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측, '다락방'과 통합 가능성 열고 접촉중

류광수 씨측은 통합 기정 사실화···개신대 '박윤식 면죄부' 후속타

정윤석/교회와신앙 | 입력 : 2011/04/15 [08:04]

저쪽으로 확 가버리는 개혁측 행보 주목


   
▲ 서울 종로에 위치한 예장 개혁 총회 본부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박윤식 씨에게 면죄부를 줘 논란이 됐던 개신대학원대학교(개신대, 당시 총장 손석태 교수, 이사장 조경대 목사)를 인준신학교로 하는 예장 개혁(개혁, 총회장 조경삼 목사)이 예장 전도총회측(다락방)과 통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장전도총회는 예장통합·합동·고신, 고려, 기감, 기성 등 10여 개 교단이 이단·이단성·사이비성운동·참여금지 등으로 규정한 소위 다락방의 류광수 씨를 주축으로 세워진 교단이다.

개혁측과 다락방측의 교단 통합설은 조경삼 총회장, 정해송 총무, 개신대 조경대 이사장 등 개혁측 핵심 인사들이 다락방측 교회를 대거 방문하면서 불거졌다. 조경삼 총회장은 4월 3일, 3월 20일, 2월 20일 세 차례에 걸쳐 다락방측 소속 교회인 임마누엘부산교회(당회장 류광수 목사), 예원교회(정은주 목사, 전도총회 총회장), 임마누엘서울교회(당회장 류광수 목사)를 각각 방문하고 설교했다.

다락방측에서 3차례 설교하며 조 총회장은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회개 운동은 하지 않고 권력 다툼만 한다’는 식으로 비난했다. 반면 다락방측에 대해서는 ‘회개를 촉구하고 구원받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설교 도중에 간헐적으로 교단 통합과 관련한 발언을 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4월 3일 설교에서는 “사랑하는 여러분, 지도자들을 비롯한 전도 총회의 모든 분들, 그리고 성도들은,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시대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 총회와 힘을 합쳐서 함께 하면서 이 사명을 더욱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는 크게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3월 20일에는 “저는 우리 연합에 대해 비난하고 정죄하는 어떤 사람들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들의 비난이나 도전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라고 설교했다.

총회장뿐만이 아니다. 이광선 목사 대표회장 재임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서 장재형목사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개혁측 정해송 총무도 2월 20일 임마누엘서울교회를 방문했다. 조경삼 총회장, 조경대 이사장 등 개혁측 교단 인사 8명과 함께였다. 정 총무는 개혁 교단을 대표해서 “내 것이 아니고 내 방법이 아니면 전부 다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취급하더라고, 우리는 성경과 십자가, 그리고 포용의 정책이 필요하지 않느냐”라며 인사말을 했다. 다락방측을 끌어 안을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개신대 조경대 이사장은 3월 20일 예원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예배 중에 개혁측 조경삼 총회장과 다락방측 인사의 손을 가운데서 마주 잡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조 이사장은 이날 축도를 담당했다.

   
▲ 개신대 조경대 이사장(가운데)이 다락방측 임원(좌측)과 조경삼 총회장의 손을 맞잡고 있다(다락방측 RUTC뉴스 캡쳐)
개혁측의 이런 행보에 발맞추어 다락방측은 이미 교단 통합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그들의 자체 방송에서 이 분위기는 잘 드러나고 있다. 4월 2일자 다락방측 RUTC뉴스에서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전도총회는 ···노회장 연석회의를 갖고 개혁측과의 합동을 위해 9인 합동전권위원회를 구성키로 했습니다. 정은주 총회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회의는 개혁측과의 합동을 위한 사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라고 방송했다.

3월 25일자 RUTC뉴스에서는 “예장 개혁측 통합의지 거듭 강조”라는 제목으로 “조경삼 총회장은 설교를 통해 전도총회와 개혁측의 통합 의지를 강조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날 조 총회장은 “전도총회는 부흥했는데 한국교회 전체는 마이너스입니다. 여러분들을 통해서 그리고 늦지만 이에 필요성을 인식한 우리 개혁교단을 통해서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라고 설교했다.

다락방측은 4월 노회를 통해 개혁 교단과의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통합 진전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락방측은 또한 RUTC뉴스를 통해 “두 총회가 통합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락방의 모든 체제와 집회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다락방이 개혁 교단과의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개혁 교단 핵심인사들도 다락방측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며 통합을 시사했던 것과 달리 개혁측 관계자들 대다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는 아직까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 10개 교단이 이단·이단성·참여금지 단체로 규정한 다락방측의 신학적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이미 ‘큰 문제가 없다’는 쪽에 비중이 실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박윤식 씨에게 면죄부를 준 개혁측 인준신학교 개신대
락방측 예원교회에서 ‘포용’을 소리 높였던 정해송 총무는 최근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통화에서 다락방측과의 교단 통합설에 대해 “통합이 아니다”며 “다락방측 소속 노회별로 영입하거나, 어쨌든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개혁측의 또다른 관계자는 교단 통합설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다락방이 전도총회를 해체하고 다락방 소속 노회들이 개혁교단으로 들어오고 목회자들은 편목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그 후 개혁 교단의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확약을 받은 다음 개혁측에 영입하는 방법이라면 몰라도 교단 대 교단의 통합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개혁측 교단통합전권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일이 진행중인 단계이니까 뭐라고 말 못하겠다”며 “일이 진행된 후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고, 차후에 모든 게 결정된 뒤에 기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단 통합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닌 것으로도 보인다. 개혁측 조경삼 총회장은 4월 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개혁측과 다락방의 교단 통합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접촉하고 있다”고만 짧게 답했다. 기자가 “(교단 통합의)가능성을 열어 놓고 접촉하는 것인가?”라고 다시 묻자 조 총회장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접촉하고 있지만 교단의 신학과 신앙에 안 맞으면 통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기자가 “이단으로 규정된 곳과 교단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수가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다락방측이 이단으로 규정된 것은)신학적 문제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결국 다락방측에 신학적으로 큰 하자나 문제가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접촉이라는 의미에서 다락방과의 교단 통합의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 것이다. 조 총회장은 “언제 기자들 만나 전체적으로 얘기할 기회가 올 것이다”며 “지금은 긍정·부정의 말(기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박윤식 씨에게 ‘신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면죄부를 줬던 개신대의 나용화 교수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다락방의 문제점에 대해 “타 교단에서 제대로 했는지 신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이단 규정은)신학적으로 확실하게, 건전하게 해야 하는데 감정적인 검증이 많더라”고 말했다.
출처ㅣ정윤석/교회와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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