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목회, 소신껏 하고 싶은 일 다해왔다

글|김명동,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09/26 [14:58]
오는 12월에 은퇴하는 두레교회 김진홍 (70)목사가 시드니두레교회(담임목사 이상배) 말씀집회 강사로 초청되어 시드니에 왔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그저 웃고 마는 얼굴. 그 얼굴엔 40년간 사람을 세우고 더불어 사는 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며 지낸 시간으로 온통 훈장 같은 주름이 달려있다.

하지만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여전히 단호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9월 2일 시드니 하버크루즈 선상에서 이뤄졌다. 그는 나름대로 분명한 자기의 논리와 주관을 보여주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그의 낙관주의였다. 그는 뜨거운 이슈로 되어있는 교회와 통일정책에 이르기까지 비관보다 낙관을 택했다. 그리고 그 낙관론을 펴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그것은 기자에게도 묘하게 전달되어 덩달아 낙관에 빠지게 하는 ‘마력’을 발휘했다.

 
동두천 두레수도원, 목회자 영성재충전 공간으로 사용

- 금년 말이면 목회의 일선에서 은퇴를 하시는데 심정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40년간 보람 있게 했습니다. 감사하지요. 이제 70에 은퇴를 하지만 목회의 은퇴는 아닙니다. 새로운 목회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내년부터 80까지 내 목회 최고의 전성기로 삼아야지 하는 꿈이 큽니다. 요새는 90까지도 사는데 뭐 뒷짐 지고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교회 목회의 한 단락을 끝내는 거지, 해야 할 목회는 많잖습니까?

▲ 김진홍 목사는 동두천에 두레수도원을 세우고 은퇴 후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수도원 사역의 꿈을 키우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영어로 은퇴가 retire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에 엑센트를 앞 음절에 붙이게 되면 ‘자동차 타이어 바퀴를 다시 갈아 끼운다’라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까 내 삶에 타이어 바퀴를 다시 갈아 끼운다는 말은 내 삶을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의 말이 됩니다. 다시 또 잘 시작해야죠. 그래서 무슨 일을 하는 것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제일 이로운가 생각하다가 수도원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김 목사는 매일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아침묵상’을 통해 두레운동의 한계를 지적하며 두레수도원에 대한 소망을 피력했었다.

그는 “두레마을을 세워 더불어 살며 땅과 사람을 살리자는 운동을 나름대로 펼쳐 왔으나 시행착오가 많았다, 게다가 깊은 영성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공동체 운동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이 땅 위에 남은 세월이 얼마런지는 알 수 없으나 남은 기간을 두레수도원을 깊숙한 산 속에 세워 나 자신과 한국교회의 영성을 한 단계 더 깊게 하는 일에 쓰임 받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밝혔었다. 그런 후 2010년 4월 24일 두레수도원 기공예배를 드렸다.

“동두천 두레수도원은 금년에 완공합니다. 그래서 저는 내년부터 수도원 사역을 하는데 주로 목사님들을 대상으로 하려고 합니다. 요즘 젊은 목사님들 기가 죽어있더라고요. 우리 때는 굶어도 발바닥으로 용감하게 뛰었는데 요새 목회자들은 학력은 높은데 현장에 좀 약한 것 같아요.

저는 운동권에도 관여해 보고 뉴라이트운동도 해보고 골고루 해봤는데 한국이라는 나라는 기독교가 희망입니다. 저는 이게 결론입니다. 한국은 기독교가 책임을 져야 된다는 것, 그런데 요새 교회들이 산만해진 면이 있어요. 지도력이 교체되면서 후배들을 잘 세워줘야 됩니다.

작년에 옥한흠 목사님 돌아가시고 얼마 전에 또 하용조 목사님 돌아가시고 교회들이 이제 개척자들이 물러나고 있어요. 조용기 목사님도 물러나시고 곽선희 목사님도 물러나시고 지도력의 교체기에 자리를 잘 잡아야죠. 그래서 목회자들이 4박 5일 동안 수도원에 머물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선배로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겁니다.

