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화 축제의 날을 소망하며

글|서영준, 사진|권순형ㆍ이관희 | 입력 : 2012/03/26 [11:35]

들어가는 말

시드니성시화운동이 시작된지 6년째 된다. ‘성시화’라는 말의 어감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첫 느낌은 뭔가 대단한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비장함과 동시에, 섣불리 참여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운동(?)으로 생각된다.

▲ 다민족이 함께 한 성시화 행진 대열이 시드니 타운홀 앞을 지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소천한 고 김준곤 목사는 성시화운동의 배경을 칼빈의 제네바시에서 찾고 있다. 1530년대에 칼빈이 제네바시를 정화하면서, 도시 내에서 술집과 창녀들을 몰아내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로 하는 신앙교육을 영아부터 시작해서 전 시민에게 확대시켜 나갔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칼빈의 심방은 한 가정 전체를 향한 하나의 신앙 면접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정화된 도시를 스코틀랜드의 개혁자 존 낙스가 보고, “지상 최초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삼고 하나님이 다스리는 거룩한 신정도시”라고 극찬을 했었다.

▲ 열정적으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한 소강석 목사     ©크리스찬리뷰


과연 시드니에서도 이런 일들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과연 시드니에서 가능한 목표인가? 뭔가 엄청난 개혁과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현대 성시화 운동.... 과연 그 시작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그리고 지금은 어디까지 온 것일까? 자연스러운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고, 이것을 이해할 때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자연스럽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 이틀간의 성시화대회에서 찬양을 인도한 시드니온누리교회 찬양팀     ©크리스찬리뷰


 한국성시화의 태동과 방향

한국성시화운동의 시작은 한국 CCC를 창설한 고 김준곤 목사가 1972년 춘천성시화를 시작함으로 처음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필자가 대학 생활을 하던 83년도의 춘천은 군 기지들과 닭갈비, 그리고 술집들로 유명했다. 당시 대학생들이 술 마시러 춘천행 기차를 타곤 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이 성시화운동이 시작되면서, 도시가 정화되기 시작했다.

▲ 대표회장 정우성 목사     ©크리스찬리뷰


성시화운동의 초창기 멤버들은 빗자루와 봉지를 들고 마을과 마을, 골목과 골목을 다니며 거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깨끗한 춘천을 만들자는 구호 아래 기도하면서 행진했고, 사영리 책자를 들고 열심히 전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술 취해서 비틀거리는 대학생들로 넘쳐나던 도시가 문화도시로, 신앙의 도시로 변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90년대 중순경에 방문했던 춘천시는 참 아름다운 도시였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되어 있었다. 필자는 이것이 한국 성시화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 대표본부장 진반섭 장로     ©크리스찬리뷰


이러한 운동이 각 도시로 퍼져 나가게 되었는데,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 대전성시화인 것 같다. 대전성시화는 신천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으로 그것을 막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이곳 시드니 지역 신천지 관련 포스터와 자료들은 대전성시화에서 보내 온 것을 기초로 한다.

물론 이것이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것 하나만으로도 대전성시화는 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단합할 수 없는 교단과 교회들로 하여금 거룩한 목적과 뜻으로 뭉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 준 것이다. 더욱 의의가 있는 것은 대전성시화의 구성원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목회자들보다는 평신도들이 주축이 된 운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교회들 안에서의 단합을 이루게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성적 도덕적으로 타락해 가는 시드니를 정화하고 거룩한 도시가 되도록 기도하는 성도들     ©크리스찬리뷰


부산과 경남지역 성시화는 상대적으로 활동이 적어 보이지만, 음악회와 같은 문화행사를 중심으로 건전한 신앙운동을 펼치고 있고, 가정회복 운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주성시화에서는 좀 더 다체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고국 체험학교라든지, 사랑의 쌀 나누기, 로즈볼 10만 다민족 연합기도회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각 성시화대회는 그 도시의 특색에 따라 집중적인 사역이 조금씩 다르지만, 소속된 도시가 하나님의 도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각 도시에 맡겨진 영적인 사명에 평신도와 목회자가 함께 노력하는 진정한 의미의 성경적 에큐메니칼 운동이다.

▲ 시드니성시화대회 첫날 찬양하는 시드니중앙장로교회 남성중창팀     ©크리스찬리뷰


2012 시드니성시화대회의 면모

시드니성시화대회는 2007년 3월, 캠시 오리온 센타에서 첫 발걸음을 떼게 되었는데, 해가 거듭하면서, 지속적인 발전과 변화를 추구해 왔다.

시드니성시화운동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는 성적, 도덕적으로 타락해가는 이 도시를 정화하고, 거룩한 도시가 되도록 기도하자는 취지가 그 첫 번째이다. 특별히 세계 동성애자들의 축제인 ‘마디그라’를 겨냥한 기도 행진(퍼레이드)과 캠페인, 그리고 각 단체들과의 연합 활동(기도합주회, 기독민주당과의 협력)등이 처음부터 기획된 이슈였다.

▲ 둘째날 찬양하는 연합성가대     ©크리스찬리뷰


이것은 단순히 동성애자들을 정죄하고 비판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동성애라는 죄성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며, 먼저 하나님을 알고 믿는 우리가 그들을 위한 회개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아브라함이 소돔성을 위해서 하나님께 간구했듯이, 우리는 이 도시와 이 도시의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기 위해 모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전도집회요, 기도합주회이다.

