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 헌신하는 듀다 여사

글/주경식 사진/권순형 | 입력 : 2023/03/27 [15:36]

 

  © 크리스찬리뷰



▲ 호주 내 10개 가평 길 마지막 촬영을 퍼스 어윈 부대 안에 있는 가평 로드에서 마쳤다. ©크리스찬리뷰     

 

호주에 있는 10개의 가평 길(Street)중 퍼스에 있는 가평길 만 제외하고 모두 사진에 담았다. 가평 프로젝트를 지난 2021년 12월에 시작했으니 햇수로 벌써 3년째 접어들었다.

 

가평길 사진 촬영과 가평 길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그 동안 콥스하버,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타운스빌, 캔버라, 멜번, 아들레이드, 시드니의 벨로우즈, 맥마스터 비치 등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이제 마지막으로 퍼스 어윈 부대(Irwin Barracks)에 있는 가평길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3월 6일 아침 퍼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퍼스, 멀고도 먼길

 

시드니에서 퍼스까지는 비행기로 5시간 거리이다. 퍼스에서 시드니로 올 때는 풍속관계로 4시간이 걸린다. 오랜 전에 한국에서 베트남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서울에서 베트남까지 비행기로 4시간 30분 걸렸다. 서울에서 베트남까지 거리가 3천111km이다. 그런데 시드니에서 퍼스까지의 거리는 3천291km이다. 거의 200km나 더 먼 거리이다.

 

▲ 세계 자유와 인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서부 호주 참전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시민들에 세운 기념비. 기념비 뒷편 멀리 스완강이 보인다.  ©크리스찬리뷰     

 

이쯤되면 호주의 땅 크기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갈것이다. 실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지도에 표기된 것보다 훨씬 더 큰 대륙이다. 그러나 지도공법인 메르카토르 도법은 북반구, 그것도 유럽 중심으로 그려진 지도이기 때문에 남반구 지역들은 실제보다 작게 표기되고 북반구는 더 크게 표기되는 단점이 있다.

 

호주 동쪽 끝인 시드니에서 서쪽인 퍼스는 비행기로 5시간이나 걸린다. 이것은 서울에서 비행기로 태평양을 지나 베트남에 가는 거리보다 더 먼거리이다. 호주 대륙이 얼마나 큰 대륙인지 실감이 날 것이다.

 

기자는 퍼스를 처음 가보았다. 멜번, 브리즈번은 수십 차례 방문했지만 비행기로 1시간 30분 정도는 다닐 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5시간이 걸리는 퍼스는 국제선을 탄 것처럼 지루하고 힘들었다.

 

퍼스, 킹스 파크 (Kings Park)

 

시드니에서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한 가평 길 프로젝트 팀은 퍼스에 12시 30분에 도착했다. 시드니와 퍼스는 3시간 시차가 있다. 시드니가 퍼스보다 3시간 빠르기 때문에 퍼스에 12시 30분 도착한 것은 시드니 시각으로는 3시 30분이다.

 

퍼스에 도착하니 퍼스 재향군인회 이진길 회장과 일행이 공항에 마중을 나와 주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 건축 예정 장소인 킹스 파크(Kings Park)로 향했다.

 

킹스 파크는 퍼스의 최대 볼거리로 서호주인들이 자랑하는 최고의 공원이다. 무엇보다도 킹스 파크는 바다를 끼고 전망 좋은 곳에 조성되어 있어 시드니의 록스(Rocks)처럼 최대의 관광명소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킹스 파크 안에 있는 보타닉 가든에는 1천7백여 종의 꽃과 식물이 있고, 1만 7천여 종의 야생식물이 자라고 있어 ‘야생화의 천국’으로 불리우고 있다.

 

다큐 팀이 도착한 날이 마침 퍼스의 ‘근로자의 날’이어서 휴일인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킹스 파크에서 가족 단위로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이처럼 퍼스 최대의 명소인 킹스 파크에 한국전쟁 기념비가 7월에 세워질 예정이다. 이 일에는 이진길 퍼스 재향군인회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협력이 있었지만 퍼스에 살고 있는 주호주대사관 명예영사 페이 듀다(Fay Duda) 여사의 도움이 컸다.