이단 문제도 왜 나오느냐 하면 내 생각에는 우리 기존교회들이 교인들의 영적갈증을 잘 못 채워주는 감이 있어요. 그러니까 열심히 믿으려는 사람이 곁길로 빠지는 사람이 많지요? 아예 신앙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이단에 안 빠지는데 열심히 하려고 찾다가 엉뚱한데 빠지는 거죠. 그래서 영적요구를 채워주는 수도원이 될 겁니다.”

- 40년 목회인생을 정리해 주세요.

 "빠삐용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주인공이 스티브 맥킨입니다. 은퇴하는 시점에 빠삐용 장면이 자주 생각이 나요. 빠삐용이 자기는 죄가 없는데 모함을 받아서 섬에 가서 옥살이를 하잖아요. 이걸 세상말로 한이 맺힌 겁니다. 내가 죄 없이 왜 옥살이를 해야 되느냐 그런데 어느 날 깨달아요. 내가 하나님 앞에 죄가 있다, 세월을 낭비한 죄다, 그런 장면이 나와요. 그래 내가 회개하는 한 가지는 40년 세월을 하나님이 주신 세월을 많이 낭비한 게 있다, 그런 아쉬움이 있고 감사한 것은 내 소신껏 하고 싶은 일 다해왔으니까 감사하지요.

▲ 김진홍 목사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시드니 하버크루즈 선상에서 가졌다.                 ©크리스찬리뷰


저는 목회가 체질에 맞아요. 저는 목회를 즐깁니다. 보람 있게 해왔고요.”

- 목회란 무엇입니까?

“목회가 참 좋은 것이 사람을 세워주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주로 교회 건물을 세우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목회의 한계지요. 목회가 소중한 것이 가정과 사람을 격려하고 세워주고 그리고 목사가 중요한 건 대통령에서 다리 밑의 거지까지 다 고객이 되니까 좋지요. 청와대에 가서 예배도 보고 빈민촌 농촌바닥에 가서 교인 돌보고 목사가 자기의 비전과 역량에 따라서 다 끌어안을 수 있으니까 좋잖아요. 그런 직업이 어디 있습니까?”

김진홍 목사를 생각하면 ‘괴짜’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빈민선교를 하다가 감옥에도 다녀오고, 뒤틀린 지식인들에겐 질펀한 욕도 한 바가지 퍼붓고, 두레공동체를 기반으로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도 만들고, 그러한 그의 행보 뒤에는 두 무리가 뒤따르곤 한다.

아이돌 스타에게 열광하는 팬들처럼 그를 추종하며 흠모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멀찍이 서서 그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는 자들도 있다. 하지만 이미 그는 한국사회 깊은 곳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소신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곳마다 기꺼이 그의 동참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자진해서 원로목사 사양

- 후임 담임목사는 선임 되었습니까?

“네, 이문장 목사님인데 나이는 50세, 실력이 있습니다. 미국 고든 콘웰신학교 교수였고 다른 교회들이 보고 기준이 될 수 있는 목회를 하기를 바라는데 잘 될 것 같아요.

저는 후임목회자 선임원칙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영적이래야 된다, 저는 사회활동을 많이 했지만 2대 목회자는 목회를 좀 더 영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그걸 첫째 조건으로 봤습니다. 나는 40년 목회하면서 국가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를 많이 강조했지요. 2대에 가서는 다른 면으로, 내 스타일로 하지 말고 영적인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영적이다 하는 분을 후임으로 정했고 신학적 기초가 확실한 분입니다.

▲ 김진홍 목사 부부, 박형택 목사 부부, 이상배 목사(두레교회)가 시드니하버 크루즈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크리스찬리뷰


둘째는 목회자가 정직해야 된다, 순수하다는 게 목회자의 힘이지요. 실수를 하더라도 순수해야 됩니다. 그런데 목회자들이 순수성을 많이 잃어가는 것 같아요.”

- 후임 목회자와 아름다운 관계를 갖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저는 일부러 원로목사를 안했습니다. 전임자와 후임자 사이에 구별을 확실히 져야 후임자의 리더십이 확실히 설 것 같아서 저는 원로목사를 자진해서 안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원로목사 제도에 상당히 후유증이 큰 것 같습니다. 영적 리더십인데 선이 분명히 그어져야 후임이 자기 목회를 하지요. 물론 후임자와 인간관계야 가지지요. 내가 장학금을 줘서 키운 사람이니까. 그러나 교회 공식적인 관계는 전임자로 끝나는 겁니다. 당회원들도 이해를 해줬어요.”

