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한 시간 일찍 자자

서을식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12/23 [15:50]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시편 127:1)

 

「한 시간만 일찍 자자」

 

누군가가 쓴 건강지침서 십계명 중 첫째다. 수면이 얼마나 부족하면 그럴까 싶었는데, 설명을 보니 수긍이 갔다. 아이는 대략 공부와 오락, 어른은 대부분 일과 술로 인해 늦게 잠자리에 든다며, 사실 자신이 잠자지 않고 한 시간 더 버틴다고 딱히 뭘 더 하는 것도 아님을 언급하며,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을 위해 새해에는 한 시간만 일찍 자자고 다짐하고 있었다.

 

우리도 버킷 리스트에 담아 새해에 실천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싶다.

 

대한민국은 잠들지 못하는 사회로 알려져 있다. 한국 방문하면, 밤 문화가 성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당연히 아침이면 잠자리에서 깨어나기 힘들다. 깨어 있고 싶으나 깨어나기 힘든 기현상은 조국뿐 아니라 세계에 흩어진 한국인의 특징 중 하나가 된 듯하다.

 

이곳 호주에서도 대형 마트가 아닌 개인 영업점임에도 심야까지 문을 여는 한국 식품점이 곳곳에 있다. 수면 부족은 우리의 힘, 능력, 재간, 노력 등을 앞세운 피 말리는 경쟁에 휘말려 자기 살을 깎는 자업자득일 수도 있겠다. 이용에 편리하기는 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회현상을 잘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한국인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밤낮 구분 없는 부지런함, 근면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혹여 하나님을 등한시하고 자력으로만 집을 일으켜 세우거나, 세운 집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 아닐까?

 

우리의 세우는 수고와 여호와의 세우심이 함께 할 때 그리고 파수꾼의 깨어 있음과 여호와의 지키심이 함께 할 때 비로소 집은 세워지고 성은 지켜진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의 세우는 수고를 통해서 여호와께서 세우시고, 사람의 깨어 있음을 통해서 여호와께서 지키신다.

 

기억하자. 집이나 성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가정이며 생업이고, 우리들의 삶이며 또한 삶의 근거요 울타리다. 한평생 쏟아부은 모든 수고와 모든 깨어 있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나님을 앞세우고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가시기를 바란다. 하나님과의 아름다운 동행이 우리 인생의 마지막에 홀로 낭떠러지에 선 나를 발견하는 허무가 아니고 풍성한 열매와 참된 보람을 선물할 것이다.

 

‘미국과 갈등이 심해지면 군화를 벗고 잠든 적이 없었다’는 옛 북한 군인의 증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도 혹 이런 긴장 상태로 일상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늘 초긴장으로 내몰리는 쫓기는 삶에서는 창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충분히 휴식하는 순리로 육신과 정서 그리고 영혼이 조화롭게 딱 맞은 상태를 유지해야 창조성도 발현된다.

 

좀 편히 자자. 여호와를 신뢰하자. 나의 몫을 했으면, 그분의 몫은 그분께 맡기자.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그다음 구절에서 더 명백히 드러난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연초에는 누구나 자신의 남은 생의 년 수를 계수하고, 주 초에 자신이 짓고 있는 삶의 주초가 튼튼한 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 (마태복음 7:24-27)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자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자는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의 차이이며 비, 창수, 바람이 그 집에 부딪힐 때 하나는 무너짐이 심하고 또 다른 하나는 무너지지 아니하는 결과를 보게 된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지 않듯, 이 기준에 맞지 않으면, 나중에 결산할 때 인생의 모든 수고가 헛발질과 헛수고로 드러나고 불에 탈 것이다.

 

올해 배달된 축복의 보따리에 담긴 365일, 감사하게 받자. 주께서 세우시고 지켜 주기를 기원하며, 하나씩 선물을 펼쳐 잘 사용하자.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는 않아 자신을 속이는 기만을 새해에는 멈추자. 휴식 없이 살아 업적을 남기려고 정신없이 힘쓰기보다, 한 시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묵언수행 하듯, 온전한 정신으로 아버지의 가르침에 순종하여 행함으로, 보람을 남기면 아니 기쁘겠는가?〠

 

서을식|시드니소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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