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전하며 여행가이드 생활비 벌며 전도할 수 있어 감사

김명동/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06/25 [11:13]
“안녕하세요. 저는 김영옥입니다. 오늘 여행지는 울릉공 행글라이더 포인트를 거쳐서브라임 포인트, 남천사, 그리고 키야마입니다. 울릉공은 호주 분들이 제일좋아하는 휴양도시로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95km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울릉공이 무슨뜻인지 아세요? 호주 원주민인 아보리진 언어로 ‘파도소리’입니다.”

밝은 얼굴, 허름한 막옷을 입고 열심히 운전을 하면서 설명하는 그는 한눈에도 검소하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보였다. ‘입’도 걸쭉했다. 여장부다.

여행가이드는 전형적인 기피대상 직업중 하나이다. 사람들을 모아 인솔하고 여러 관광지를 다니며 역사와 문화를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며 공부도 게을리할 수 없다. 또투어 내내 긴장감을 유지해야 돼체력도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 가이드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글로리아관광 대표 김영옥(58) 사모가 눈에 띄는 이유다.
 
목회하는 남편 뒷바라지 위해 시작
 
에핑교회 서정국(65) 목사의 아내로 글로리아관광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그는 “교회 개척후학생들을 픽업하느라 버스를 구입했는데 주중에는 사용하지 않고 주말에만 사용하는 버스를 놀리기가 안타까웠다”면서 “유학생 부모님들이 오시면 관광안내도 해드리고 하다가 자연스럽게 여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안내하는 재미로 일이 힘든줄도 모른다.”고 말한다. 오히려 “여행객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생활비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파안대소한다.

▲ 밝은 얼굴, 허름한 막 옷을 입고 열심히 운전하며 관광지를 소개하는 김영옥 사모는 검소하고 부지런한 여장부이다.      © 크리스찬리뷰
“사실 전 여행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고 운전하는 것도 좋아해요. 운전은 한국에서부터 했는데 30년 쯤 됐을 거에요. 물론 대형버스 운전면허도 땄고요. 그런데 기도 중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말씀을 주시는 거에요.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자연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안내해 주는 일이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보내 주셔서 이 일을 즐겁게 하는 편이에요. 큰욕심이나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고 편안하게 해요. 그날그날 하나님이 보내주시는 분들과 함께요.”

한 번의 만남이 마지막이기 쉬운 여행가이드와 여행객의 만남. 그래서 소홀할 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다. 평생 한 번 만나는 사람에게 귀중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기회로 더없이 적절하기 때문이다.
 
귀중한 이야기란 바로 복음에 관한 것이다. 원래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기기도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스런 말씀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저절로 입이 열리는 것이다.

하지만 각박한 사회에서는 모르는 사람끼리 이야기 하는 것이 꺼려지고 귀찮은 일이기 마련이다. 더구나 삶의 근본 문제인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여행객에게는 자칫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기회 봐서 개인적으로 합니다. 하나님께서 저 사람에게 전해야 한다는 감동을 주실 때 ‘사영리’를 가지고 읽어주고 영접기도까지 합니다. 그 분들 중에는 한국에 가셔서 신앙생활을 잘하시면서 고맙다는 연락을 주시기도 해요. 그리고 관광을 마치고 돌아올 땐 거의 주무시는데 그때 가사 없는 찬송가를 은은하게 틉니다. 요즘엔 여행객들이 MP3나 핸드폰을 거의 가지고 다니면서 듣잖아요. 그래서 방해가 안 되도록 조심해야 됩니다.”

그도 처음엔 바람직하지 못한 전도방법으로 낭패를 보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10년. 운전 솜씨만큼이나 그의 전도 노하우도 수준급이 됐다. 하지만 역시 복음을 전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고 실토한다.

“사영리 책자를 한 박스 구입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전할까가 문제가 되더라고요. 의자 뒤에 전도지를 꼽을 수 있도록 만들까, 아니면 어떻게 할까. 참 어려워요. 저는 지금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도할 수 있을까. 그 길을 찾아보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김 사모는 “매번 낯설게 시작되지만 점차 소통하며 모두에게 즐거운 투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즐겁고 보람 있다”고 말했다. 또 "매번 투어에서 만나는 고객들을 통해 얻는 간접경험 역시 삶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고 덧붙였다.

