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카슬한인장로교회의 ‘아름다운 바통터치’

글|김명동, 사진|권순형 | 입력 : 2011/10/31 [17:30]
홍관표 목사  “검증된 안심하고 맡길만한 사람”

심형권 목사  “개혁주의 신앙노선을 철저히 이어 가야죠”

  
지난 10월 8일 뉴카슬한인장로교회를 개척하여 임시담임으로 2년간 사역해온 홍관표 목사(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소망교회를 이끌던 심형권(48) 목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시드니중앙장로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한 바 있는 심 목사는 “고향에 돌아온 것 같다”면서 감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홍 목사에 대해서는 “목회하시는 모습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었다”며 “목회자 중 개인적으로 역할 모델을 삼았던 신앙의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고백했다.

홍관표 목사는 “성령께서 모든 성도들의 마음을 만장일치로 만들어 주셨다”며 심형권 목사가 후임으로 결정되기까지의 자세한 상황을 소개했다.

심형권 목사는 고신대학교 신학과(B.A)와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을 거쳐 시드니 무어칼리지(M.A)에서 공부했다. 이후 남아공 포쳅스트룸 대학교(Th.D)에서 신학석사를 받았고 노스웨스트 신학대학교(Ph.D)에서 신학박사를 취득했다. 고신대학교 교수를 거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망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2011년 10월 8일 이·취임식

- 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로 뉴카슬한인장로교회를 개척하시고 2년 동안 사역해 오시다가 이제 또 후임자에게 물려주셨습니다. 지금 심정은 어떻습니까?

홍관표 : 은퇴 후에도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계속 붙잡으셔서 사용해 주시니까 하나님 앞에 쓰임 받는데 대한 감사가 넘칩니다. 또 사역을 계속하니까 모든 후배들에게도 본이 되고 그래서 지금까지 기쁨으로 사역을 해왔습니다.

-심 목사님은 호주에서 목회할 계획이 있으셨나요?

심형권 : 시드니중앙장로교회에서 부목사로 2년간 섬기면서 홍 목사님께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배운 것이 제 목회에 많은 영향을 줬거든요. 그래서 홍 목사님을 아버지처럼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은퇴 후 지난 2년간 뉴카슬한인장로교회를 개척하여 임시담임목사로 사역해 온 홍관표 목사(오른쪽)가 자카르타 소망교회를 이끌던 심형권 목사에게 담임목사 바통을 넘겼다.     ©크리스찬리뷰


사실 자카르타에서 나름대로 목회를 잘하고 있었습니다.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임을 하고 교회를 떠나기는 쉽지 않았죠. 그러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생각됐습니다. 홍 목사님의 격려와 위로도 큰 힘이 됐었습니다.

막상 오고 나니까 감사한 마음이 있고요. 전혀 낯설지가 않아요. 고향에 다시 온 것 같습니다. 호주에서 공부하고 훈련을 받아서 그런가 봐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나를 부르시려고 그동안 훈련을 시키지 않으셨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섬겨야죠.

심 목사는 다부진 모습이었다.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유연성이 있을 것 같았다. “잘 섬겨야죠.”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 어떤 과정을 통해 후임자가 결정됐나요?

홍관표 : 심형권 목사님은 제가 목회할 때 부목사로 있었는데 말씀이 좋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제가 보기에는 후임자로서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렇게 생각이 되어서 심 목사님을 두고 기도하는 가운데 추천을 했지요.

사실 심 목사님은 한국의 가정 배경도 장로님의 아들이고 사모님 역시 부산에서 모범적인 장로님의 따님으로 신앙적으로 전통있는 집안입니다. 저를 제일 아끼고 사랑해 주셨던 이근삼 박사님의 조카딸이거든요.

그러니까 심 목사님 내외분은 지금까지 신앙적으로 볼 때 저보다 더 철저한 신앙전통의 가정에서 성장을 하셨어요. 거기다 이곳에 와서 무어칼리지에서 공부하고 남아공에 가서 신학박사 학위까지 받고 한국에 나가서 목회를 수년 동안 하면서 신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하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누가 보더라도 검증이 될 만한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부족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이 되고 하나님께서 섭리 가운데 심 목사님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개척했던 그 교회가 앞으로 든든히 서가야 되겠는데 심 목사님은 가능하지 않겠느냐 그런 확신을 가지고 모시게 된 겁니다.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 홍 목사는 후임자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고 말을 이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잘 아시다시피 철저한 개혁주의 신앙노선에서 목회하는 사람이 아닙니까?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 이 신앙기본이 된 분으로서 주님께서 이 땅 위에 오셔서 사역하신 세 가지 목표인 교육하는 교회, 선교하는 교회, 봉사하는 교회 이 사역이 바로 우리교회에 주어진 비전인데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 뉴카슬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이•취임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했다.     ©뉴카슬한인장로교회


그래서 그걸 우리의 비전으로 삼고 그것을 중심으로 목회를 했는데 그런 목표와 그런 기본을 가진 개혁주의 신앙에 입각한 그런 분이면 틀림이 없지 않은가 그런 것에 중점을 두고 후임자를 생각하는 거지요. 개혁주의 사역을 안 하면서도 자기는 개혁주의 신앙이다 그런 분들도 많거든요.

