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와 Tablet세대

김동원/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8/30 [17:03]

제1차 세계선교대회 (World Mission Conference)가 영국  에든버러(Edinburgh)에서 1910년에 열렸다. 첫 세계선교대회를 통해서  8개의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세계선교에 대한 교회연합운동이 시작되었다.

당시 선교의 화두는 “우리가 어떻게 취약한 지역과 나라와 민족을 방문해서 복음을 증거하며 선교를 이끌어 나갈까?”였다. 그런 20세기 선교 전략을 가지고 소위 기득권 교회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세계선교가 후진국들로 전개되어 갔다. 간단히 요약하면 복음을 들고 후진국들을 찾아가서 선진국적인 방법과 과정을 그대로 교육시켜 후진국의 선진국화를 시도한 첫 번째 교회연합 선교가 시작된 것이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 여러 크고 작은 지역 전쟁을 격는 과정을 거친 이후 7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세계선교에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는데, 기존의 선진국 교회 중심의 선교에서 각나라의 교회대표들이 참여하여 연대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그리고 산업, 과학 기술, 교육, 방송 통신의 발전에 따라 9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각 교회 대표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하는 선교로 전환되었으며,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선교 전달자와 수혜자가 함께 모여 선교 지역사회와 지역민을 위한 공동의 선교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었다.

쉽게 정의하면 현재는 선교지역에 사는 현지인을 선교사로 양육하자라는 모토로 참여연대와 상생의 선교 모델이 형성이 되고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22세기의 선교 모델은 무엇이 될 것인가? 그것은 'an emerging model of training the trainers!'이 될 것이라고 우선 정의하고, 22세기 선교 모델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나누도록 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교의 모델이 지난 1~2 세대 동안 급변하게 변화된 가장 주된 원인은 인터넷과 대중교통의 급격한 발전이다. 지금은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먼나라가 이웃나라가 되었고, 세계가 지구촌이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선교는 일방적으로 보고하는 선교에서 연합하여 참여하며 직접 경험하는 선교로 변화되어가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런 외부적인 영향을 교회와 선교의 내부로 가지고 온 것은 누구인가?

누가 교회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누가 전 세계에서 유용한 동영상과 MP3를 찾아서 나누고, 누가 선교지 방문 영상을 만들어 보급하고,  누가 전 세계를 비행기를 타고 누비고 있는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 교회와 선교의 내부 영향 제공자들이다. 바로 다음 세대들인 것이다.

기성 세대를 386세대라고 한다면 다음 세대는 기성 대세와 전혀 다른 타블렛(갤럭시 탭, 아이패드) 세대들이다. 억지같지만 한번 상상해 보라. 어떤 세대는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위해서 집에 있는 데스크탑과 필요한 책들을 차에 실고 가고, 어떤 세대는 노트북에 여러 권의 책을 가방에 넣어 짊어지고 가고, 또 어떤 세대는 타블렛 하나만 가볍게 들고 가서 그 안에 저장된 수천 권의 책을 들추며 공부를 한다.

만약에 세 사람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면, 데스크탑 세대는 사전을 펼쳐가며 대화를 할 것이고, 노트북 세대는 전자 사전을 사용할 것이다. 그리고 타블렛 세대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구글(Google)과 같은 즉석 번역기를 사용해서 대화할 것이다. 결국 그 대화는 공동의 관심사를 결국 찾지 못하고 386 세대와 노트북 세대, 그리고 타블렛 세대로 나눠져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다음 세대 목회와 사역을 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의이다. 386세대와 타블렛 세대는 호환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 예로, 90대 후반 미국 서부 산호세 지역에 데이빗 채라는 한인 2세 목사가 Great  Exchange Covenant Church (www.grx.org)를 개척했다. 모든 예배와 프로그램이 영어로 진행된다. 개척한지 3년 만에 Mipitas, San Francisco등에 지교회를 다시 개척했다. 현재 여러 지역에 지교회가 개척되었고, 개척목사인 데이빗 목사는 최근 LA지역 산타클라라로 이주하여 또 다시 교회를 개척했다.

