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인터콥', 먹을까 뱉을까

예장개혁측 노회 영입 상태서 ‘공개토론회’, 교계 이슈로 급부상 중

정윤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4/29 [12:33]
▲  예장 개혁 인터콥조사위원회는 한국교회 1백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인터콥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크리스찬리뷰

한국교회의 대표적 교단인 예장 통합은 인터콥에 대해 2011년 예의주시·참여자제 대상으로 규정했다. △사탄을 멸하기 위해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베뢰아 귀신론과의 연관성 △교회·목회자 및 교회 내부 갈등을 야기시키는 인터콥의 비젼스쿨 문제 △현지 선교사들과 충돌을 일으키는 인터콥의 공격적 선교전략 △언제라도 재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성경의 가르침과 달리 복음의 서진 운동으로 예수께서 재림한다는 종말론 등을 문제 삼았다. 최바울 대표는 교계의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고 문제점들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고 통합교단은 인터콥이 약속을 잘 이행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참여를 자제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인터콥 공개토론회 참여자들 

이후에도 인터콥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에선 베뢰아 귀신론에 기초한 이단성들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인터콥이 문제점을 고치고 새롭게 거듭나지 않는 이상 한국교회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한편에선 고쳐야 할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한국선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인내하며 잘 지도하고 격려하여 건실한 일꾼과 단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  토론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인터콥 최바을 대표(오른쪽)    ©크리스찬리뷰


뜨거운 감자 ‘인터콥’, 공개토론회서 어떻게 다뤘나? 한국교회 앞에 놓인 ‘인터콥’이라는 과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뜨거운 감자를 놓고 6명의 인사들이 한 자리에 만났다. 2013년 4월 4일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예장 개혁측(다락방 영입을 반대한 교단) 인터콥조사위원회(위원장 황호관 목사) 주최로 열린 ‘인터콥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였다. 사회는 황호관 목사가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김홍만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박형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장),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이인규 대표(평신도이단대책협의회), 정이철 목사(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 연구위원), 최병규 목사(고신측 유사기독교연구소장), 최삼경 목사(전 예장 통합측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응답자로는 최바울 대표(인터콥)가 직접 나왔다.

<발제>

·김재성 교수 “잘못된 부분들은 지도해서 세워보자”

·박형택 목사 “인터콥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

·최바울 대표 “교회 관계 배려하지 못한 부분 진심 사과한다”


김재성 교수는 먼저 인터콥의 정확한 규정 내용이 무엇인지 인식할 것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인터콥에 대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교류금지, 불건전, 예의주시 등으로 규정한 사례는 있지만 총회 차원에서 정식으로 ‘이단’으로 결의한 적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터콥의 문제점은) 기독교 정통신앙의 핵심 교리들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이라기보다 신학적인 미성숙과 훈련부족에 기인한 요소가 크다”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지도한 결과 잘못된 점을 수정하려는 자세와 열심히 신학적 소양을 닦으려는 최바울 대표의 자세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러나 아직 고쳐야 할 것이 남아 있다며 ‘백투예루살렘 선교전략’(‘땅끝= 예루살렘'이라는 해석에 기초한 선교전략. 복음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온다고 주장한다) 등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의심 받는 요소는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며 “진정성과 성실한 수정의 자세, 선교단체의 폐쇄성 극복, 지역교회와의 우호적인 관계개선을 하며 비판을 겸손하게 잘 수용하며 건실한 단체와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택 목사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최바울 대표와 인터콥이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공청회에 참여한 것은 싸우거나 정죄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미국교회의 선교를 염려하며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과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박형택 목사는인터콥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인터콥이 이번 기회에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크리스찬리뷰

그러나 박 목사는 인터콥의 문제점에 대해 △이 세상을 하나님과 마귀의 대결구도로 보는 이원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마귀를 멸하기 위함’이라고 하는 베뢰아와 다락방 사상의 영향 △요한계시록 13장 짐승의 표를 전산칩으로 해석하는 등 자의적 성경해석 △정통교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상한 세대주의적 종말론이라고 비판했다.

