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 and EM

Korean ministry and English ministry

김동원/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8/01 [11:36]
이번 호부터 연재할 ‘해외 한인 교회와 한인 자녀’에 관련된 내용은 그동안 필자가 미주 지역과 호주 지역에서 경험한 다음 세대 사역과 2세 영어 목회, 그리고 여러 해외 한인 교회를 컨설팅하고 여러 리더십 모임에서 특강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은 필자의 경험과 연구 내용과 활동범위가 지극히 제한되다 보니 내용이 다소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내용이 될 수도 있다.

우선 필자에게 해외 한인 자녀 사역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남가주 동양선교교회 박형은 목사(Rev. Jim Bob Park)를 먼저 소개하겠다.

2012년 12월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 중 기자가 박형은 목사에게 이런 질문이 던졌다. “박 목사님은 왜 10년 이상 열성적으로 했던 2세 EM 사역을 중단하고, 텍사스 달라스에 있는 1세 한인교회 빛내리교회 담임으로, 그리고 지금은 42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양선교교회에서 1세 교회 담임 목회를 하고 계십니까?”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박형은 목사의 대답은 너무나도 간결하고 정확했다.

“10여 년간 2세 목회에 전력 질주해 오던 제가 돌연 1세 목회로 전향한 건, 2세 목회가 싫어서가 아닙니다. 한 세대의 악이 다음 세대의 영성을 죽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부모 세대의 영성을 보면서 2세들이 자기 갈 길을 결정하는데, 자녀들 눈에 부모가 위선자나 이중인격자로 보이는 가정이 많습니다.

1세대 교회와 교인들의 이런 모순과 위선이 고쳐지지 않으면 사사기 2장 10절에 증거되어 있듯이 ‘그 세대 사람도 다 그 열조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라는 말씀처럼 다음 세대를 향한 희망이 없다고 봅니다.

2세들을 위해서라도 1세들이 제대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해외 한인교회 담임목사로서의 역할은 올바른 1세대 교회와 교인들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답고 건강한 1세대 교회에 의해서 2세대와 다음 세대 교회가 세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박형은 목사는 예전에 텍사스 빛내리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할 때도 동일한 대답을 했다. 다음 세대 사역과 영어권 예배를 위한 정확한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필자도 다음 세대 교회와 교인을 향한 이런 비전으로 호주에서 1세대 한인교회를 2006년에 개척했다. 1세대들의 성령충만한 깊은 영성과 말씀에 대한 순종이 2세대 교회와 교인들에게 전달될 때 해외 한인교회에 다음 세대를 향한 비전과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1세대들의 시기, 질투, 다툼, 분열과 같은 것이 2세대 눈앞에 보여진다면 다음 세대를 향한 희망보다는 괴리감과 단절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예로 박형은 목사가 해외 한인교회와 다음세대 교회를 향한 명확한 비전을 동양선교교회 담임목사 취임예배에서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동양선교교회는 작년 후반부터 교회가 두 개로 분리된 안타까운 아픔을 안고 있다. 하나였던 교회와 교인들이 한 교회 건물 안에 두 군데 다른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박형은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가 있고, 박형은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이 드리는 예배가 있다. 이 상황을 박형은 목사는 이렇게 아쉬워하고 있다.

“1세대 교인들이 서로 연합하고 하나가 되었을 때는 한어권 예배도 1,200명 이상으로 부흥하고, 영어권 예배와 다음 세대 예배도 500명 가까이 부흥을 했는데, 교회와 교인간의 갈등이 생기고 경찰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사건을 치르면서 이제 다음 세대 예배는 100명 정도만 남고는 다 떠났습니다. 그리도 교회가 다시 회복되면 떠난 이들이 돌아올 거라는 소망을 품고 아릅답고 건강하게 목회를 해야겠습니다. 어찌되었건 1세 교회와 교인들이 회복이 되어야 2세와 다음 세대들이 돌아옵니다.”

