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순종의 관계

서을식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11/28 [14:29]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요한복음 14:21)

 

“어떤 배우자를 원하세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물었다. “착하고 돈 많은 남자요!”. 자신을 “현실적”이라고 밝힌 어느 여자분의 답변이다. 웃지만, 사실 웃음을 싹 가시게 한다. 결혼 연령층에 있는 남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줬을 터이고, 물론 같은 기준으로 보면, 여자라고 자유롭지 않다.

 

60대 초반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착하지도 돈이 많지도 않은 나지만, 그렇다고 기죽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진짜 사랑에 빠진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완전 착함과 많은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한 가지, 확실한 순종을 바라신다.

 

나는 하나님을 믿고 소망하며 사랑한다. 하여, 그동안 진선미보다 뛰어난 기독교적 가치인 믿음, 소망, 사랑의 덕목을 중시했다. 크리스찬의 영적 여행은 믿음의 문지방을 넘어서면서 시작하여, 소망의 사다리를 타고 성장하다가, 사랑의 꼭짓점을 향해 나아가며 열매 맺는다.

 

여기에 쿨한 소명을 품고 지속적 인내로 감당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꾸준히 착념하여 발전시켜 온 개념이 ‘믿소사소인’이다. 수식어 하나씩 붙여 풀어내면, 맑은 믿음, 밝은 소망, 따뜻한 사랑, 멋진 소명, 꾸준한 인내가 된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교회적으로 이 가치를 추구하고 씨 뿌리면서 열매 맺기를 위해 무던히 노력했으나,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은혜와 결단의 순종’ 없이는 안된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믿음, 소망, 사랑이 아무리 월등한 기독교의 미덕이고 소명과 인내가 필요할지라도, 순종 없이는 믿음도 헛되고, 소망도 덧없고, 사랑도 구호에 그칠 뿐이다. 믿음, 소망, 사랑의 집 짓기는 아무리 소명 가지고 인내하더라도 결국 순종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께 사랑받고 싶다. 또한, 내 인생길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예수님을 늘 만나고 싶다. 이러한 나의 모든 필요를 만나는 마법의 단어가 바로 “나의 계명을 지키는” 순종임을 오늘 성구가 확증한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 나는 또 하나의 통찰을 얻는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요한복음 14:23).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와 거처를 함께 하신다. 내재하는 하나님과 교제하고 동행하는 삶이 열린다. 그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고 그를 통해 예수 자신을 나타내기를 기뻐하신다. 이러한 여행을 보혜사 성령께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예수님께서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고(요한복음 14:26) 보호, 인도하시며 돕는다. 은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첫 복음서 마태복음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나 보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28:20).

 

나는 이제는 분명하게 믿는다. 첫째, 예수님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한다. 부분이 아닌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복음을 가르쳐야 한다. 둘째, 복음을 따라 살도록, 지키게 해야 한다. 순종할 때까지 가르쳐야 한다.

 

적어도 성경 전체에서 순종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만큼은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나는 순종의 주제와 연관 없이 쓰인 성경 페이지를 본 적이 없다.

 

내가 찾은 순종에 관해 가장 부드럽게 말하는 구절은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베드로전서 1:22)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순종하게 된다. 순종하면 하나님과 예수님도 사랑하신다. 그 순종의 마음과 행위를 통해 예수님께서 자신을 나타내신다. 순종하면 하나님과 예수님께서 와서 거처로 삼고 거하신다. 아무리 떼려야 뗄 수 없는 이 둘을 분리하는 순간, 누구나 외식하는 위선자로 전락한다. 우리가 사랑에 빠진 하나님은 사랑의 증표로 순종을 가장 먼저 보기 원하신다. 크리스찬의 삶은 순종하느냐 불순종하느냐, 여기에 모든 것이 달렸다. 순종하겠는가?〠

 

서을식|시드니소명교회 담임목사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