이 교회의 특징은 모든 교인들이 동양인 2세, 3세, 심지어 중국계 미국인 9세까지라는 사실이다. 한인 1세대들도 참여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곧 다른 교회로 옮겨갔다.
 
첫 번째 이유는 개척 당시 교회 예배를 호텔 연회장·대형회의실에서 드린 사실 때문이다. 교인들 중 여러 호텔의 경영인들이 있었는데 개척당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예배 장소를 배려해 준 것이다.

다음 세대 예배장소로 최고의 장소였다. 교회 관리와 식사 봉사가 필요없는 다음 세대 특성에 맞는 최고의 예배 장소였다. 그 이후로 지 교회들도 한동안 지역 호텔 연회장에서 예배를 드렸다. 1세대로서는 적응이 안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다음 세대들에는 너무나도 편리한 예배 장소였다.

그외에도 은행장, 병원장, 학장, 정치인들, 기업의 임원들인 교인들이 많아서, 개척 이후 첫 선교를 캄보디아로 갔을 때 수십 명의 의사와 건설기업 경영인들이 참여를 했다. 그리고 방문한 캄보디아 마을에는 2주간 임시 종합병원과 육아 교실, 컴퓨터 교실, 영어 교실이 운영되었고, 건설업자들은 지역 건물들을 수리, 보수해 주었다.

2주간 선교봉사에 전념하다 그대로 귀국해서 출근을 했다. 지역 관광도 없고 휴식도 없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는 3배 이상의 전문인들이 더 넓은 지역을 방문해서 2주간 쉬지않고 봉사하고 귀국했다.

내가 2000년 초반에 데이빗 채 목사를 만나서 대화를 하면서 "아하, 이것이 바로 다음 세대 목회와 사역의 새로운 모델이구나"라고 깨달았는데, 그것은 기성 세대 목회와 사역이 교회에 교인들이 맞추는 것이라면, 다음 세대 목회는 1) 교회가 교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2) 그들의 신앙과 열성을 최대한 표현하고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고 3) 신앙 성숙과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서 4) 교인들이 함께 교회의 모습과 색깔과 선교와 사역의 방향을 목회자팀과 공동으로 세워가는 것이다.

참고로 지교회의 담임 목사들은 모두 다 본교회 출신의 교인들이다. 필자와 가까이 지냈던 Charles May 중국인 5세 교인은 IBM 본사에서 Java program 팀장으로 $25만 불이상의 연봉과 주식 옵션을 받고 지내다가, 30대 중반에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신학공부를 마친 뒤, 현재 미국 서부 Fresno 지역 지교회 담임 목회를 하고 있다. 통화를 하면서 무슨 이유냐고 물었더니 "This is God's calling in/for my life. and this is what makes me alive and joyful." 조만간 프레스노 지역에 또 다른 영향력있는 교회와 목회자와 교인들이 세워질 것이 기대가 된다.

그렇다면 미주 지역에 있는 수많은 2세 목회가 왜 실패를 하고 있는가? 호주에서도 2세, 혹은 영어권 사역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기성 교회에 다음 세대가 맞춰가야 하는 현실이다 보니 다음 세대가 부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세대는 능숙한 인터넷 사용과 편리한 교통기술 개발로 전세계의 모든 사건과 문화와 흐름에 익숙한데, 결국 교회를 갈 때는 가벼운 타블렛을 집에 놓고 힘들게 386컴퓨터를 가져오라고 하니 세상에 뒤쳐지는 교회 현실에 부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의 주권과 복음의 진리는 불변하며 믿고 따르는 자들에게 세상이 감히 흉내내지 못하고 상상하지 못하는 은혜, 사랑, 자비와 용서하심을 주신다는 것에는 의심이 없다. 그러나 디모데서에도 있듯이 그 보화를 담는 그릇이 금그릇도 있고 은그릇도 있고 나무그릇도 있고 질그릇도 있다는 사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 사역자에게 목회서신을 보내며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는가?

"그릇의 종류가 아니라, 그중에서 깨끗하게 준비된 그릇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신다." 〠



김동원|브리즈번 갈보리한인연합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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