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참전용사들의 무용담을 새롭게 전한다

글/박웅걸 사진/권순형 | 입력 : 2022/12/23 [15:59]

 

▲ 캔버라에 있는 가평 길(Kapyong Street). 호주 국방 참모대학에 출입하려면 가평 길을 지나야 한다.©크리스찬리뷰     

 

크리스찬리뷰 가평 프로젝트 다큐 팀(이하 다큐팀)은 지난 12월 7-8일 양일간 캔버라로 가평 길(Kapyong Street) 촬영을 다녀왔다. 호주에는 10개의 가평 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캔버라는 9번째로 찾아간 가평 길이며, 이제 3월 초로 예정된 퍼스지역 군부대에 있는 가평 길(Kapyong Road, Karrakatta) 촬영을 마치면 10개 가평 길 촬영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리고 4월 24일부터 타운스빌에 있는 가평대대에서 첫 번째 사진전이 개최될 예정이며, 같은 시기에 한국 국회의사당에서 전시를 가진 이후 호주와 한국에서 전국 순회 전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호주에는 한국전에서 희생한 호주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여러 곳에 세워져 있는데 2000년 4월 18일에 건립된 캔버라 한국전 참전기념비와 호주 국립전쟁기념관도 가평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있어서 이번에 촬영이 함께 진행되었다.

 

다큐팀은 12월 8일 한국 대사관저에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한 오찬모임에 초대받아 참전용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건축된 지 2년 밖에 안된 관저의 한국 전통 한옥 건물을 통과하면서 왼쪽에 있는 아담한 연못의 물소리는 마치 한국의 여름 계곡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에서 직접 운송된 한국산 목재 등으로 설계되고 건축된 품격있는 관저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인근의 다른 나라 대사관 직원들이 자주 찾아와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는 등 인기있는 한국의 전통 가옥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시간이 되자 연로한 호주인 참전용사들이 한 분씩 도착하였다. 어떤 분은 자녀나 친지의 도움과 부축을 받으며 들어왔고 또 어떤 분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멋진 스포츠 차량을 직접 몰고 도착하였다.

 

▲ 주 호주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과 가족 초청 오찬 모임을 마친 후 기념촬영.©크리스찬리뷰     

 

1950년~51년 즈음하여 한국에 파병된 분들 중에는 참전 직후 커다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분들도 있었고 또 어떤 분들은 치료 후에 다시 전선에 배치된 분들도 있었다.

 

70여 년이 지난 시간인데 그들의 기억은 마치 어제와 같이 분명하였고 한국에 자신의 젊은 시절을 바쳤고 또 그 결과 현재 한국의 모습을 이룰 수 있도록 조그마한 역할을 했었다는데 커다란 자부심도 있었다.

 

이미 미망인이 된 여사들과 자녀들도 몇 명 참석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대사관과 교민사회와 한국문화원 그리고 크리스찬리뷰 등에서 마련한 다양한 행사들을 통해 끈끈한 전우 공동체였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한국의 다양한 6.25관련 행사에 초청을 받은 분들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한국 김영미 PD 다큐팀과 크리스찬리뷰 다큐팀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진전과 다큐 영상(Kapyong Project)을 통해 잊혀지고 있는 호주 참전용사들과 그들의 이야기들을 새롭게 전하기 위함이다.

 

아쉽게도 지난해 중반기에는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가 70년간의 운영을 마감하고 문을 닫았다고 한다. 회원들이 대부분 90세가 넘는 고령자였기 때문인데, 남겨진 운영회비는 한국에 묻혀있는 호주 전우들의 묘지를 잘 관리해 달라는 바람으로 부산 UN 기념 공원에 기부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한국전 참전비를 세우기 위해 지난해 12월 2일 서호주 퍼스 (Perth, South Australia)에서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 착공식이 열렸다. 이번 참전비는 한국 보훈처의 지원과 호주 모리슨 정부가 12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세우는 여섯 번째 기념비라고 한다.

 

크리스찬리뷰는 참전용사 초청 오찬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앞으로 점점 더 잊혀져 가고 있는 호주 참전용사들의 무용담을, 특히 가평전투에서 희생당한 호주 용사들의 무용담을 한국과 호주의 새로운 세대들에게 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더 많은 한인 동포들의 관심과 후원을 기대한다. 〠

 

박웅걸|가평 프로젝트 다큐팀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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