발제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에서 최바울 대표는 이날 공청회 참석이 여간 녹록치 않았음을 내비쳤다. 심지어 모 기관에선 이번 공청회에 참석하면 ‘우리가 이단으로 규정하겠다’는 압력을 가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번 공청회에 나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구 말리고 반대했는데 나를 염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여러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은 이슬람·변방 오지에서 목숨걸고 선교하는 750여 명의 인터콥 선교사들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인터콥 소속 현지 선교사들이 선교적 열정을 현장에서 쏟을 수 있도록 한국에서 발생하는 논란을 풀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KWMA에서 인터콥 간사들을 대상으로 매달 1~2차례 특강을 열었고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점을 끝까지 지적했다”며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돼 내게 아주 유익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한국교회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도 “간혹 구성원들의 발언으로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분이 계시던데 선교단체의 문화를 몰라서 벌어진 일이다”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인터콥엔 교파를 초월해서 다양한 사람이 모이다 보니 각각 자기 소속 교회에서 배운 신앙과 신학이 표출되기도 한다”며 “그것을 시비걸면 초교파 선교단체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국에 이슬람 세력이 팽창하며 인천 송도에 이슬람 자금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포교하는데 우리들도 적극적으로 선교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밤낮 쉬지 않고 기도하고 선교하는 인터콥이 특수성을 배려하지 않고 시비걸면 선교하지 말라는 것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토론회 시간 동안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보다 △초교파적 선교단체의 다양성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선교단체의 특수성을 간과한채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백투예루살렘 등 문제점을 고치라고 해서 용어를 고쳤지만 마음 깊이 설득되지는 않았다며 비판에 대해 반박하거나 진심껏 수용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최 대표는 “현재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신학석사 과정을 밟으며 존 칼빈과 존 오웬의 신학 사상을 배우며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며 “나는 언제나 배울 자세가 돼 있고 지도하면 배우고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를 빌어 나의 미숙함이나 선교적 열심 때문에 충분히 교회 관계를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베뢰아 사상과의 관련성 

토론회의 주제는 인터콥의 이단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베뢰아 사상과의 관련성 △신사도 운동 관련설 △극단적 세대주의 사상 △이원론적 사고 △‘백투예루살렘’(Back to Jerusalem) 용어 사용의 문제 △최바울 대표 저서의 문제점 등 6개 항목에 대해 세이연측에 소속한 최삼경·정이철 목사 이인규 권사가 질문하고 최 대표가 방어하되 지도교수들이 최 대표에게 조언하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  이인규 권사(세이연 상임위원, 평이협 대표)가 인터콥의 이단성과 문제점을 각종 자료들을 제시하며 질문했다.ⓒ  ©크리스찬리뷰


세이연측은 최바울 대표가 청년 시절 대표적인 이단으로 거론되는 김기동 씨의 성락교회를 1년 7개월 정도 다니며 청년회장을 지냈고 김기동 씨의 주례로 1983년 결혼한 다음날 곧바로 터키 선교사로 출국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형편이 어려워 성락교회에서 결혼을 했고 김기동 씨의 주례로 결혼한 것도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이 한국교회가 베뢰아 사상을 ‘이단규정’하는 등 문제 삼지 않았던 때였다고 해명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성락교회를 떠났으며 베뢰아 사상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의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며 반박했다.

최 대표는 최삼경 목사(전 통합측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가 “예수님이 마귀를 멸하러 오셨다는 주장은 김기동 귀신파의 독특한 주장인데 어떻게 그런 주장을 하게 됐나?”라고 묻자 최 대표는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어 그렇게 썼다. 그러나 지적을 받고 고쳤다"라고 답했다.〠
 

글/정윤석|크리스찬리뷰 한국 주재기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