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대화법(2)

가족과 사회를 이어 주는 대화법

김석원/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11/25 [14:41]
다문화 대화ㆍ소통은 기독교 밖에서도 관심이 크다. 공식적으로 ‘다문화’를 표방하는 호주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길거리, 직장에서 더 많은 외국인과 ‘대화’하는 현실이다. 같은 한국인 속에서도 세대 차이가 ‘다른 문화’차이 수준이 된지 오래고, 국제화가 더 심화되면서 문화를 넘는 대화문화정립이 더 절실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역사논쟁, 좌우논쟁에서 드러나듯이, 세대 간, 계층 간 분열이 더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는 ‘이들 다른 문화’간의 소통법이 개선되지 않으면 미래가 암담한 실정이다.

대화법에 대한 접근 방법은 다양하다. 마켓팅 기술이나 여론 조작, 조직 경영도 일종의 대화법이다. 그러나 서점을 주름잡는 이러한 대화법은 인격적인 면보다는 기술적인 면이 강이다. 다시 말해 대화가 인간에 대한 관심, 애정, 통찰을 바탕으로 하기보다는, 이익추구나 조직유지를 위해 대상을 효과적으로 몰아가는 기술적 측면이 강하다. 이런 방법은 당장 효과는 있겠지만, 대화의 가장 중요한 기초를 파괴한다. 바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다. 때문에 더 심각한 대화단절이나 포기로 연결될 수 있는 소지도 크다.

상담학에서 강조되는 대화법은 이보다는 훨씬 전인적이다. 서로를 깊이 알고, 이해하고, 제삼의 답을 찾아 나서는 여정으로 이해된다. 이점에서 효과적인 대화문화는 관계의 열쇠이자, 내적 상처의 치료제다. 세상을 알아가는 도구며, 자신과 세상을 개선시키는 희망도 여기에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휴 맥케이의 대화의 열 가지 원칙은 이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심도 있는 호주 사회 분석 컬럼을 기고해 온 휴 맥케이는 사회학자다.

최근 30년간 호주사회 변화에 대한 가장 통찰력있는 분석서인 ‘Reinventing Australia'(호주의 재인식)의 저자이기도 하고, 이후에는 호주내 다양한 세대, 문화간의 대화를 위한 책들을 저술했다. 이 중에 하나가 ‘Why People Don't Listen?’(왜 사람들은 듣지 않는가?)로 이후 맥밀란사에서 ‘Three Generations'(삼 세대 간의 대화)이란 이름으로 재정판이 나왔다.

호주도 한국처럼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가 심각한 수준이고, 여기에 여성운동, 이민물결까지 더해져 호주사회의 ’다원성‘으로 인한 대화문제는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를 위해 그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대화법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열 가지 원칙

1. 대화는 나의 메시지가 좋은지 나쁜지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게 하는가로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2. 사람은 받아들이기 편한 이야기만 듣고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3. 대화를 하면서 태도나 의도를 지적하면 변명이나 반발을 한다
4. 자기 상황과 원래 가진 생각에 비슷한 내용이면 더 잘 수용한다.
5. 자신의 인간관계 전반이 불안하면,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한다.
6. 내가 먼저 경청해야, 상대도 경청하고 싶어 한다.
7. 상대를 설득하려면, 환경변화와 대화시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8. 상대와 협의를 통한 설득이 가장 효과적이다.
9. 상대가 받아들이는 방법은 외부적 조건들이 영향을 많이 미친다.
10. 자아 인식과 내적 갈등이 풀려는 자세가 결여되면 대화가 힘들다

이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각 상황에서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호주동아에서 열렸던 문화강좌를 통해서 그 내용을 소개한 바 있는데, 관심 있는 분은 관련 세미나나 휴 맥케이의 책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러나 이들 원칙을 하나로 엮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경청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 여기서 경청이란 들어주는 것 이상이다. 상대의 입장을 공감하려고 시도하고, 정확히 이해했는지 자신부터 확인해 가면서 듣는 과정이다.

더 나가서 내 결론만이 답이 아니라, 상대로부터도 수용할 뭔가가 있다는 기대를 담은 듣기다. 맥케이는 특유의 실용성과 유머를 섞어 경청문화 조성을 위한 일곱 가지 전략을 이렇게 제시한다.

  1. 먼저 듣고 반응은 나중에 하라
  2. 연상 작용에 주의를 빼앗기지 마라
  3. 나와의 관련성을 자문하라
  4. 너무 쉽게 접한 정보는 금방 사라짐을 잊지마라.
  5. 인간의 사고속도를 염두에 두라
  6.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7.들은 바를 계속 확인하라

‘경청의 중요성’은, 강조되는 정도만큼이나 실천하기가 어렵다. 우리부터가 경청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적었고, 경청을 방해하는 환경과 정서에 빠지기도 쉽다. 때문에 대화법훈련은 주요 원칙들을 계속 환기시키고, 다양한 방법으로 임상실험과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교육 대화법훈련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사와 학생에게 이 원칙을 계속 주지하고,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도록 한 뒤 피드백과 격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교회교육에서 대화법을 적용할 때는, 이러한 ‘상대 눈맟추기’ 전략과 ‘진리에 대한 절대적 확신’의 균형이 요구된다. 후자 쪽에 속한 이들이 자주 보이는 일방적, 교조적 분위기 덕분에, 대화법은 다원주의자나 자유주의신학자들의 전유물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적 신앙은 본질적으로 우리를 겸손하도록 요구한다. 이점에서 다문화 대화법의 원리들은 예수님의 ‘성육신 신학’과 궤를 같이한다. 성육신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셨듯이, 다문화 대화법은 우리 관계와 교육의 희망이 될 것이다.〠 (계속)

김석원|크리스찬리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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