▲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안내하는 재미로 운전이 힘든 줄 모른다는 김영옥 사모   ©크리스찬리뷰

“관광버스가 간증집회가 된 적이 있었어요. 한 분이 간증을 하시더니 그 뒤에 계신 분이 또 하더라고요. 그 다음에 옆에 있던 분이 하시고 그날은 간증집회에 다녀온 느낌이었습니다. 나태해졌던 내 믿음의 옷깃을 다시 여미는 시간이었습니다.

신앙적으로 연약해질 때, 힘이 들 때 하나님께서는 이런 분들을 보내주셔서 나를 다스려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곤하면 손님을 덜 보내주셔서 쉬게도 해주시고요. 그런 일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글로리아관광은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투어 내내 여행객들의 궁금한 질문 하나하나에 친절하게 답해 줘야 하고 관광객들의 사소한 서비스 요구에도 웃는 얼굴로 대답해주는 긴장감의 연속으로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면 몸이 천근만근이 된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고객들에게 더 잘 해주려고 노력하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다 보니 투어가 끝날 때는 ‘고맙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들을 정도로 베테랑이 되어간다.

“손님들이 물어요. 피곤할 텐데 잘 웃는다고요. 사람이 어떻게 억지로 웃을 수 있겠어요. 내 안에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과 기쁨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침에 나올 때면 ‘하나
님, 오늘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제게 주신 그 기쁨이 전달되게 도와주세요’ 그렇게 기도하면서 나옵니다.

받은 은혜가 많고 이 세상 자연만물을 볼 때마다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게 되잖아요. 그럴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피곤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김 사모는 “장거리 운전으로 졸릴 때는 ‘지금 많이 피곤하니까 조금 쉬었다 가겠다’고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며 “졸음을 쫓는다는 다시마를 말려 가지고 다니면서 먹고 있지만 잠시 쉬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말했다.

투어가 없는 날 그는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수련을 한다고 한다. 또한 밀린 공부를 위해 인터넷과 각종 여행서적 등을 뒤지며 관광지에 대해 공부하며 시간을 보낸다. 투어를 나가면 가이드의 설명을 유심히 들으며 틀린 곳을 꼬집는 관광객들도 있어 정확한 정보
를 전달해주기 위해서다.

김 사모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 그동안 큰 위기 없이 사업을 일궈왔고 지금은 8인승, 14인승, 22인승 버스를 소유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을 때는 대형버스를 빌려 운행하기도 한다.

“시티투어를 비롯해 블루마운틴, 울릉공, 포트스테판, 헌터베리, 캔버라, 멜번, 골드코스트 그리고 타스마니아지역까지 관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 중에는 여행비를 디스카운트 해달라는 분들이 있어요. 그렇지만 여행비가 워낙 저렴한 금액이라서 해드릴 수가 없거든요. 그럴 때 미안하고 죄송스럽고 그래요. 사실 입장료, 기름 값 등을 제하면 남는 게 아주 적어요.”
 
▲ 시드니의 유명 관광지를 안내하며 달리는글로리아 관광은 3대의 소형버스를 소유하고 있는 소규모회사이지만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리스찬리뷰

교원 그룹에서 대리 부장 본부장 상무로 초고속 승진, 남편 이곳에서 만나 결혼
 
충남 풍세가 고향인 그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은 6살 때부터다.
“할머니와 고모가 교회에 다니셨어요. 고모는 우리교회 주일학교 교사이셨고요. 할머니와 고모는 새벽기도에도 안 빠지고 다니셨는데 새벽기도에 매일 쫓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한번은 새벽기도에 시간이 늦었다고 ‘너 오늘은 쫓아오지 마라. 우리가 빨리 가야 되니까’ 그러시면서 나가시는 거에요. 뒤를 쫓아갔죠. 그리고 도랑을 건너다 신발이 벗겨져 신발을 잃어버렸어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 쪽 신발만 신고 달려갔는데 아니, 얘가 하
며 할머니가 깜짝 놀라셨어요.

그런데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그 신발이 그대로 있는 거에요. 흐르는 물인데요. 할머니가 신발을 건져 주셨는데 그때 어린 마음에 ‘아, 이 신발을 예수님이 붙들고 계셨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정말,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그런 후 자연스럽게 그 믿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온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한 것은 신혼 초였어요.”