- 이문장 목사님은 합동 측 소속인데 교단이 달라서 문제점은 없나요?

“허허- 합동 측이나 통합 측이나 거기가 거기 아닌가요? 절차는 다 밟았어요. 두레교회가 속한 예장통합교단 신학교에서 일 년의 편목과정을 이수했습니다. 지난 주에 위임투표를 하여 절차를 밟고 내가 떠나왔죠. ‘김진홍 목사 40년 은퇴예배’와 ‘위임예배’를 같이 할까 생각 중입니다.

사실 전임자와 후임자 사이에 아름답고 확실한 매듭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조용기 목사님 같은 분도 아무리 큰 교회지만 은퇴한 뒤에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잖아요. 신문에도 그렇고. 나는 그래요, 전임자는 모든 면에서 확실하게 손 떼는 게 옳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지금 온누리교회 임시 당회장이시지요?

“그래요. 임시 당회장으로서 지도를 하고 있는데 온누리교회도 금년 중으로 후임을 잘 선정할 겁니다.

내가 임시 당회장으로 첫 회의를 하는데 장로님들이 ‘하 목사님이 갑자기 돌아 가셔서’ 뭐 그런 얘기를 해서, 무슨 소릴 하느냐 30년 아픈 사람이 왜 갑자기 이냐 미리 후임을 세웠어야지 갑자기가 어디 있느냐 수술을 몇 번이나 한 사람이, 안 그래요? 지도자의 책임 중에 가장 큰 책임 중의 하나가 후임자를 세우는 거다, 후임자를 안 세우고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한 거다, 잘하자 그랬죠.”

- 목사님의 설교는 쉽고 즐겁고 깊이가 있다는 말들을 합니다. 설교에 어떤 원칙이 있습니까?

“저는 설교할 때 네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째는 쉽게 한다. 교인들이 알아들어야 하니까요. 두 번째는 즐겁게 한다. 설교하는 나도 즐겁고 듣는 교인들도 즐거워야 돼요. 지루하지 않고요. 세 번째는 쉽고 즐겁기만 하고 깊이가 없으면 안 되니까 깊이 있게 한다. 네 번째는 듣는 교인들이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 시드니두레교회 창립 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진홍 목사(왼쪽 3번째).     ©크리스찬리뷰


이 네 가지를 설교의 기준으로 두고 준비도 하고 설교를 합니다. 이 기준이 분명하니까 좋았어요. 나는 설교 잘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김 목사의 설교는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한 것. 그가 처음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를 시작했을 때 철학을 전공한 그는 수많은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그들의 사상을 성경과 연결시켰다.

당시 김 목사가 교회를 개척한 곳은 서울 청계천 주변의 판자촌, 교인 대부분이 가난한 상인들이었다. 결과는 뻔했다. 교인들은 설교시간 내내 졸았다. 화가 난 김 목사는 “여기가 여관이냐”며 그들을 나무랐다. 그랬더니 앞에 앉은 할머니가 “우리가 존 게 아니고 목사님이 재우셨잖아요. 도통 알아먹을 수 있어야지” 그때 김 목사는 깨달았다고.

가끔 김 목사는 주변에서 “설교 준비하는 게 어려워 죽겠다”는 푸념을 들을 때마다 그들에게 “그럼 왜 목사를 했나. 차라리 집사를 하지 목사한다고 더 좋은 천국 가는 것도 아닌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깊은 성경의 진리를 압축해서 쉽고 재미있게 전하되 어떻게 하면 그 깊이를 그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해야 한다.”며 “말씀이 영혼에 닿아 뭔가 생각하게 해야 하고 묵상하게 해야 한다. 그런 깊이의 차원이 없으면 영적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김 목사는 일부러 말을 천천히 한다고 했다. 말이 빠르면 그 말을 듣고 생각할 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김 목사에겐 특별한 설교의 원칙이 있다. 반드시 그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고민해봤던 것을 설교한다는 원칙. 그렇지 않은 설교는 결코 그 설교를 듣는 교인들의 삶을 변화시켜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목사는 “나는 입으로 설교하지 않는다.”며 “발바닥으로, 온 몸으로 설교한다. 설교에는 자신의 삶이 배어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명목사가 아니라 골빈 목사들

 - 교계 내 고소, 고발, 폭행, 금전문제 등 최근 한국교회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둡습니다.