 

▲ 금년 7월 27일 정전 70주년을 맞아 퍼스 킹스 파크에 세워질 한국 전쟁 기념비 조감도.©PKWM    

 

▲ 빌 먼로(Bill Munro) 퍼스 재향군인회 회장이 본지 주경식 편집국장에서 건립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 기념비가 세워질 부지. ©크리스찬리뷰     

 

퍼스의 명예영사 페이 듀다

 

퍼스에 있는 가평길(Kapyong Road)은 어윈 부대(Irwin Barracks)안에 있다. 지난 번 타운스빌 제3대대 안에 있는 가평길(Kapyong Lines)을 찍기 위해서 제3대대를 방문할 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때도 기적적으로 타운스빌 제2대대에 있는 한국인 허 대위를 통해 제3대대 정훈장교 다이아나 대위(Captain Diana Jennings)를 소개받아 가평길을 취재할 수 있었다.

 

그때 다이아나 대위를 포함해 제3대대 큐레이터 봅 바커(Bob Bakkers) 씨에게 우리가 나중에 퍼스에 있는 어윈 부대를 방문할 예정인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었다.

 

▲ 퍼스 어윈 부대 안에는 가평 길 (Kapyong Road)을 비롯한 임진 길, 정주 길, 사미천 길, 38선 길, 갈코리 길 등 6개의 한국 지명 길 이름이 설치되어 있다. ©크리스찬리뷰     

 

▲ 한·호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페이 듀다 명예영사 ©크리스찬리뷰     

 

그들은 한결같이 말하기를 퍼스의 어윈 부대(Irwin Barracks)는 특수 부대라 민간인이 들어가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인 대답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평길 다큐 프로젝트팀은 마직막 남은 퍼스의 가평 길을 남겨놓고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이 되었었다. 호주 국방부도 타진해 보고, 지난 크리스찬 리뷰 1월 호 표지 스토리 주인공이었던 퇴역군인 매튜 존스(Matthew Jones)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매튜는 어윈 부대(Irwin Barracks)에서 근무한 적도 있었고 아직도 그 부대에 아는 군인이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몇 달을 기다려도 확실한 것이 나오지 않았다. 4월 25일 안작데이는 가까워 오고 초조한 다큐 팀은 일단 부딪혀보기로 작정하고 3월 6일로 퍼스행 티켓팅을 했다.

 

어윈 부대 (Irwin Barracks)에서 안들여 보내주면 가평 프로젝트 취지를 설명하고 떼라도 쓸 작정이었다. 그런데 도움은 의외인 곳에서 나왔다.

 

바로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퍼스 공항에 마중나온 퍼스 재향군인회 이진길 회장이 소개한 페이 듀다(Fay Duda)명예 영사와 나중에 인터뷰 기사를 기획하고 있는 빌 먼로(Bill Munro) 퍼스 재향군인회 회장의 도움으로 그 어렵다는 어윈 부대(Irwin Barracks)를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부대 안에 있는 가평길(Kapyong Road)을 포함하여 임진길(Imjim Road), 정주길(Chondu Road), 사미천길(Samichon Road), 38선길(Parallel Road), 갈코리길(Hook Road)들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 김봉현 주호주 대사는 마가렛 페이 듀다 주서부호주명예영사에게 윤병세 외교장관 명의의 위임장을 전수했다. (2016. 4.20)  ©주호주대사관     

 

아마도 호주에 이러한 길 이름들이 있다는 것은 호주를 포함한 한국 최초의 언론 보도가 될 것이다. 표지판을 보니 임진길과 정주길은 영어 스펠링이 잘못 표기되었다. 아마도 당시의 한국어 정확한 발음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갈고리 길(Hook Road)은 그날 함께 동행해 설명해 준 군사 역사학자 나이젤 언쇼우(Nigel Earnshaw)의 설명으로는 호주군이 임진강 근처에서 중공군을 방어할 때 그 지형이 갈고리같이 생겨 후크 길(Hook Road)이라 표기했다고 설명해 주었다.

