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론(敎會論) XIII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10/24 [16:15]

교회론을 종합하며: 교회를 교회되게

 

한국 사회학자 박영신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교회는 어떠한가? 경제주의의 추세를 교회가 철저히 반영하고 그 원리를 차라리 후원하고 있다.

 

교회마다 물질적 풍요와 여유를 찾기에 급급하고, 기독교의 부흥과 영향력을 교인수와 헌금액 등에 비추어 모든 것을 물량적으로 측정하며, 교인의 가정마다 물질적 축복을 비는 신앙(?)으로 넘치게 되었다.

 

한마디로 교회생활을 해보라 교회의 물질 지향성은 단숨에 잡힐 것이다.

 

도시의 교회는 바야흐로 합리적 ‘행정이다’ 시스템의 ‘경영이다’라고 알 듯 모를 듯 입으로 토해 내면서 목회를 이방식으로 규정짓는 시대의 늪속으로 깊숙이 빠져든 것이다. 그리하여 교인들의 믿음 생활을 수량화하여 수치로 등급화하는 데에 미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의 가르침에 의해 형성되어온 세계 인식의 틀이 세속적 경제주의에 침몰되어 교회가 마치 기업적 이해관계로 엮어진 조직으로 화석화되어 그 관리와 운영의 성격이 재화 획득과 축적이라는 경제적 욕구를 만족시켜가는 기업체의 그것과 매우 흡사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교회가 타락했다는 것이다. 타락의 원인을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책임은 목사와 장로 등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교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교회를 세우려고 했던 열심과 무지함 그리고 교회의 존재 목적을 바르게 성도들에게 교육하지 못하고 교회 성장에만 목을 매어 교회를 자신의 성공과 신분상승의 발판으로 이용하려 했던 탐욕들이 이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콘스탄틴 대제의 회심이 있기까지 초대교회는 로마의 박해를 받았으며 그 결과 지하 카타콤에서 신앙생활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의 삶 전체를 지하로 끌어내리는 일이었다. 지금의 교회는 너무 부요하다.

 

그리고 개신교회는 너무 분열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경쟁 구도로 치닫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를 비롯한 개신교회는 “교회가 무엇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교회론을 다시 정리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왜 주님께서는 이 땅에 교회를 세우셨는가? 교회와 성도는 매 주일 모일 때마다 이 질문을 진지하게 곱씹어야 할 것이다.

 

하워드 스나이더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대신 교회 자체를 세우는 존재로 자신을 규정짓게 되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고 경고한다. 교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분명한 의식없이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교회의 여러 가지 활동, 즉 종교적인 행위와 신령한 것들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하나님나라와 연결되어 있다. 교회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교회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하나님의 나라이다. 교회는 바로 하나님나라 건설을 위해 존재한다. 교회의 목표가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은 교회가 자체의 존속과 성장을 최종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한다

 

교회의 목표는 단순한 교세 확장이나 교회 제도를 유지하는 것에 있지 않다. 하나님의 통치를 세상 가운데 확장시켜 나가고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백성들이 만방에서 몰려와 하나님을 아버지로 고백하고 그리스도를 머리로 성령의 끈 아래서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공동체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한다(마 6:33). 그러나 교회만 지향하는 사람은 교회를 세우기 위해 때로 의와 자비와 진리를 간과할 수 있다.

 

교회에 속한 사람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이것만 고민한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세상으로 내보내느냐를 고민한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켜 하나님 나라를 가져오게 할까 이것이 그들의 비전이 된다.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하나님 나라보다 앞세우면 교회를 현상유지 하는데 급급해지지만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비전에 사로잡히게 되면 예수 그리스도가 그러했듯이 이들의 안목은 가난한 자, 고아와 과부, 포로된 자, 억눌린 자, 이 땅의 곤고한 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리고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하나님 나라의 미래를 꿈꾸게 된다.

 

바로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교회의 존재목적과 사명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하워드 스나이더가 제시하는 열 가지 명제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가 추구해야 할 좋은 대안으로 보여진다.

 

1) 오늘날 교회의 근본적인 위기는 하나님의 말씀의 위기다. 교회는 말씀의 역동성을 온전히 되살려 내어야 한다. 그것은 말씀을 그저 성경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특히 기록된 성경 말씀을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성육신하신 말씀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의사소통 하시는 하나님으로 보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교회는 하나님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2) 교회의 행동과 구조는 교회의 자기 이해의 근본적인 개념을 반영한다. 그 교회의 자기 이해는 종종 분명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3) 교회는 본질적으로 하나님 나라 백성의 공동체로서 일차적으로 조직이나 제도나 프로그램이나 건물이 아니다. 이런 구분은 근본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들이 사용하는 교회의 기본 모형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4) 교회를 하나님 나라의 백성의 공동체요 하나님 나라의 대행 기관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다면 그 구원은 불충분하며 온전히 성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

 

5)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이고 예언자적인 일은 무엇보다 예배하는 공동체와 섬기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6) 모든 신자는 하나님의 일꾼이요 종이요 제사장이다. 모든 신자는 사역으로 부름 받았고 하나님의 모든 백성은 사역자로 구비되어야 한다.

 

7) 모든 신자는 사역에 필요한 은혜를 받는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성령의 은사가 발굴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8) 리더십은 제자도에서 성장한다. 제자도가 제대로 함양되지 않으면 리더십은 성경적일 수 없으며, 영적인 리더십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리더십을 위한 세상적인 자격요건들은 성경적인 자격요건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9) 교회가 가난한 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면, 이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충성의 확실한 표지이며, 대개의 경우 근본적인 갱신의 징조다.

 

10) 한국이든 일본이든,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든 미국이든, 생명력 있고 성경에 충실한 교회는 하나님 나라에 반하여 작동하는 사회의 양상 및 추세들과 긴장관계 속에서 사는 대항 공동체일 것이다. 신실한 교회는 사망과 조종의 힘에 대항하여 역사한다. 그런 교회는 가시적으로 그리스도와 닮은, 하나님나라 중심적인 삶을 살아낸다.〠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대학 Director, ACC(호주기독교대학) 교수

▲ 주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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