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테러 인질극과 신앙적 조명

류병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12/29 [11:45]
▲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인질극 현장인 시드니 도심 마틴플레이스가 거대한 추모의 광장으로 변했다. 범인을 포함 3명의 사망자를 내고 종료된 인질극 현장인 린트 초콜릿 카페 앞에 시민들이 줄지어 희생자를 추모하며 꽃다발을 바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지난 12월 15일, 시드니 시내, 마틴 플레이스에 위치한 린트 카페(Lindt Café)에서 발생한 인질극이 17시간 만에 인질범 포함 3명이 사망한 가운데 종료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미 사건과 미담 등에 관하여 미디어들이 많은 기사들을 쏟아내었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성경적으로 몇 가지 사실들을 조명하며 깊이 생각해 보고 싶다.
 
먼저, 오늘날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 강력하게 주장되어온 상대주의 철학의 맹점이다. 무신론자인 필립 아담스는 “도덕은 교통 신호와 같이 인간이 만든 것이다”라고 주장했는데,  절대적 가치와 도덕을 부인하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인질극을 벌인 모니스도 자신만이 믿고 있는 철학과 신념으로 이와 같은 행동을 했기에 관용과 존중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어떤 절대적 가치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반대로 지금 호주는 역사상 가장 교회 출석이 부진한 시대이지만, 이번 테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찾고 공중파 방송들이 함께 기도하자고 하는 것은, 세속주의와 인본주의가 인생의 위기에서는 답을 줄 수 없으며 그래도 인생의 피난처는 하나님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인질범 모니스와 같이 ‘외로운 늑대들’의 문제이다. 잃을 것이 없는 외로운 존재들은 이와 같은 돌출 행동외에는 자신을 알리고 외로움을 달랠 방법을 찾지 못한다.
 
특히 오늘날 서방의 많은 젊은이들이 극단적 이슬람 세계(IS)에 가입하는 이유도 너무나 편한 환경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뭔가 에너지를 불태울 것이 없나를 찾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60-70년대 많은 서방의 젊은이들이 공산주의나 히피 등에 빠졌던 현상과 흡사하다. 우리 주위의 외로운 늑대들에게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교제권으로 이끌어오는 사회적 치유가 교회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더욱 주목할 사실은, 모니스가 이슬람과 IS와의 연관을 주장하는데 반해, 호주의 이슬람 지도자들이 그를 비난하며 그들의 종교와 선을 그은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외로운 늑대, 모니스의 페이스북 친구가 14,000명이나 되며 IS, 텔레반, 보코 하람, 알 카에다, 하마스와 같은 수많은 테레 단체들이 이슬람에 의해 발생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많은 젊은 이슬람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모나코에서 이맘(이슬람에서 교회의 목사와 같은 위치)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이슬람을 믿다가 근래 기독교로 개종한 라키드(Rachid)는 50만 명이 넘게 시청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그가 기독교로 개종한 것은 관용을 외치는 이슬람이 관용이 없고 폭력이 난무하며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감동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이슬람에 대한 오판을 경고했다.
 
나아가, 호주 시민들의 성숙함을 언급하고 싶다. 이번 테러 인질극이 다문화 사회인 호주에서 이슬람인들이 차별을 받고 곤경에 처하게 되어 사회의 분열과 분쟁이 계속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토니 에봇 호주 수상도 이번 사고는 전체 이슬람 정신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물론 집단문화인 아시아인들에 비해 개인문화인 호주인들의 사고도 영향이 있겠지만, 두려움과 함께 기차에서 히잡을 벗는 이슬람 여인에게 먼저 다가가 “내가 함께 타 주겠다”(I’ll ride with you)고 손을 내민 시민들이 있기에 아직 호주는 다문화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인질극을 보도한 호주의 언론들도 자극적인 단어와 영상을 피하고 절제된 방송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종을 다투는 언론의 특성상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호주의 언론들, 특히 카페 바로 맞은편에서 수많은 영상을 확보했지만 끝내 방영하지 않았던 채널 7의 결정에 찬사를 보낸다. 이러한 모습들이야말로 진정한 이웃 사랑의 실천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서의 삶은 언제나 위험이 동반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는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이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듣게 된다.  언제 죽음이 문을 두드릴지 알 수 없는 인생이다. 출근한 남편이 건강하게 집에 돌아오고 등교한 자녀가 유괴 당하지 않고 무사히 집에 돌아오는 것이 어쩌면 기적이다.
 
한국에서 사역할 때,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유명한 대학의 교수로 부임한 어느 30대 후반의 젊은 집사가 부임 몇 개월 만에 출근길에서 만취한 트럭 운전수가 중앙선을 넘어 정면 충돌을 하여 세상을 떠났던 일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인간의 죄와 욕심으로 인해 위험천만한 곳이며 오늘 우리 가족이 이런 비극을 당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세상이다.   
 
2천 년 전에 예수는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  그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이 땅은 전쟁과 고통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님을 영접한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는 이 땅에서도 그 주님이 다스리시는 평화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부분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그러나, 그분이 다시 오실 때 우리는 더 이상 이런 테러와 비극이 없는 완전한 평화의 나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


류병재|실로암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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