기도를 많이 해야 되지만 그러나 기도와 말씀이 함께 가야 그것이 건전한 신앙이고 그렇게 가르쳐야 그게 건전한 신학이지 요즈음 불건전한 신비주의에 빠지는 사람들 보면 기도 많이 하는 분들이에요. 기도 많이 하고 신령한 분들이고 영적 갈망을 가진 사람들이 불건전한 신비주의자들에게 끌려가서 결국 거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뭐냐 기도와 말씀, 하나님께 말씀드리고 하나님 말씀 듣고 그리고 말씀 따라서 사는 삶, 바로 그것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고 그것이 개혁주의 신앙노선이다, 저는 그렇게 정립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거나 그러면 아주 질색입니다.

그래서 심형권 목사님은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을 사람으로 믿고 그래서 모신 거지요.”

- 그러니까 심 목사님이 법적으로 2대 담임목사가 되는 것입니까?

홍관표 : 사실은 제가 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로서 개척을 했는데 그동안 임시 담임목사로 사역을 했어요. 그리고 법적으로 임시 당회장은 노회에서 결정한 분이 따로 있거든요. 전 임시 당회장으로부터 위임을 받아가지고 당회장 역할을 한 거죠.

그러니까 전 교회를 개척해서 교회가 정착할 때까지 도와준 입장이니까 사실은 심 목사님이 정식으로 1대 담임목사로 볼 수밖에 없죠.”

 
2009년 9월 12명의 가정예배로 출발

2009년 12월  창립예배, 현 재적인원 120여 명

- 그동안 어떻게 사역을 해 오셨는지 개척당시 상황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홍관표 : 2009년 9월 둘째 주일부터 제가 갔는데 첫째 주에 한 장로님 가정에서 두 가정이 모였다고 그래요.

새벽에 기도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여기에 교회를 개척하려고 하는데 목사님이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목사님 오셔서 도와주십시오. 장로님 음성이 호소하는 음성이었어요. 기도를 중단하고 전화를 받는데 어떤 마음이 들었느냐 하면 옛날 사도 바울에게 마게도냐 사람들이 나타나서 우리를 좀 도우라 그런 음성으로 들리더라구요. 그러면 도와야죠, 그렇게 약속을 하고 둘째 주일날 갔는데 열두 명이 모였어요.

▲ 홍관표 원로목사     ©크리스찬리뷰


그 후 인원수가 많아졌는데 신앙생활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많이 계시고 교회에 나가지 않던 분들, 또 어떤 분들은 주일날 시드니까지 와서 예배를 드리고 있던 분들도 계시고 여하튼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더라구요. 그런 상황에서 제가 갔어요.

그런데 교인들이 모여들면서 가정에서는 예배드리기가 어려워 침례교회당을 빌렸죠. 그런 후 유학생들도 모여들면서 점점 부흥이 됐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십일조생활 하는 가정이 몇 가정 밖에 안됐는데 십일조생활을 거의 다 하게 되는 그런 성장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보람을 느꼈어요.

나중에는 교인이 100명 이상 모이게 되었는데 기본 멤버들이 착실하고 순종을 잘 합니다. 십일조생활 철저하게 잘하고 그러니까 교회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가더라구요. 교회구조 역시 제직회, 남녀전도회, 찬양대, 찬양팀, 주일학교 등이 갖춰져 있는데 신앙의 열정을 가지고 충성하니까 재미가 있어요.

사실 저는 그동안 원로목사로 개척을 한 교회니까 교통비나 사례를 받지 않고 전적으로 헌신하기로 하나님 앞에 작정을 하고 사역을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점점 재정이 많아져서 후임 목사를 모시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었어요. 기성교회나 다름없는 그런 수준으로 재정이 확보가 되고 교회가 열정적이고 재미가 있으니까 저도 재미가 있고 참 기뻤습니다.”

뉴카슬한인장로교회는 2009년 9월 13일 김재승 장로의 자택에서 12명의 성도들이 첫 번째 가정예배를 드림으로 시작됐다. 이후 창립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9월 20일 시드니중앙장로교회 홍관표 원로목사를 임시 담임목사로 초청하여 공식적인 예배를 드렸다. 그 후 성도가 불어나자 10월 11일 Wallsend 침례교회 예배당으로 예배장소를 이전했고 마침내 2009년 12월 12일 정오 12시 창립예배를 드렸다.

- 시드니에서 뉴카슬까지는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매주 어떻게 다니셨습니까?

 
▲ 심형권 목사     ©크리스찬리뷰


홍관표 : 처음에는 기차가 안 다니는 줄 알고 손수 운전을 하고 다녔는데 먼거리지만 감사함으로 다녔습니다. 가는 길에 경치도 좋고요. 집에서 아침 9시에 출발하면 저녁에나 돌아 옵니다. 가서 예배를 드리고 점심 후에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시키고 이렇게 하고 돌아오면 오후 6시 반이 돼요. 그러면서 피곤은 몰랐어요. 너무 좋아서요. 교회에 가면 조그만 아이들이 ‘목사님’하고 안기는데 이건 뭐 다른 데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광경입니다.