그는 잘나가는 직장 수퍼우먼이었다. 중앙교육연구원(현 교원그룹)에서 11년 몸을 담았다. 대리, 부장, 본부장, 상무, 처장을 거쳐 단장까지 초고속 승진하며 명성을 날렸다.
“직원이 만 명이 넘는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직책까지 갔어요. 신우회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하나님이 저희 부서를 축복해 주셨거든요. 일을 시작하기 전 아침예배를 드렸습니다. 저희 부서가 예배를 드리면서 잘 된다는 입소문이 돌아 다른 부서도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그런 후 우리 신우회가 기독교방송 ‘새롭게 하소서’에도 출연해 간증도 하게 됐어요.”

그가 여자의 몸으로 주위의 시선과 질투를 마다치 않고 일에 전력할 수 있었던 것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신앙의 법칙을 따랐을 뿐 이라는 것이다.

“성경공부를 하면서 요한복음 1장 12절 말씀을 통해 하나님 자녀로서의 권세를 누리게 하시고 한 영혼을 온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해주셔서 소명과 사명의식을 심어주셨거든요.”
 
남편도 직장에서 만났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꽃말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카시아 꽃말’은 뭘까? 아는 사람이 없는 거에요. ‘남몰래 바친 사랑’이다 하면서 헤어졌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 출근해서 책상서랍을 열었는데 아카시아 꽃이 가득 들어있는 거에요. 남편이 사랑을 그렇게 고백하시더라고요.”

남편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은 그는 “남편이 검소하고 진실성이 보여 마음에 들었다”며 “결혼 후 함께 교회에서 전도국장으로 주일학교 교사로 성가대로 열심히 교회를 섬겼다”고 말했다.

▲  기도하는 사모들 모임 (MITI)에 참석한 김영옥 사모   ©크리스찬리뷰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왜 이민을 결심했느냐 물었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보니까 위치가 올라가고 어느새 공인이 되어있더라고요. 쉬고 싶었습니다. 정말 바쁘게 살았거든요. 쉬면서 공부도 하고 싶었고요.”

그럼 왜 호주인가.

“직장에 사표를 제출한 후 목사님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계시는 선교사님이 도와 달라 하셔서 그곳으로 가시고 저는 시드니로 왔어요. 그런데 우리 마음이 시드니로 향했어요. 남들처럼 계획을 세우고 그러지는 않었습니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생각해요.”

막연하게나마 기대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단한 야망을 갖고 떠난 이민은 아니었
다. 단지 직장을 벗어나 쉬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시드니에 도착해보니 그에게는 이제까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큰 용기와 힘이 솟아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정착이 됐다.
 
쉬는 기분으로 잠시 들린 시드니
 
그들이 시드니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996년도. 며칠 여행하는 기분으로 여장을 풀었다. 그런데 그의 눈에 책장에 꽂혀있는 잡지 한 권이 들어왔다. 그는 누군가에 이끌리듯 책을 펼쳤다. 생각 없이 넘긴 책 속에서 유독 한 페이지에 눈길이 머물렀다.

“예수전도단에서 실시하는 DTS훈련 모집광고였어요. 한국에서 그렇게 하고 싶었었던 훈련과정인데 바빠서 못했거든요. 신이 나서 함께 등록을 했죠. 우리가 제일 먼저 등록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들은 그토록 원했던 DTS과정을 시작했고 홈크리닝으로 생활비를 벌었다.

“너무 좋더라고요. 홈크리닝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교회 권사님의 권유로 몇 집을 사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홈크리닝하면서 찬송을 작게 부르며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집 주인이 ‘당신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 당신을 보면 왠지 나도 행복해 지는 것 같다’면서 자기 친구들을 소개해 줬어요. 이렇게 해서 홈크리닝 청소가 늘어났고요.

예수전도단 DTS를 마치니까 신학교까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습니다. 신학과 성경공부에 관심이 많았던 남편과 함께요. 하지만 목회를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의 섭리가 오묘해요.

저희가 살고 있는 동네에 교회가 있었는데 잔디도 안 깎고 관리를 안 하고 있더라고요. 남편이 그걸 보고 가슴 아파하다가 잔디를 깎아줬는데 그것을 교회 목사님이 알게 됐어요. 그 목사님과 만나 서로 대화를 나누게 됐는데 신학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에 '한국 사람들끼리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면 좋겠다’면서 교회 열쇠를 주신 거에요. 그 다음 주일부터 가족이 모여 예배드리게 됐죠.”

