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윤리관을 생각한다

“예배 갱신, 교회의 거룩성,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돼야”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02/28 [12:57]

70년대 이후 급성장한 한국교회가 지금 극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아니 병들어 있다. 최근 한국교회가 사회에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위험 수위를 넘어 하나님의 영광이 서려 있는 교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만연한 이 시대에 교회가 건강한 윤리관을 회복하지 목한다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은 분명할 터.

이에 지난 2월 7일(월) 예수마을에서는 「한국교회 윤리관을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어 심도 있는 고민을 나누었다. 예수마을 대표 장경순 목사(시드니산돌장로교회)의 사회로 문을 연 이날 강연회는 한인교회 목회 경험이 풍부한 홍관표 목사(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와 김성두 목사(시드니경향교회) 그리고 신학교에서 기독교 윤리학을 가리치는 양용선 교수(알파크루시스신학대학)가 패널로 나섰다.

 
▲ 예수마을이 개최한 ‘한국교회 윤리관을 생각한다’ 세미나에서 “예배의 갱신과 교회의 거룩성,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크리스찬리뷰


배부른 교회 순수성을 잃었다

장경순 목사는 교회가 윤리를 잃어버린 현실에 대해 “교회가 성장하고 몸집은 커졌지만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운 큰 실패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며 교회가 청지기의 정신은 잃어버리고 사명만을 강조한 데서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과거 우리의 목회자들은 달랐다. 이와 관련하여 홍관표 목사는 50년대 이전의 시기는 교회에 대한 박해와 투쟁의 시기로, 50-60년대는 배고픈 시절로 또 60-80년대는 성장의 시기로 분류했다. 홍 목사에 따르면 이때까지만 목회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순수했고 윤리관도 건강했다.

문제는 90년대 이후부터다. 홍 목사는 이 시기를 ‘배부른 시대’라고 했다. “교회가 성장하자 하나님 앞에 순수성을 잃었다. 교회와 목회자들은 기도하지 않고 신앙의 열정도 식어버렸다. 이럴 때일수록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소서’라고 기도했던 아굴의 기도가 필요하다.”

 
▲     ©크리스찬리뷰


영성 지성 말씀의 균형 찾아야

미래학자들은 컴퓨터로 무장되는 통에 주 5일 근무제에서 주 3일 근무환경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장경순 목사는 이와 관련 “과연 교회는 준비되었는가? 땅끝으로 갈 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답변에 나선 양용선 교수는 “지금의 교회는 희망을 심는 모습이 아니다”라며 “세상의 비판에 교회가 반추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교회에는 언제나 희망이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희망을 찾을 때 교회가 세상에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패널들은 최근의 문제들은 영성, 지성, 말씀의 균형감을 상실한 데서 원인을 찾았다. 특히 김성두 목사는 균형의 상실은 ‘교회는 망하지 않는다’라는 신념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시고 교회의 머리가 주님이시기에 어떠한 경우에도 하나님이 교회를 지키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같은 굳건한(?) 신념 덕분에 목회자 스스로 책임 있는 자세를 잃어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     ©크리스찬리뷰


예배 갱신되고 신앙의 본질 회복

교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 가운데 ‘교권 세습’도 도마 위에 올라왔다. 과거 한국교회는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북한의 권력 세습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반대 의사와 함께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기도도 했다. 그러나 최근 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패널들은 이같은 현상이 이른바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이 미친 영향으로 보고 이 역시 교회 윤리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러면 무너진 한국교회 윤리관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홍관표 목사는 예배 갱신을 첫머리에 꼽았다.

 “특히 강단이 강화되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행복론을 강조하고 강단에서 번영신학 중심의 메시지가 선포되면서 회개와 징계를 잃어버렸다. 예배 순서도 인간의 흥미 위주로 전락했다.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 중심으로 예배가 갱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성두 목사는 “교회의 거룩성 훼손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교회 안으로 들어온 물질 중심의 세속주의를 경계했다. “목사들끼리 만나도 제일 먼저 교인이 몇 명이고 헌금이 얼마인가 묻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나님 앞에 거룩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혼율 세계 2위로 가정의 위기도 맞고 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한 양용선 교수는 “신앙의 속성이 소유와 직결될 때 소유가 많으면 많을수록 축복으로 인식하기 쉽다”며 “신앙은 철저하게 존재의 문제이며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추어 믿음의 문제를 풀어간다면 가정의 문제도 교회 세습과 목회자의 윤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예수마을 세미나를 마친 후 패널들과 한인교계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크리스찬리뷰


하나님을 두려워 하라

강연 말미에 홍관표 목사가 일침을 가했다. “교회가 치리권을 강화해야 한다. 징계가 없는 신앙과 목회로 너무 흩트러졌다. 교회의 거룩성과 목회자의 윤리관을 세우기 위해서는 법적 징계과 시행되어야 한다.”

강연장을 떠날 때 어느 목사가 이런 말을 했다.

 “한국교회는 법의 징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징계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때 교회의 거룩성도 목회자의 윤리관도 바로 서지 않을까? 교회의 윤리 문제는 일과성으로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현실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정리=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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