제 아내는 갔다 오면 피곤해서 2~3일은 앓아요. 거리가 상당히 멀지 않습니까? 2시간 20분 정도 걸리니까요. 그렇지만 그동안 하나님께서 왕복에 평강의 길로 인도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 이렇게 수고와 헌신이 있었는데 교회를 물려준다고 할 때 섭섭하지 않으셨나요?

홍관표 : 섭섭했죠. 떠날 때 굉장히 섭섭하고 ‘아, 내가 조금 더 하다가 물려 줄 걸’ 하고 느껴지기도 하고, 허허허...

 
데살로니가교회처럼 본이 되는 교회로

- 심 목사님, 부임한지 3주가 지났는데요. 뉴카슬한인장로교회에 대한 첫 인상이 어떠했나요?

심형권 : 지난 3주 동안 예배를 드리고 오후 성경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은 교회가 2년 2개월 됐거든요. 정말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한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것들을 말씀으로 터를 닦아놓은 교회다,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모유 수유’를 잘 받은 교회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 기초 위에 제가 이유식을 시작하면 되겠구나,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성도들이 목회자를 향해 배려하는 마음이나 즐거운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보이니까 하나님께 감사하고 홍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홍 목사님이 보여주셨던 개혁주의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들을 이어 가야죠. 벌써 그런 기초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지난 주에 홍 목사님을 뵐 기회가 있었는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원칙대로 목회를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 원칙이 말씀의 원칙으로 받아드렸고요. 부족하지만 개혁주의 기본 원리를 항상 마음속에 담고 열심히 목회를 감당하려고 합니다.

홍관표 : 심 목사님이 오셨을 때 성도들에게 강조한 것은 목사님께 최선을 다하라. 목사님이 목회를 제대로 하려면 교회는 목사님에 대한 최대한의 성의를 다 기우려야 한다. 목사에 대해서 인색하면 교회는 안 된다. 이것을 철저하게 가르쳤어요. 그래서 시드니에서 그만한 수준과 그만한 대우에서 목사님을 모시는 그런 교회는 아마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심 목사님에 대해서는 정말 검증된 사람이고 내가 안심하고 맡길 만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교회에서는 이 분을 잘 모시고 이 분의 리더십을 잘 따르라. 이 분은 원리에서 절대로 어긋나거나 그런 경우에 빠지는 목회는 안하는 분이다. 그래서 내가 이 분을 그렇게 신임을 하는 분이다. 그러니까 오시는 이 분에 대해서 교회는 최선을 다해서 잘 모시고 이 분의 리더십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면 틀림없이 교회는 앞으로 잘되고 모든 교회의 본이 되는 교회가 된다. 그렇게 교인들에게 가르쳤지요. 교인들이 너무 착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줄 믿습니다.

그리고 뉴카슬에는 유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점심을 잘 먹여야 된다. 그래서 뉴카슬교회의 점심은 그야말로 최고의 점심이 되지 않느냐. 그런 정도로 거기에 지출을 많이 하고 유학생들 밥 먹이는 것 그걸 강조합니다. 하여튼 교회 나오면 유학생들은 잘 먹고 갑니다. 남으면 싸가지고 가고요.

- 홍 목사님은 호주 한인교계에서 어르신으로 앞으로도 여전히 바쁘실 것 같은데요.

홍관표 : 제가 일복이 있어서 그런지 앞에서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에 감사하다”고 그랬는데 뉴카슬을 떠나자마자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서 제가 울릉공한인장로교회로 가서 사역을 또 계속해야 될 것 같습니다.

울릉공한인장로교회는 원래 제가 개척한 교회인데 10월 마지막 주일 날 이태주 목사님 이임예배를 하신다고 하니까 그날 가서 교회의 형편을 살피고 맡아서 목회를 해야 되겠죠. 그저 감사하고 충성하는 것 밖에 없지요.

사실 시드니중앙장로교회가 울릉공교회를 개척할 때는 유학생 선교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유학 온 사람 중에 예수를 믿고 한국에 돌아가서 부총장까지 된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감사하다고 전화도 오고 그런 정도로 울릉공 사역도 참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앙장로교회는 지금까지 울릉공교회를 계속적으로 지원을 해오고 있는데 이태주 목사님이 사임을 하고 제가 가면 뭐 지원은 끊어지겠지요.

홍관표 목사는 “뉴카슬한인장로교회가 옛날 데살로니가교회와 같이 믿음의 역사가 있고 사랑의 수고가 있고 인내가 있는 그런 교회로 좋은 소문이 자꾸 퍼져 뉴카슬 지역뿐만 아니라 호주 전 지역에서 가장 본이 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그런 교회가 되도록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심형권 목사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 예배시간에 데살로니가전서 1장 본문을 가지고 설교했다”며 “그런 교회가 되도록 겸손한 자세로 사역을 잘 감당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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