금년에는 새에덴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를 초청하여 전도집회를 가졌다. 금년초 과로로 인해안면근육마비 증상을 겪게 되면서 국내외 일정을 모두 취소했었던 소 목사는 “시드니성시화대회만은 차마 빠질 수 없었다”고 고백하였다. 지난 3월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올림픽공원에 있는 스포츠센타에서 열정적인 전도집회를 가졌고, 많은 사람들이 “은혜로운 잔치였다”고 고백하였다.

▲ 기도하는 성도들     ©크리스찬리뷰


특별히 소 목사는 둘째날 집회에서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두 문화가 있는데, 인간의 아성과 사단의 사주로 쌓은 인간의 도성과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하나님의 도성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 땅에 잃어버린 하나님의 도성을 세우는 일이 성시화운동이다”라고 강조했다.

인류 역사를 꿰뚫는 그의 해박한 증거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성시화운동의 당위성을 학문적으로 재입증하는 자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어 3월 11일 주일 오후, 시티 벨모어 공원에는 행진에 참여키 위해서 모여든 성도들로 점점 채워지기 시작했다. 기독민주당에서 제공한 홍보물을 보고 찾아왔다는 다민족교회 성도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 다음 해부터는 자신들에게 소속된 모든 성도들을 다 모아서 나오겠다고 약속을 하기도 했다.

▲ 다문화행진에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했다.     ©크리스찬리뷰


오후 3시가 다가오면서, 어느 정도 행진대열을 갖출 무렵 경찰로부터 찬양 트럭을 운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실 이번 성시화행진에 회심작으로 준비한 차량이었는데, ‘안전’을 이유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점이 참으로 아쉬웠다.

그러나 일정 장소에 주차해 놓고 찬양을 하거나 워십을 하는 것은 허가한다는 통보를 받고, 시드니 타운홀 앞으로 급히 트럭을 몰고 갔고, 그곳에서 행진하는 대열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열정적으로 찬양과 워십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원래 시드니의 대동맥이라고 하는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를 따라가다 킹 스트리트(King Street)로 돌아서 마틴 플레이스로 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경찰의 배려로 곧바로 마틴플레이스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행진 대열에게 큰 힘이 되었다.

▲ 시드니 중심가에서 펼친 다문화 행진(위)과 기도합주회     ©크리스찬리뷰


그래서 행진 대열은 시드니 시내의 심장부인 마틴 플레이스에 4시 20분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금년에 준비해 간 3천500여 장의 전도지와 동성애 법안 통과 반대를 위한 팜플렛 2천200장, 그리고 과자와 풍선들은 일찌감치 동이 나 버렸다. 그만큼 조지스트리트는 분주한 거리였고, 시드니의 시민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었던 장소였다.

마틴 플레이스에 모인 행진 대열은 곧바로 기도합주회로 들어갔다. 조은태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기도합주회는 All Nation Bridge에 소속된 목회자들이 각 나라의 형편과 기도제목들을 나눔과 한국식 기도인 통성기도로써 뜨겁게 불 붓는 자리였다.

이란과 터키에서 온 크리스찬들은 자신들이 “그리스도를 위해서 고난 당하고 핍박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게 될지라도 두렵지 않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호주나 한국에서 평안히 신앙생활을 해 오던 우리에게는 엄청난 도전이 되는 고백이 아닐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호주와 호주 정부, 그리고 전 시민을 위해서 뜨겁게 기도하므로써 기도합주회를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의 시드니성시화대회

시드니성시화대회를 마친 지금 이것만이 시드니성시화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어쩌면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 한인사회에서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불법 성매매나 유학생들의 무분별한 동거 문제 등 사회의 이슈들을 끌어 안고 이것을 위해서 기도하고 계몽해 나가는 일들이 숙제로 남아 있다. 또한, 단회적인 행사 위주의 성시화운동이 아니라, 일 년 동안 이 사회와 도시를 위해서 시드니성시화에 속해 있는 교회와 평신도들이 단합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 한 예로, 금년에 전도분과에서는 사영리교육과 함께 전도폭발훈련을 성시화운동의 일환으로 도입하여, 이 훈련을 필요로 하는 가능한 모든 교회의 성도들을 무장시키는데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

또한, 작년에는 ‘윤복희 권사 초청 콘서트’를 추진하여 그의 신앙간증을 통해 신앙의 동기부여를 하는 일들을 추진한 바 있다.

시드니성시화운동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계발되어야 할 시민운동이자 평신도 신앙운동이다. 어쩌면 성시화 피켓과 띠를 두루고 시드니 구석구석을 빗자루와 쓰레기 봉지를 들고 기도하며 누비는 우리 한인들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타락한 문화를 바르게 세워줄 훌륭한 콘서트가 오페라 하우스에서 호주인들을 대상으로 치뤄지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우리의 2세들이 부모의 신앙의 뿌리를 찾아 고국의 교회들을 탐방하게 되는 프로그램이 계발될지도 모른다. 대전성시화처럼, 이곳 시드니 땅에 이단 사이비 종파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일에 앞장 설수도 있을 것이다. 마디그라보다 더 큰 퍼레이드가 각 민족과 교회들이 연합하여 치룰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시드니성시화운동은 고착된 어떤 단체가 아니라 우리 신앙인 모두가 함께 창조해 나아가야 할 캔퍼스와 같다고 생각한다. 일 년에 한 번 치루는 행사 위주의 성시화운동이 아니라, 일 년 내내 끊임없이 노력한 성시화 일원들이 축제하며 맞이하는 성시화 축제의 날이 되기를 소망한다.

더 알차고 의미있는 시드니성시화운동이 되기 위해서 뜻 있는 많은 젊은이들, 헌신된 일꾼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글/서영준|시드니호천장로교회 담임목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이관희ㅣ크리스찬리뷰 객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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