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은 이단사이비대책 포기했나?

김철영 | 입력 : 2010/06/01 [07:48]
개정(안)에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삭제돼…대표회장이 해명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광선)는 지난 25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강당에서 제21-1차 회의를 열어 변화발전위원회와 법규개정심의위원회가 준비한 정관, 운영세칙, 선거제도를 다루려고 했으나 격론 끝에 정식 안건으로 채택도 못하고 정회를 선언했다. 특히 이용규 증경 대표회장과 일부 실행위원들은 개정안을 제대로 검토도 못했다며 반발을 했다.


▲지난 25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이광선 대표회장     © 뉴스파워 강은혜

뉴스파워가 개정안을 검토한 결과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상임위원회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증경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가 위원장을 맡아 4개월안 준비한 변화발전위원회가 만든 최종안에는 상설위원회에  '신학 및 이단연구'로 돼 있었다. 이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연구 차원에서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상임위원회들 가운데서 빠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교계의 중론이다. 

한기총 정관 총칙 제1장 4조에  의하면 한기총의 사업은 크게 일곱가지로 정리돼 있다. 한국기독교연합사업, 한국의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 사업, 남북통일과 대북한 관계 대책, 사회와 정부 및 국제적 공동 관심사와 협력사업 그리고 다섯 번째가 이단 및 사이비 대책이다. 그리고 구제와 구호 및 복지, 기타 상기 사업을 달성하기 위한 홍보출판과 전문인력 양성 및 필요한 부수 사업 등이다.
 
심의위원회가 만든 개정안에는 이 일곱가지 외에 전문 인력 및 기독교 인재 양성과 이를 위한 장학사업, 본회 창립정신 계승과 발전을 위한 장단기 사업, 위 각호의 사업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수적인 사업 등이다.

이처럼 한기총의 주사업에 포함된 이단사이비문제를 다룰 상임위원회를 배제한 것은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다. 더욱이 이단 사이비가 발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상임위원회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를 없애기로 한 것인지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배제된 것은 예견된 일이라는 말도 있다. 이광선 목사가 대표회장에 취임한 후 단행된 이단대책위원회 인사에서 한국 교회 대표적인 이단사이비대책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는 예장통합 최삼경 목사, 예장고신 최병규 박사, 예장합신 박형택 목사 등이 전문위원에서 배제됐다. 예장합동 진용식 목사만 전문위원에 유임됐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는 불과 2~3년에 이단으로 규정된 자를 이단 해제를 위해 앞장섰던 인사가 교단 파송으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원장 고창곤 목사 또한 위원장에 선임되면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상임위원회 중 가장 전문적인 인사들이 포진해야 할 위원회가 전문가들이 배제된 것에 대해서도 한기총 안팎에서는 최종 결정권자인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에게 시선이 쏠렸다.

그리고 개정안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상임위원회에서 빠진 것은 변화발전위원회가 만든 안을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가 위원장을 맡은 법규개정심의위원회에서 빠져버린 것에 대해서도 이광선 목사의 의중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광선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해 이단사이비문제를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목사는 대표회장 후보 소견서에서 "이단사이비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한 연구와 집행을 위하여 한기총 이대위와 각 교단 이대위의 네트워킹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자신의 공약과는 다르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에서 최삼경, 박형택, 최병규 박사는 배제됐다. 그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는 알길이 없지만, 결정권자로서 최소한 동의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목사는 특히 한국 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K씨를 이단에서 해제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결국은 자신이 속한 교단이 그 문제로 분열되는 진통을 겪게 한 인사를 변화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하는 등 수긍할 수 없는 인선을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기총의 한 인사는 “선거 때 이광선 목사를 지지했던 인사들에 대한 배려 차원일 것”이라고 말하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이단사이비로부터 한국 교회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정회된 한기총 실행위원회가 다시 열릴 경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를 누가, 왜 상임위원회에서 배제하자고 했는지에 대해 분명한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김철영(기사제휴사: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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