지금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지만 미주 지역에 다음 세대 목회자 연합모임이 있었다: Korean American Ministry Resources (www.kamr.org). 참석하는 대부분이 2세 사역과 영어권 예배를 인도하는 사역자들이다. 다른 2세 사역자들과 대화를 주고 받던 중 ‘KM과 EM’에 대한 1세대와 2세대 사역자들의 해석이 다른 것을 발견했다.

1세대 사역자들은 ‘KM=Korean Ministry, EM=English Ministry’라고 생각하지만, 2세대 사역자들은 ‘KM= Killing Ministry, EM=Easy Ministry’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반어적인 해석에 2세 사역자들의 정서가 담겨있는데, 1세대 교회와 교인들과 목회자들이 너무 많이 싸우고 좋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많은 2세 사역자들과 영어권 사역자들이 한인교회를 떠나는 이유도 2세 교인들과 같다. 그래서 2세 사역자들과 함께 모일 때마다 교회와 사역이 교인과 가정과 사회를 살려야 하는데, 오히려 죽이고 있다는 공통적인 기도제목을 놓고 함께 울면서 회개기도하며, 1세대 한인 교회들을 다시 회복시켜 주시라고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논어의 술어편에 ‘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 반드시 나의 스승이 한 명이 있으니 그중에 선한 자를 가려서 따르고 그 선하지 못한 자를 가려서 자신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라는 가르침이 있다. 

한번은 미국 서부 오클랜드에 있는 흑인교회 집회를 인도하면서 위에 인용한 공자의 말을 설명했더니 한 흑인 청년이 손을 들고 이렇게 질문했다. “목사님, 제 주변에는 선하지 못한 자만 있고 선한 자가 한 명도 없는 데 어떻게 합니까?”

집회를 마치고 그 청년과 상담을 하는데,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인데 갱단과 마약에 연류되어 이미 감옥도 다녀온 청년이었다. 그 청년의 성장 과정과 주변 환경을 들어보니 선한 영향을 주는 가족이나 이웃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재소자로 복역 중에 있으면서 교도소를 방문한 목사님을 만나게 되고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청년이었다. 나중에 이 청년은 미국 서부 오클랜드에 위치한 Cityteam 남성재활센터의 팀장이 된다.

단 한 명의 선한 사람이 없어서 방황하다가 단 한 명의 선한 이웃을 만나고 인생이 바뀐 청년의 간증이 다음 세대를 향한 1세대들의 간증이 되기를 바란다. 선하고 아름다운 1세대 교회가 있으면 2세대와 다음 세대 교회는 반드시 회복되고 다시 세워진다. 이제 글을 마치면서 필자가 해석하는 ‘KM과 EM’의 정의를 소개한다.

KM=Knitting Ministry ‘비록 흩어져 있고 나눠져 있고 부서져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점점 엮이고 묶이고 섞이고 친밀하여져서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사역.’ ‘To Knit’라는 단어는 주로 실타래로 옷을 짤 때 사용이 되지만, 부서진 뼈가 다시 단단하게 만들어 지는 과정에도 이 단어를 사용한다.

1세대 교회들과 교인들과 목회자들의 갈등과 아픔이 다시 회복되는 과정이 EM을 준비하면서 선행되어야 한다. 1세대 교회가 회복되고 건강해지면 2세대와 다음 세대 교회는 반드시 세워지고 발전한다.

EM=Enriching Ministry ‘좋은 것을 가지고 더욱 튼튼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사역.’ ‘To Enrich’의 뜻은 이미 가지고 있는 좋은 것으로 더 큰 것을 더욱 좋고 아름답게 만든다는 뜻이 있다. 그래서 ‘경제가 발전하면 나라가 부강하게 된다 Commerce enriches a nation’라는 표현에 주로 사용된다.

KM을 통해서 화합하고 건강해진 교인들과 사역들이 좋은 비전과 겸손의 자세와 꾸준히 개인과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영향을 미치면 그것이 곧 Enriching Ministry가 된다.〠

김동원|브리즈번 갈보리한인연합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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