. 엄청난 미래의 도전 앞에서 긴장되어 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급변하는 환경과 시대상황에 발맞춰 크리스찬리뷰도 변신을 꾀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을 맞이한 것입니다. 바로 디지털 시대에 들어선 것입니다.

  

인쇄매체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에 크리스찬리뷰는 한국에서 인쇄하여 공수해 오기도 했지만 항공료가 너무 부담스러워 중단하였고, 시드니에서 인쇄소를 겨우 찾아 계약하고 지난 4월 호부터 발행을 해오고 있습니다.(사고 ‘크리스찬리뷰가 달라집니다’ 참조)

  

재질은 일반신문용지보다 3-4배 비싼 고급용지입니다. 교민사회에서 차별화된 고품격 퀄리티 잡지를 발행하게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의 형편으로는 광고를 더 받을 수 없는 현실이기에 잡지의 유료화와 함께 정기구독 회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크리스찬리뷰를 창간할 때 저는 원기 왕성한 30대 후반 청년이었습니다. 이제 백발이 성성한 칠순 노인이 되었지만 크리스찬리뷰의 창간 정신은 변치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묵묵히 이 사명을 감당하고 싶지만 이제는 다음 세대를 위해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21세기 새로운 언론의 도약을 위해 전통적 언론형태에서 미래지향적인 기독교 디지털 미디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새로운 젊은이들의 참여가 요청됩니다.

  

따라서 세상의 다양한 언론 매체 속에서 복음의 빛의 역할을 감당하며 모든 세대에 어울릴 수 있는 새로운 매체가 되기 위해 크리스찬리뷰를 맡아 운영할 소명 있고 책임감 있는 발행인(경영인)을 찾고 있습니다.

  

크리스찬리뷰의 35년은 우리사회 구석구석 역사와 함께 영광의 흔적을 심어 놓았습니다. 그 흔적들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크리스찬리뷰를 더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권순형|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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