예배드리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한두 가정이 합류했다. 주위에 살고 있는 학생들도 모여들었다. 그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기도를 했다. 그런데 기도할 수록 이상한 기분이었다. 이들을 섬겨야 한다는 사명이 솟았다.

순간 가슴이 뛰었다. 결코 우연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주님께서 그들을 사역자로 부르고 계신 것이었다. 무릎을 꿇고 거실 바닥에 엎드렸다.

“남은 인생을 영혼구원과 이웃사랑에 쏟는 것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다는 생각에 목회의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 기도하는 사모들 모임에 참석한 사모들이 바이센터니얼 공원을 거닐며 담소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김영옥 사모)     ©크리스찬리뷰

에핑교회는 이렇게 소박하고 작게 시작됐다.

“목회를 하면서 홈크리닝을 그만두었습니다. 사실 약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교회개척을 하면서 제일 필요한 것이 아이들 픽업이었어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동안 홈크리닝으로 모아둔 돈으로 버스를 구입했죠. 그리고 주중에 놀고 있는 버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여행사를 생각하게 된 겁니다. 버스
있지요. 운전할 수 있지요.”

그는 곧 여행사에 관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기에 이르렀고 시드니대학교에서 ‘Coach Management' 과정을 이수했다. 필요한 대형버스 운전면허도 땄다. 이 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다 공부해 자격을 갖췄다.

그러나 막상 남편은 굳이 그 일을 해야 되겠느냐며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남자도 하기 힘든 일을 여자가 어떻게 하느냐’면서 그의 이야기를 못들은 척했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의 주장을 남편에게 설득했다. 집안일은 딸이 도와주니까 바깥일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다.

“사실 여성으로서는 참 힘들긴 해요. 그렇지만 때맞춰 채워주시고 인도해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했습니다.”

결국 일을 시작하되 힘이 들면 그만 두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남편의 동의를 얻은 그는 신앙적으로 나태해지지 않기를, 또 여행객들에게 예수 믿는 일이 즐겁다는 것을 전하기를 기도했다. 그것이 벌써 10년이 됐다.
 
한 길 가는 부부
 
▲ 기도하는 사모들 모임에서 성경공부하는 김영옥 사모      © 크리스찬리뷰
“요즘엔 남편이 많이 도와주세요. 시간이 될 때마다 또 제가 힘들어 할 때 가이드도 해주시고요. 운전도 해주시고요.”
기자가 “누가 봐도 열정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는 여걸이다”라고 건네자 그는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아버님이 늘상 그러셨어요. 넌 치마만 둘렀지 남자다. 넌 대장부다. 네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큰일을 할 수 있는 아이인데 이런 말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그러면서 아버지 사랑을 많이 받았죠. 사실 전 주저주저하지 않고, 모르면서도 일단 시작하는 편이에요. 뭐든지 하면 될 것 같은 마음이지 주저주저 하지 않아요. 긍정적인 편이지요.

이번에 아버지께서 오셨는데 ‘참 장하다, 이렇게 큰 차를 네가 운전 하냐. 장하다 내 딸아, 그러셔요. 그런데 여행지 갔다 늦게 오면 아버지가 밥도 안 드시고 현관에 나와 계세요. 그러면서 왜 늦었냐고 그러세요. 운전하니까 걱정되시는 것 같아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만들어 예수전도단 간사로 사모들의 모임 연락 책임자로 섬기고 있는 그는 “사모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두려울 때도 있다”며 “특별히 아내로서 남편에게 제때 따끈한 식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동안 여행사 광고를 별로 안했습니다. 입소문으로 오셨거든요. 이제는 인터넷 등을 통해 홍보를 하려고 준비 중이고요. 여행오시는 분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접촉점을 찾고 있습니다. 어떻게 접목을 해야 효과적일 지, 많은 생각을 하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  일이 없는 따스한 초겨울 휴일에 오랜만에 남편 서정국 목사와 오솔길을 거닐며 데이트를 즐기는 김영옥 사모   ©크리스찬리뷰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이 말을 보탰다.

“말씀과 기도로 잘 훈련된 성령충만한 동역자가 있다면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녀를 인터뷰하는 시간 내내 유쾌했다. 그녀의 솔직함이 좋았다. 편하게 기자를 대하는 것도 그랬다. 당당함 속에도 겸손함을 잊지 않기 위해 늘 하나님께 기도하는 멋진 신앙인, 그녀는 희망 덩어리다.

글ㅣ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ㅣ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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