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감정이 아니라 의지적인 행동이다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05/30 [10:43]
 
현대인들은 너무 쉽게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처받는 일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상처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그 어떤 것도 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미소도, 신뢰도, 친절도 줄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용서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용서(forgiveness)는 주는(forgiving) 것”이다.

예수님은 ‘실족’(마18:7)에 대해 말씀하셨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인간관계 속에서 실족하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주님은 실족을 거부하라고 경고하신다. 예수님이 실족에 대해 사용하신 단어는 헬라어 ‘스칸달론(skandalon)’이었는데, 이 단어에서 영어의 스캔들(scandal)이 파생되었다. ‘스칸달론’의 문자적 의미는 ‘움직이는 막대기’ 또는 동물 사냥에 쓰이는 덫의 ‘잠금장치’이다. 사냥꾼이 사냥을 할 때 덫을 설치하고 그 위에 먹잇감을 올려놓는다. 몇 시간 후 사냥감이 다가와서 먹이를 덥석 물다가 장금장치를 건드리게 되면 덫에 걸려들고 만다. 사냥꾼의 지혜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영적인 삶에서 덫을 놓는 사냥꾼은 사람이 아니라 우리 영혼의 적인 사탄이다. 인간관계 속에 서로 상처를 주게 되면 사탄은 우리의 마음속에 그 사건을 즉시 재생시킨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거야?’하며 우리는 그 사건의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의식적으로 그 사건을 용서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것이 바로 실족하게 되는 순간이다. 스칸달론이 일어나면, 잠금장치가 당겨지고 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실족이라는 덫에 걸리면 우리의 영적 성장은 즉시 멈추게 된다. 그래서 바울은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6-27)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준 상처를 곪아 터질 때까지 내버려 둔다면 ‘영혼의 에이즈’에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은 ‘영혼의 에이즈’와 같다. 에이즈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점점 파괴하는 힘이 있다. 결국 면역력이 극도로 약해져서, 아주 사소한 질병과도 싸울 수 없게 만든다.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그렇다. 우리가 용서하지 못하는 질병에 걸렸을 때, 사랑, 친절, 용납, 정의와 같은 인간관계에서의 면역체계들은 그 기능을 상실해 버린다.
 
용서하지 못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사소한 스트레스도 견디지 못하고 분노하며 다투게 되고 결국 증오와 무관심 같은 질병이 우리의 영혼을 잠식하게 된다.

그렇다면 실족하게 되는 것과 용서하지 못하는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용서는 헬라어로 ‘아피에에미(aphieemi)’인데, 문자적 의미는 ‘쫓아 버리다’  ‘풀어 주다’ ‘가게 하다’ 등이다. 다시 말하면, 용서는 우리 안에 자리 잡으려고 하는 실족하게 만드는 사건들을 ‘멀리 내 보내는 일’이다. 이미 저질러진 기분 나쁜 일에 더 이상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용서하려면, 먼저 나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을 풀어 주기로 결정해야 한다. 용서는 감정이 아니다. 용서는 의지적인 행동이다. 한마디로 후회 없는 근사한 헌신이다. 불편한 사건이 마음속에 생각날 때마다 계속해서 ‘멀리 보내주는’ 헌신이다.  

용서를 선택한다는 것은 나에게 상처가 된 사건이 생각날 때마다 계속해서 용서(죄를 멀리 보내는 것)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을 통해 그 사건은 영향력을 잃게 되고, 하나님 안에서 기쁨과 자유를 맛보게 된다.

더 나아가 용서는 베푸는 것이다. 어떻게 베풀 수 있을까? 먼저,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위해 기도함으로 축복하며 베풀 수 있다. 둘째로, 성령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미소, 대화, 감사카드, 방문, 선물 등의 친절한 행동을 통해 베풀 수 있다.

용서는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서만 행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행동이다. 그래서 성령님의 도움 없이는 진정한 용서를 경험할 수 없다. 부분적으로 누군가를 용서해 줄 수는 있겠지만, 조건 없는 용서는 하나님이 능력을 주실 때에만 가능한 축복이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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