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로마 신화가 숨쉬는 ‘아름다운 분수’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23/01/23 [19:48]

 

▲ 시드니 시내 하이드 파크 북쪽에 위치한 아치볼드 분수대는 최근 개보수 공사를 통해 업그레이드되어 힘차게 물줄기를 품어 내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 1932년 3월 14일에 세워진 아치볼드 분수대.  ©시드니시 기록보관소     

 

시드니 중심에 위치한 하이드 파크(Hyde Park)는 본래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식민시대 초기, 이곳은 스포츠와 여가를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크리켓, 경마 등의 경기가 이곳에서 열렸다.

 

1810년 10월 13일 맥쿼리 총독에 의해 북쪽의 도메인 지역을 분리시키고, ‘하이드 파크’라 이름지었으며 주민의 여가와 운동의 장소로 활용하도록 한 후, 도메인 지역은 총독 개인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였다.

 

하이드 파크 안에는 호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공 분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웅장한 ‘아치볼드 분수’가 있다.

 

‘아치볼드 분수’(Archibald Memorial Fountain)는 불리틴(The Bulletin) 잡지의 소유주이자 편집자인 아치볼드(J. F. Archi-bald)인 기부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호주와 프랑스의 연합을 기념하기 위하여 프랑스 예술가가 디자인해야 한다고 했다.

 

▲ 야경이 더 아름다운 하이드 파크 아치볼드 분수대. 시드니 시는 2013년과 2022년에 광범위한 보존작업을 수행했다.  ©크리스찬리뷰   

 

▲하이드파크 동쪽 상공에서 바라본 아치볼드분수대.     ©크리스찬리뷰

 

분수는 프랑스 조각가인 ‘프랑소아 시카르’(François-Léon Sicard)가 제작하였다. 1926년 파리에서 완성했지만 그는 조각품이 시드니에 배치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1932년 3월 14일 시드니 하이드 파크에서 분수 봉헌식이 있었다.

 

아치볼드 분수는 시드니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히는 랜드마크 중 하나이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조각품이다. 가족, 친구, 방문객들은 하이드 파크의 나무 그늘 아래 아치볼드 분수에서 만나 도시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것을 즐긴다.

 

▲ 하이드 파크 동쪽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시드니 세인트 메리 대성당과 아치볼드 분수대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분수는 전쟁의 동맹을 기리기 위해 의뢰되었지만 조각가는 평화를 이 작품의 주제로 삼았다.”라고 시드니시장은 말했다.

 

최근 90년 된 분수의 업그레이드에는 구조, 수력, 전기 및 기계들을 개보수 공사를 하였다. 시드니 시는 또한 물 손실을 최소화하고 지하 파이프와 펌프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절수 조치를 도입했다.

 

분수의 디자인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과 예술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분수는 태양신 아폴로를 중심으로 신들과 신비한 동물 그룹으로 구성되었다. 분수의 직경은 약 18미터이며 육각형 모양이다. 중앙 받침대 위에는 약 6미터 높이로 서 있는 아폴로의 청동상이 있다. 그는 왼손에 리라를 들고 오른팔을 쭉 뻗은 채 서 있다. 시선을 위쪽으로 끌어당기는 수많은 물줄기가 조각상 주위에 부채꼴 모양을 뿌려진다.

 

▲ 다이애나는 달의 신이다. 그녀는 순결의 여신, 평화로운 밤의 여신, 자선의 상징으로 불린다.  ©크리스찬리뷰     

 

▲ 아치볼드 분수대에는 물줄기를 뿜어내는 여섯 마리의 거북이로 장식되어 있다. ©크리스찬리뷰     

 

아폴로 뒤에서 뿜어 나오는 물줄기 아치는 떠오르는 태양을 상징한다. 아폴로의 발 바로 아래 왼쪽과 오른쪽 면에 두 개의 청동 말 머리가 받침대 상단에 부착되어 있다.

 

말의 입에서 쏟아지는 물은 가장 작은 상단 분지에 떨어진다. 중간 분지에는 물을 아래쪽으로 분사하는 여러 개의 작은 청동 물고기가 있다. 하단 분지의 벽은 분수를 장식하는 다른 세 개의 기념비적 조각상을 위한 연단 역할을 한다.

 

하단 분지에는 중앙을 향하여 물줄기를 뿜어내는 여섯 마리의 거북이가 있고, 세 곳으로 나누어진 조각상에는 다이애나, 판, 테세우스 등의 신화적 인물과 다양한 동물이 어우러져 있다.

 

아폴로 (Apollo)

 

아폴로는 태양의 신이다. 다이애나와 쌍둥이 남매이고, 그리스 신화의 ‘아폴론’에 해당한다. 아폴로는 대개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손에는 리라를 든 훤칠하고 준수한 미남으로 묘사되며, 여성 및 남성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많다.

 

또한 ‘헤르메스’가 선물로 준 리라를 잘 연주하고 활도 잘 쏠 줄 알았다. 종종 밝게 빛나는 자라는 뜻을 지닌 '포이보스'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그는 오랜 세월 빛과 태양의 신이자 진리와 예언, 의약, 치유, 전염병, 시와 음악, 예술, 궁술의 신이었다.

 

1961년부터 1972년까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아폴로 계획(Project Apollo)이 있었다. 아폴로 11호는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유인 우주선이다. 아폴로 11호는 계획의 다섯 번째 유인 우주비행인 동시에 세 번째 유인 달 탐사이다.

