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잠꼬대

김은미/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09/25 [14:55]
결혼 전

남편의 그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듬직함에 홀딱 반한 난 남편을 그렇게 생각했다.
항상 용감하고 씩씩한 남편으로... .

물론 남편은 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카리스마 넘치고 박진감이 넘치는 싸나이였지만 가끔씩 잠꼬대를 할 땐 그 박진감 넘치는 남편은 어디로 가버리고 만다.

영적으로 예민한 남편은 기도를 좀 적게 했다거나 영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거나 하면 가끔 악몽을 꾼다. 남편의 잠꼬대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남편의 잠꼬대 전반부가 시작 될 즈음에 난 이미 잠을 깨기 시작한다. 이젠 너무 많이 겪어서 후반부가 어떻게 진행 될 지를 알기 때문에 나름 나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자~~~전반부에 남편의 신음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뭔가에 쫓기는 듯한 긴박한 소름 돋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난 직감적으로 안다. 지금 사탄이 남편을 쫓고 있는 것이다. 한 몇분은 계속 신음 소리를 내면서 아주 괴로워한다. 남편은 이제 도망가지 못 할 정도로 괴로운 단계에 접어든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사탄~아 물~러~가라.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물~러가라."

너무 크게 소리 지르는 바람에 남편도 자기 목소리 때문에 깨는 단계까지 가면 그때 잠꼬대는 끝나게 된다.

그런 울 남편이 타스마니아에 살 때 잠꼬대의 변화가 일어 났었다. 한국 사람 만나기가 힘든 삶이었다.

교회에 가도 호주 사람들 뿐이고 이웃들도 모두 호주 사람들 뿐이었다. 그런 삶을 살다 보니 자연히 영어에 노출되어 있던 삶! 그런 어느 날, 남편이 또 잠꼬대를 한다.

어~~~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남편이 잠꼬대도 영어로 한다. 신음 소리는 영어와 한국어가 구분이 없으니 버전이 똑같은 신음소리다.

후반부...., 소리 지르는 단계.

"Satan~ I com ~ mand you~, in the name of Jesus ~ go ~ , go ~ away, go away!"

사탄도 호주 사탄인가 보다.

그런데 멜번으로 이사를 와서 다시 한국 사람들 많이 만나니 남편의 잠꼬대는 다시 한국말 버전으로 바뀌었다. 전반부와 후반부 버전은 여전히 변함이 없고 말이다.

김은미|멜번신달한인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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