▲ 말씀을 전하는 김진홍 목사     ©크리스찬리뷰


“기업이나 국가경제가 급속한 성장을 하면 급성장에서 오는 내면의 갈등, 약점이 있어요. 한국교회도 그런 단계로 생각하고요. 120년 역사에 계속 부흥해 왔으니까요. 그 성장 속에서 취약점이 생긴 건데 이걸 잘 조정해서 다시 회개할 건 회개하고 바로 잡아 나가고 하면 한국교회가 통일한국 시대에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회 매스컴에서 교회를 많이 공격하잖아요. 너무 그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우리 자체의 내공을 영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으면 다시 한 단계 또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젊은 목사님들은 사회적인 공격과 비난에 대해서 움츠려 들더라고요. 그럴 필요 없지요. 기독교가 힘이 있으니까 공격하지 기독교가 영향력이 없고 힘이 없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안가져요. 그리 역발상으로 뒤집어 생각하면 요새 교회가 비난을 받고 빈축을 사고 공격을 받는 것은 힘이 있고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당하는 거다, 여기서 고칠 것은 고치고 자세를 바르게 정립해서 나가면 재도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긍정적인 미래지향적인 관점이 중요하지요.

그런데 후배 목사들은 그런 전체를 보는 안목이 약하니까 수도원에서 후배 목사들에게 그런 얘기를 좀 해주면 좋겠다, 필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내가 작년에 목사님들 7백 명 모인 집회에 강사로 갔더니 그 세미나 주제가 ‘한국교회가 지금 해야 할 일’ 그걸 가지고 하는데 결론이 사회참여이더라고요. 그래 내가 절대 반대했어요. 나는 사회참여 많이 한 목사니까 이런 말하는 자격이 있다, 한국교회의 지금 중심은 사회참여가 아니라 영성을 회복하는 거다, 내면에 바른 영성을 회복하는 게 한국교회의 첫째이지 사회참여가 아니다 그렇게 말했는데 이게 내 진심입니다.”

- 뉴라이트운동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까?

“끝났지요. 청년시절에 운동권이기 때문에 군대를 못 갔어요. 그땐 문제아들은 군대에 안 보내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친북좌파반미가 너무 극성을 부리니까 지나치다 싶더라고요. 그래 내가 노무현 시대에 군대 안 간 3년을 나라 일에 좀 봉사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3년 기간을 정하고 뉴라이트운동을 시작했지요. 3년 만에 정권도 교체하고 목표달성 했으니까 내가 손 떼고 목회자 자리로 간 거지요.

그런데 정권교체 하는데 내가 일등 역할을 했으니까 이명박 장로께서 나라 위해 그리 일을 했으니까 뭔가 정부의 한 부서에서 수고해 주셔야지요, 거절했어요. 그건 아니지요. 나는 내 목회 실천의 하나의 연장으로서 잠시 한 것이지 목회자 자리로 되돌아간다. 잘한 것 같아요.”

- 기독정당이 창당된다고 합니다. 목회자의 정치참여는 어떻게 보십니까?

“가장 쓸데없는 짓이라고 봅니다.”

- 유명 목사님들도 대거 참여한다고 하는데요.

“에이, 유명 목사가 아니고 골빈 목사들이지요. 우리나라가 종교가 그나마 편하게 지내는데 기독교가 기독교정당내고 불교가 불교정당내고 각자 그러면 어떡할 겁니까? 그리고 기독교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의 면면이 뚜렷한 정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여당 야당 안에 크리스찬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바른 정치하도록 영적으로 지도해주면 되는 것이지 기독교정당을 만든다는 것은 정신없는 짓입니다. 그건 아주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어요. 그건 부작용이 많습니다. 지난 번에 하다가 실패했는데 또 한다고 그러네요. 그 사람들 현실인식이 너무 부족해요. 그러다가 흐지부지 끝나겠지요. 되겠어요?”