 

1969년 7월 16일에 발사되었으며 선장 닐 암스트롱,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이 탔다. 7월 20일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달에 발을 딛은 최초의 인류가 되었다. 인류가 달을 정복하겠다는 계획에 태양신인 ‘아폴로’의 이름을 붙였다.

 

다이애나 (Diana)

 

다이애나는 달의 신이다. 아폴로의 쌍둥이 남매이고, 그리스 신화의 아르테미스에 해당한다. 사도행전 19장에 아르테미스는 아데미로 불리고, 에베소의 주신이었다. 바울은 아데미 신상의 인한 논쟁으로 에베소를 떠나야만 했다.

 

아르테미스는 달의 신이자, 수렵, 궁술, 순결의 신으로 황야, 숲과 샘물, 호수와 산짐승, 식물처럼 야생의 모든 것들을 관장하는 신이자, 소녀들, 처녀들의 수호신이라고 한다. 활, 화살, 궁술의 여신이자 전염병 또한 관장하는 역할도 맡았다.

 

아폴로와 함께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손꼽히는 활쏘기 실력을 갖춘 최고의 명사수로 등장하지만, 태양을 주관하는 아폴로와는 상반되게 어두운 밤을 비추는 달을 주관한다. 다이애나 말고도 달의 신으로 셀레네, 헤카테가 있다.

 

그리스인들은 달을 관장하는 신적 존재가 셋이 있다고 생각했다. 처녀인 아르테미스는 초승달과 소녀를 상징하고, 셀레네는 보름달과 성숙한 여인, 헤카테는 이지러지는 달과 노화를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판 (Pan)

 

판 신은 자연과 목초지를 지배했다. 그의 이름이 파생된 자연, 숲이 우거진 지역 및 목초지와 관련이 있다. 판 숭배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그를 숭배하기 위해 지어진 큰 신전은 없었다.

 

오히려 판 숭배는 동굴에서 자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마태복음 16장에 베드로가 “주는 그리시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한 장소가 ‘가이사랴 빌립보’이다. 그곳에는 바위 동굴이 많이 있다.

 

가이사랴 빌립보에는 ‘판 신전’이 있었다. 판 신에 대한 희생 제사는 동굴 안쪽 깊숙한 곳 샘 근원에서 행해졌다. 살아 있는 희생 제물을 바위 갈라진 틈으로 던져 넣어 제물이 물 속으로 사라지면 신이 제물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하였고, 희생 제물이 크게 손상을 입고 피를 흘려 그 피가 물 위로 나타나면 신으로부터 희생 제물이 거절당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현재 신전은 없지만 동굴로 가는 이정표가 있고, 동굴 앞에는 판 신전의 상상도와 함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 입갑판이 서 있다.

 

테세우스 (Theseus)

 

‘테세우스’(Theseus)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이자, 고대 그리스의 왕이다. 그는 그리스 최고 영웅 중 한 명으로 뽑힌다. 헤라클레스가 힘의 영웅이라면, 테세우스는 지혜의 영웅으로 여겨진다. 테세우스의 일화 중 유명한 것이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를 죽인 것이다. 미노타우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간의 몸을 하고 얼굴과 꼬리는 황소의 모습을 한 괴물이다.

 

신화에 등장하는 최악의 괴물 중 하나이다. 몸은 인간이고 머리는 황소인 반인반수의 흉한 모습과 난폭한 성질도 그렇지만, 태어난 내력이 더욱 끔찍하다. 그는 한 여인이 황소와 정을 통해서 낳은 자식이었다. 미노타우로스라는 이름은 '미노스 왕의 소(Minos+Tauros)'라는 뜻이다.

 

아테네의 많은 청춘남녀들이 미노타우로스의 희생물이 되자,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기 위해 희생물로 자원했다. 테세우스는 자신을 사랑했던, 미노스 왕의 딸인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실패를 얻어, 실 끝을 들어가는 입구에 매어 놓고 그 실을 풀며 들어가 ‘미궁’에 살고 있던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실을 따라서 무사히 빠져나와 아테네의 영웅이 되었다.

 

▲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이자고대 그리스의 왕 테세우스를 상징하는 동상. 그는 그리스 최고 영웅 중 한 명으로 뽑히며 지혜의 영웅으로 여겨진다.  ©크리스찬리뷰     

 

미궁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올 길을 쉽게 찾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곳이다. 원래 미궁이란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반인반우의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가두기 위해 만든 곳에서 유래되었다.

 

▲ 하이드 파크 북쪽 입구에 '래클런 맥쿼리' 총독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크리스찬리뷰     

 

‘아치볼드 분수’로 들어가는 하이드 파크 북쪽 입구에 ‘래클런 맥쿼리’ 총독의 동상이 서있다. 그는 호주를 유형 식민지에서 자유의 나라로 변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1대 총독인 ‘아서 필립’이 호주를 개척한 사람이라면, 제5대 총독인 ‘러크란 맥쿼리’는 호주 근대화의 길을 연 사람이다.

 

그는 초기 19세기 호주 사회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코틀랜드에 있는 그의 무덤의 비문에는 ‘호주의 아버지’로 기록되어 있다.〠

 

글/김환기 본지 영문편집위원

사진/권순형 본지 발행인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