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세계관(2)

문화를 보는 눈

김석원/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2/24 [11:48]
주일학교에 세계관 교육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을 꼽는다면 빠지지 않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비전(Transforming Vision 리차드 미들톤, 브라이언 월쉬)이다. 한국 저자들이 쓴 좋은 기독교 세계관 개론서들이 흔한 지금에도 이 책의 직간접 영향력은 곳곳에서 쉽게 감지된다.

이 점에서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이고 이것이 지향하는 바를 논하는 데는 책 내용을 요약 소개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요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다섯 가지다. 

1. 모든 사람과 사회는 세계관을 가지고 산다. 세계관이란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점에서 세계관은 문화의 기반이고, 세계관을 가지지 않은 개인도 사회도 존재할 수 없다. 이점에서 세계관은 기독교뿐 아니라, 다양한 개인과 사회조류를 분석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독교가 놓친 분야들을 재정복하는 일도 가능하다.

2. 세상의 존재하는 세계관은 대게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나는 누구인가?(개인의 의미) 나는 어디에 있는가? (세상의 의미)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문제 원인) 그 해결책은 무엇인가? 추상적으로 보이는 이런 질문들이 개인과 사회가 특정문제에 반응하고, 움직이고, 싸우고, 받아들이는 기준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미들톤은 기존에 어떤 답을 가졌던, 자기 답이 최선인지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도전한다. 이를 따질 수 있는 기준으로 현실성: 실제 현실의 경험과 조화가 되는가?

내적 통일성: 이들 설명들이 서로 일관성을 가지고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그리고 개방성: 새로운 현상과 문제들에 대해서 자기 개선의 능력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도록 묻는다.

3. 기독교 세계관은 ‘창조물로서 세계, 창조물을 다스리고 개발하는 권위를 부여받은 인간, 창조자의 기준을 거부함으로써 모든 것을 엉클어놓은 타락, 그리고 여기서 자구적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와 계속되는 반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통해 제시한 구속의 길을 답으로 제공한다. 현실성, 통일성, 개방성 모든 면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은 최선의 답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4. 그러나 현대 교회는 초대교회 이후 헬라문화의 영향을 받아 성속을 구분해 왔고, 덕분에 ‘교회’와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버린 구원 문제는, 이제 과학혁명 이래로 하나님 대신 인간을 신격화시킨 현대 문명의 도전 앞에 속수무책이 되버렸다. 특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주요 사조들의 기반을 제공하는 과학주의, 기술주의, 경제주의라는 자기 파괴적인 사회를 만들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독교적 대안선포가 시급한 실정이다.

5.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은 우상을 버리고, 삶을 이루는 여러 가지 영역들을 같이 회복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규범을 교회 밖까지 적용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되며, 마지막으로 예배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적 시도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특히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대학을 통해 기독교적 학문과 대안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독자은 어떻게 들리는가? 물론 이것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좀 더 깊은 연구와 학문적 배경이 요구되기 때문에, 결국 ‘아카데믹’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적어도 약간의 훈련만 주어진다면, 우리가 우리 앞에 놓여진 세계의 복잡한 세계의 도전과 이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여러 사상과 학문들을 분석하는 데 일반 성도도 적용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동시에 공적 영역에서 무력하기만 신앙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 표현하고, 우리들 교회 주변에서 종종 발견되는 무지한 배타적 태도와, 타인과 교류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폐쇄성을 극복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인 틀이다.

물론 이 관점이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월터스토프는 세계관 운동이 ‘삶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으며, 일반 철학자 중에선 세계관운동이 사용하는 기준자체가 ‘사전에 짜 맞춰진’ 다시 말해 ‘개혁주의 기독교 교리를 옹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객관적인 논의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들톤 자신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우리가 항상 삶의 현실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은 늦춰서는 안되며, 동시에 기독교 자체는 ‘창조 하나님을 믿는 종교답게’ 창조세계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과 도전에 항상 반응할 역동성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관운동도 이러한 성경적 기독교의 본질에 충실하다면 이론적인 교리적 이데올로기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민교회 주일학교의 상황에서는 세계관적 관점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적용된다.

1. 기독교를 가지고 일반세상과 사상, 관념들을 체계적으로 분석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들과의 교류, 교훈, 그리고 분명한 차이점도 집어낼 수 있다. 특히 다원주의가 당연한 호주환경에서, 불교, 힌두교, 이슬람을 포함한 다양한 종교에 대해서도 단순히 겉에 드러나는 차이가 아닌, 생산적인 이해능력을 갖추게 한다.

2. 기독교와 상관없는 분야에서도 신앙적 표현을 할 수 있는 희망을 제공한다. 특히 직장을 준비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삶과 신앙을 결합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관심있는 영역에서, 기존의 틀을 넘는 더 좋은 대안으로 기독교적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3. 특히 우리 문화를 지배하는 코드를 피상적인 정죄나 무조건적 배격에서 벗어나, 보다 본질적으로 분석하고 대책을 간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은 특히 이 시대를 지배하는 상업방송이나 팝뮤직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교회 속까지 파고든 다양한 상업주의적 논리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눈을 열어준다.

4. 복음을 통해 구원의 영역이 저 하늘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도 부분적으로나마 충분히 일어질 수 있는 비전임을 확인시킨다.

이를 위해 주일학교 교사부터 반드시 세계관적으로 기독교를 설명하고, 세계관적으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주요 종교와 이념들을 기독교와 비교할 수 있도록 교육되어야 한다. 동시에 세계관적 관점으로 아이들이 접하는 다양한 문화와 조류, 유행들을 향해, 왜 이것이 문제인지, 어떤 것은 조심해서 받아들여도 되고, 어떤 것은 아예 거부하는 편이 나은지 보다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아이들의 미래가 목사 아니면 신앙과 상관없는 직장 둘 중에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님을 인지시키고, 신앙이 내세적, 현실 도피적 도구가 아닌 현실의 모순과 문제를 풀어가나가는 데도 매우 강력한 도구임을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이 없이는 우리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어떤 부흥도, 결국 교회란 찻잔 안에 조용한 태풍으로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는 주일학교를 위한 어린이 신학편으로 이어진다.〠 (계속)
 
김석원|크리스찬리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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