- 이곳 호주도 그렇고 서양에는 기독교정당이 있습니다.

“서양하고는 다르지요. 서양은 기독교사회입니다. 우리는 다문화사회이고요. 기독교가 들어와서 지금 뿌리내리는 단계이지 정당 만들 단계는 아닙니다. 사회 전통과 문화가 다르지요.”

-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해체를 할 게 아니라 잘하도록 밀어줘야지요. NCC와 한기총 양립이 필요합니다. NCC는 좀 진보적이고 한기총은 보수적이지 않습니까? 양쪽이 서로 협력하면서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이끌어 나가야지 해체해 버리면 그 역할을 누가 합니까? 좋은 일 하도록 자문해주고 이끌어주고 박수쳐 줘야지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해체해 버리면 그 대안은 어떻게 됩니까? 개교회로서는 그 역할을 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해체해 버린다는 것은 짧은 생각입니다.”

 
무너지는 학교교육, 교회가 바로 세워나가야

- ‘무상급식 반대’ 신념은 여전하신지요.

“무상급식은 무책임한 소리지요. 부자들까지 세금으로 밥 먹일 필요는 없어요. 제가 빈민선교와 공동체 운동을 오래 했어요. 국민정신에 땀 흘려 일해서 누리고 산다는 정신이 보급되는 것이 중요해요. 무상이나 공짜라는 가치관은 국민성에 도움이 안 됩니다.

각종 무상시리즈 정책은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언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정치가들은 걸러져야 되지요.”

 - 한국의 교육에 희망이 있다고 보십니까?

“100년 전 교회가 처음 세워졌을 때 한국교회가 세상교육을 이끌어 왔지요. 그런데 30-40년 전부터 한국교회교육이 사회교육에 뒤쳐져 왔습니다. 교계 지도자들의 안목이 짧았거니와 사회발전 자원 투입의 한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공교육이 무너졌습니다. 교실 황폐, 교육 붕괴라고 그러지요. 이때가 교회가 다시 교육에 도전하는 민족복음화와 교육 살리는데 절호의 찬스입니다. 그래서 100년 전에 한 교회 한 학교 짓기 운동 이 있었어요. 그 운동을 다시 일으켜서 교회들이 국민적 교육을 바로 세우는데 기여해주면 굉장히 열매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기독대안학교 운동이 일어나는 것은 적절한 시기에 좋은 접근이라 봅니다. 이 분야에 투자할 만 하지요. 그런데 교회 지도자들이 딴 데 바빠서 걱정입니다. 한기총도 이런데 나서면 욕을 덜 먹을 텐데요.”

- 통일은 언제쯤 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북한에 여러 번 다녀왔고 북한에 우리 고아원도 운영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2,900명입니다. 북한 가보면 눈으로 보이지요. 북한 정권은 이미 실패한 정권입니다. 통일은 10년에서 20년 사이 안 되겠습니까? 내가 지금 70인데 90까지 사니까, 그때까지는 안 되겠습니까? 서울대학 의사의 말에 따르면 90세 전에 죽으면 조기 사망이라는 말을 합디다. 통일 보고 죽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목회자와 교계 지도자들에게 한 마디 보탰다.

“교회 지도자는 정직해야 되고 순수해야 됩니다. 크리스찬의 미덕이 정직과 순수함, 이런 게 아니겠습니까? 초대교회가 열악한 환경에서 로마제국에게 승리한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이적기사와 도덕성, 도덕적으로 탁월했고 이적기사가 일어나고 지금 우리교회는 이 두 가지를 다 잃고 있지 않나, 이것을 회복하는 것이 제일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참 단순하지만 현실에선 쉽지 않다. 하지만 40년간 고생고생 해가며 자기의 이상을 실천하고 있는 이름난 설교자, 저술가, 사회사업가, 사회운동가로 활약해온 그에게 들으니, 왠지 믿음이 간다.〠


글|김명동/ 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 /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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