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로 울린 공명

아카시아 공연, 공식 데뷔 솔로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10/31 [17:17]
지난 10월 1일 시드니컨서바토리엄에서 열린 제1회 아카시아(AKCA) 공연이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봄의 계절을 열기에 꼭 맞는 가슴 따스한 공연으로 관객의 귀높이를 한층 높여 준 수준 있는 무대였다는 것이다.

 
▲ 청중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베이스 김현구의 독창.     ©크리스찬리뷰


특히 베이스 김현구의 노래는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베이스 솔로를 듣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합창에서야 들을 수 있지만, 베이스가 홀로 무대에 나와 노래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아카시아 공연이 더욱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뜻밖의 첫 무대, 아카시아

아카시아 공연과 베이스 김현구의 만남은 그에게는 첫 무대를 엮어준 뜻 깊은 만남이었다. 중창 또는 합창으로는 수없이 많은 무대를 누볐던 그였지만 솔로 공식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의 데뷔 무대였던 셈이다.

아카시아 공연이 처음으로 불러 본 솔로였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관객의 눈에는 전혀 낯설게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본인은 매우 떨었고, 긴장도 되고, 가사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고 한다. 그러나 객석에 앉아 있던 우리에게는 중후한 중저음의 또 다른 음악의 매력을 전해주었을 뿐 전혀 눈치를 챌 수가 없었다. 그만큼의 그의 노래는 격이 있었다.

본래 그는 한국에서부터 교회 음악에 몰두했던 사람이다. 인천시립합창단 특채 출신인 그는 인천남성합창단, 쉐미니스 합창단, 한국남성중창단, 한국성가합창단 등 대표적인 합창단를 두루 섭렵했던 베이스 베테랑이다. 보통 베이스 음계보다 5~6음이 더 내려가는 그의 묵직한 음색은 단연 최고였다. 그래서 합창단마다 그를 데려가려고 했던 것이다.

▲ 김현구의 꿈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노래하는 것이다.     ©크리스찬리뷰


그의 유일한 관심은 노래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합창단과 중창단에 몸을 담고, 교회는 물론 전국 각처의 양로원, 고아원 등을 돌아다니며 찬양 선교 사역을 했다. 그럴수록 그는 ‘오직 교회 음악만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이번 아카시아 공연 제의를 받고도 망설였다. 왜냐하면 교회 무대나 기독교 무대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 우주만물을 하나님이 지으셨듯이 이 세상의 아름다운 음악들도 그분의 솜씨인 것을 깨닫고는 무대에 오르기로 결심을 했다.

첫 번째 솔로였는데, 막상 무대에 서보니 어떻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덤덤하게 대답을 했다.

 “ 첫 번째 무대였고 준비할 때는 떨렸는데, 실제로 무대에 서보니 긴장은 되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는 첫 무대의 표현이 부족했든지 비행기 타고 날아오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탈 때의 기분보다 더 좋을 때가 있을까! 그에게도 정말 좋았던 무대였던 것이다. 

 
노래, 하나님의 부르심

무대에 서기로 결심을 하자, 먼저는 하나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관객들을 위해서 혼신을 다하자고 몇 번이고 다짐을 했다. 더욱이 그에게는 15년 만의 무대였다. 이 역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여겼다. 15년 동안 감추어두었던 음악적 열정이 회복되었고, 매일 연습에 매진했다.

어떻게 15년 동안 노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도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그런데 하려고 해도 안되었는데, 때가 되니까 하나님이 부르셨다”고 대답했다. 노래는 그에게 하나님의 부르심, 소명이었다.

앞으로 아카시아가 솔로 무대뿐만 아니라 합창이나 중창 공연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합창만큼이나 아름다운 하모니가 없다는 것이다.

 “함께 어울려서 하는 노래, 함께 조화를 이루는 음악만큼 아름다운 게 없다.”

 
▲ 공식 데뷔 무대에 앞서 피아니스트 변은정과 리허설 중인 베이스 김현구.     ©신형배


그의 궁극적인 비전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노래하는 것이다. 이 땅의 교회의 예배의 회복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다. 특히 찬양예배의 성경적 음악적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찬양예배 인도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자기를 드러내는 예배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자기 세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대를 통합하는 영광스러운 예배를 드리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꿈이다.

하나님이 주신 음악적 달란트를 가지고 하나님께 노래하고 예배하는 것, 어쩌면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일 수 있다. 왜냐하면 노래는 그에게 소명이기 때문이다.

 “예배는 콘서트가 아니기에, 영으로 노래하고 싶다”는 그를 통해 하나님의 새로운 소명이 펼쳐질 날들을 기대해 본다.

 

글·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사진=신형배|크리스찬리뷰 객원 사진기자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