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감사의 조건들

서종미 | 입력 : 2012/05/30 [12:35]
 
 
▲ 시드니 10기 어머니학교 ⓒ시드니어머니학교  
 
‘가끔씩 실수를 하기는 해도 지금 우리 남편과 아이들 모습을 봐선 난, 꽤 괜찮은 엄마야!’ 나 자신을 그렇게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 양, 오히려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어머니학교에 참석하여 나 자신의 거울을 드려다보니 참으로 부끄럽고 교만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가정이 그나마 이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는 것은 내가 잘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가족들이 나에 대한 이해와 섬김, 그리고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한 현실이었다.

나와 똑같이 밝고 맑은 웃음을 짓는 조원과 동기들 속에 그토록 아픈 과거와 상처들이 있었고 또 지금도 진행중임을 알게 되었을 때, 난 얼마나 축복받았으며 감사할 것밖에 없는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다. 우리 모두에겐 과거나 어린시절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로부터 혹은 친한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들이 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덮어두고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그 상처들이 우리의 인격과 성격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마치 더러운 흙탕물이 시간이 지나 흙은 바닥에 가라앉고, 위에는 맑은 물만 보이듯이 우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환경에 처해져 누군가 내 마음의 흙탕물을 휘저어 놓으면, 가라앉아 있던 내 속의 모든 더러운 것들이 위로 떠올라오고, 상상할 수 없었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에겐 덮어두었던 그 아픔과 상처들을 건강하게 치유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머니학교를 통해서 ‘엄마’라는 같은 이름으로, ‘아내’라는 같은 이름으로, ‘딸’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우리는 웃을 때 함께 웃고 눈물 흘릴 때 함께 울어줌으로 이미 우리 속에 있는 상처는 회복되기 시작했고 치유는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우리 속에 있는 웃음과 눈물이 치료 약이 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내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나를 통하여 받은 우리 자녀들의 상처 또한 어루만지며 치유되기를 기도했다.

나의 부족한 모습을 깨닫고 더 이상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으므로 우리 자녀들을 하나님 앞에 건강하게 올려드리며 하나님의 사명자로 키워내야 하는 엄마로서의 사명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가족에 대한 감사할 조건들을 기억나게 해 주었던 점이다. 비록 과제물이긴 했지만 그 감사의 조건들을 기억하는데 그치지 않고, 편지로 글로 쓸 때의 기쁨은 두 배로 증가하는 것 같다.

그동안 쉽게 남의 집 남편과 자녀들을 비교하며 저울질하곤 했는데, 막상 감사할 조건들을 나열하고 보니 끝도 없는 감사의 조건들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감사는 바로, 감사할 조건이 있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남편이라서, 그저 내 아들 딸
이라서 사랑스럽고 고맙고 감사할 뿐이었다.

하나님이 나를 보실 때도 똑같은 마음이지 않나 싶다. 어디 내가 이쁘고 잘난 구석이 있어서 나를 사랑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나의 존재 자체로 마냥 이뻐해 주시지 않을까…

어머니학교에 참석한 우리 모두는 4일 동안 나누며 배우며 울고 웃으며, 스스로 행복한 여자가 되기 위해 또 남을 행복하게 해 주는 여자가 되기 위해 함께 지냈다. ‘당신을 만나는 사람은 다 행복할거예요.’ 라는 어머니학교 모토처럼, 이미 행복해진 나를 만나는 사람은  나에게서 흘러넘치는 행복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 다 행복해질 것이라 소망한다.

기도와 섬김으로 어머니학교를 아름답게 준비하시고 진행시켜 주신 많은 분들, 핑크빛 천사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도 저 핑크빛 아름다운 블라우스를 입고 그리스도의 편지와 향기가 되어 아파하고 눈물짓는 이곳의 많은 어머니들에게 새로운 회복과 소망을 날라
다 주는데 작은 쓰임을 받기를 기도해 본다.

어머니학교를 참석하기 전, 문을 열고 들어올 때의 내모습과 오늘의 내 모습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고, ‘어머니’인 나의 작은 변화로 달라질 나의 가정과 더 나아가서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어본다.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생각의 사람이 되어있는 나 자신을 칭찬하고
자축하기 위해 나에게 근사한 선물이라도 하려한다. 〠
 
서종미|시드니 10기 어머니학교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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