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이 필요합니다

최성은/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8/25 [11:01]
성경을 읽다가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 갔더니” (눅 22:39) 라는 귀절에서 눈이 멈췄다.
 
최후의 만찬을 마친 주님이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으로 갔는데 그것이 주님의 습관이었다는 것이다. 감람산에서 기도도 하고 쉬기도 하며 밤을 보내는 것이 예루살렘 입성 후 지난 며칠간의 습관이었는지 아니면 주님이 예루살렘을 방문하실 때마다 그렇게 하신 것인지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으레 그렇게 하던 주님의 습관이었음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유사한 여러 단어를 두고 굳이 습관이라는 단어를 누가가 선택할 이유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주님이 습관을 따라 그곳에 가신 것이므로 가룟유다도 충분히 짐작하고 찾아 올 수 있었으니 주님의 십자가 죽음이 얼마나 자발적인 것이었는지를 이 단어만큼 잘 보여주는 것도 없다 할 것이다. 습관이란 무엇일까.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 최후의 순간에도 습관은 사람을 붙드는가.
 
사람마다  독특한 습관이 있다. 주님이 감람산에서 밤을 새운 것처럼 칸트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거리를 산책하고 정해진 식당에서 점심을 하였다. 그가 얼마나 정확히 그 습관을 지켰던지 사람들이 칸트를 보고 시계를 맞추었다고 한다.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매일 6시에 기상하여 글쓰기를 시작했고 건축가 프랭크 라이트는 새벽 3-4시에 일어나 몇 시간 일하다 다시 잠자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스티븐 코비는 (Stephen R. Covey) 자기의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습관을 지식, 기술, 욕망의 복합체로 정의했다. 그에 의하면 지식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론적 패러다임이다. 기술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즉 방법을 말하고 욕망은 동기 즉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동심원으로 그렸을때 공통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바로 습관이라는 것이다. 습관은 무의식적인 유형으로 일관성 있게 나타나 우리의 성품을 드러내고 우리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그럴만한 습관이 있고 실패하는 사람에게도 역시 그럴만한 습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공을 가져오는 좋은 습관을 기르고 실패를 안겨주는 나쁜 습관은 퇴치해야 한다. 우리의 신앙생활을 성공케 하는 좋은 습관은 규칙적인 말씀묵상과 기도, 인격과 삶의 변화와 성숙을 위한 훈련과 수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실패로 이끄는 습관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게으름과  말씀을 무시하는 교만과 다른 이의 고통은 상관없이 혼자만 잘 살겠다는 욕심일 것이다.
 
좋은 습관을 기르고 나쁜 습관은 퇴치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렵다. 레프 톨스토이는 18세 때 좋은 습관이 성공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목표를 세운뒤  자신의 의지를 단련하기 위해 매일의 실천을 기록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가 정한 여섯 가지 습관은 (1) 5시에 기상한다 (2) 한 번에 한 가지씩 한다 (3) 사창가는 한 달에 두 번만 방문한다 (4) 달콤한 음식을 피한다 (5) 다른 사람의 의견에 좌우되지 않는다 (6)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였다.                                           
 
 (3)항을 빼면 18살짜리 소년으로서는 꽤나 수준높은 목표가 아니었나 여겨진다. 그러나 천하의 톨스토이도 그가 계획한 대로 다 실천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틀째 계획을 따르지 않고 늑장을 부렸다. 왜 그랬을까.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좌절은 금물이다. 더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강제로 나 자신을 밀어 부쳐야 한다>라는 일기의 한 대목을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그는 어떤 날은 계획을 잘 지켰지만 어떤 날은 온 종일을 불만스럽게 보내거나  낮잠으로 허송하거나  완전히 아무 것도 안하고 지나갈 때도 많았던 것이다.
 
우주선이 달에 도달하려면 먼저 지구의 중력을 돌파해야 한다. 우주선이 발사된 후 처음 몇 분간 소모되는 에너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처음 몇 킬로미터를 비행하기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그 후 몇 십만 킬로미터를 비행하는데 드는 에너지와 맞먹는다.  왜냐하면 지구의 중력을 돌파하기가 그만큼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다.
 
습관 역시 거대한 중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은연중에 우리 몸 깊숙이 배어든 습관을 타파하는데는  상당한 의지력과 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다.
 
좋은 습관의 형성과 나쁜 습관의 퇴치에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알다시피 인간의 의지라는  것이 신통찮은 물건이다. 습관의 힘은 중력과 같아서 계속 나를 붙들고 빠져 나가지 못하게 끌어 당긴다. 반면에 사람의 의지는 다른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고갈된다. 이것은 하고 저것은 안하겠노라는 우리의 다짐이 십중팔구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초 룰>이라는 것이 있다. 20초 룰은 심리학자 숀 아처에 의해 개발된 것인데 습관의 교정에는 20초가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좋은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20초를 가까이 하고 나쁜 습관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20초를 멀리 하라는 것이다.
 
이는 그의 기타 배우기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기타를 배우리라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이유를 분석해 본 결과 기타를 보관하던 장식장까지 가서 기타를 꺼내오는 사소한 행위가 결정적인 원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는 기타를 하루 중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방 가운데 두고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게 한다. 그러자 상황히 급변한다. 20초 안에 언제든지 닿을 수 있는 곳에 기타를 두는 것만으로도 기타를 매일 연습할 수 있게 되었고 3주가 지나자 일상의 자연스런 습관으로 몸에 배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20초룰은 하기 쉬운 행위에 자연적으로 끌리는 인간의 행동패턴과  쉬운 길을 택하는 뇌의 작동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좋은 습관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20초 가깝게, 나쁜 습관은 쉽게 할 수 없도록 20초 멀게를 황금률로 삼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갈되는 우리의 의지를 유지시켜 원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습관은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주도적이 되라,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부터 먼저하라, 상호이익을 추구하라,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 시너지를 활용하라, 심신을 단련하라고 권고한다. 우리 성품은 근본적으로 습관의 복합체이다. 우리의 성공과 실패도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생각을 뿌리면 행동의 열매를 얻게 되고 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습관의 열매를 얻는다. 습관의 씨앗은 성품을 얻게 하고 성품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된 존재이다. 따라서 우수성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이다>라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옳다.
 
주님이 십자가를 감당해 낼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늘 기도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은 습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기르고 싶은 습관은 무엇인가. 또 퇴치해야 할 습관은 무엇인가. 인생이나 신앙생활에서나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두 예외없이 훌륭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음을 기억하자. 〠

최성은|시드니선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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