 

3월 7일 어윈 부대를 방문하고 가평길(Kapyong Road)을 포함 6개의 한국지명의 길들을 취재하며 가슴이 뛰었다. 호주 부대 안에 호주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투한 한국의 지명을 길로 만든 호주인들의 의식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었다.

 

어윈 부대 취재 후 다큐팀은 블레이크 힐(Blake Hill) 동네의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로 이동하여 그날 취재에 동석했던 제임스 리(James Lee) 목사, 빌 먼로(Bill Munro) 퍼스 RSL 회장, 호주군 퇴역 장성 던칸 워렌(Brigadier Duncan Warren) 그리고 페이 듀다(Fay Duda) 명예 영사와 점심을 함께했다.

 

빌 먼로 씨는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 위원회(Perth Korean War Memorial Committee) 공동회장이다. 던칸 워렌 씨는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 위원회 상임위원이다.

 

페이 듀다 명예영사는 이날 가평 길 취재에는 함께 못했지만 다큐 팀의 부대 출입과 취재 일정 그리고 퍼스 한국전쟁기념비 위원회 빌 먼로(Bill Munro)회장을 비롯한 던칸 워렌 준장 등이 취재해 동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었다. 페이 듀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번 퍼스의 가평길 취재는 불가능했다.

 

페이 듀다 명예영사는 호주인으로서는 한국 정부가 임명한 두 번째 명예영사이다. 첫 번째 명예영사는 타스마니아에 살고 있는 데이먼 크리스토퍼 토마스(Damon Christopher Thomas)씨이다.

 

그리고 페이 듀다 여사는 호주에서 두 번째 명예영사로 임명 받았다. 호주 전체에서 한국을 돕고 한국을 위해 뛰는 호주인 명예영사는 데이먼 토마스와 페이 듀다 두 명뿐이다.

 

이날 함께 취재를 도운 분들을 위해 권 발행인은 점심을 대접했다. 점심을 한 후 카페에서 페이 듀다명예영사를 인터뷰를 했다.

 

▲ 명예영사는 이름만 있는 명예직이 아니라 직무의 범위가 넓다. 대사관 및 총영사관이 없는 퍼스에서는 명예총영사가 영사업무를 전적으로 담당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외교 업무도 상당 부분 담당한다. ©Fay Duda     

 

페이 듀다 명예영사와의 인터뷰

 

- 간단히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부호주 앨바니(Albany)에서 태어난 5세대 호주인입니다. 아버지는 모빌 오일(Mobil Oil)회사에서 일하시다 제가 2살 때 금광 도시인 칼고리(Kalgoorlie)로 이사했습니다. 그곳에서 두 명의 남동생과 한명의 여동생이 태어나 제가 14살까지 칼고리에서 살았습니다.

 

그 후 아버지는 퍼스에서 사업 기회를 찾아 저희 가족을 데리고 왔고, 그래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퍼스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제 남편인 아치 두다(Archie Duda)와는 43년째 결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에 난민인 폴란드 부모를 따라 서부호주로 이민 온 가정의 아들입니다. 아치는 1970년대에 호주 럭비 챔피언 선수이자 35년간 경찰관으로 일했습니다.

 

우리는 두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브렌던(Brendan)과 그의 여자친구 제나(Jenna)는 3살과 18개월 된 두 아들을 키우고 있고, 그레이엄(Graham)은 캐서린(Katherine)과 결혼하여 6살 난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예쁜 손주들을 돌보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지내고 있습니다.”

 

- 과거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그 일들이 한국명예영사로 임명된 것과 관련이 있나요? 그리고 명예영사로 부임하게 된 경위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활동했습니다. 비즈니스도 하고, 주정부 및 연방 정부 장관의 비서실에서도 근무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 부처의 시장 조사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비즈니스 개발 분야에서 파트너로 일한 경험도 가지고 있고, 비영리 단체 및 지역사회 단체에서 봉사적인 역할도 해왔습니다.

 

그러다 2015년 당시 주 호주 대사인 김봉현 대사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김 대사님이 서부 호주에 대한민국 영사가 필요한데 아직 퍼스에 영사가 없으니 저보고 명예영사를 하며 한국과 한인 커뮤니티를 도우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이 명예영사의 역할에 적합할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대사님은 자신의 재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보고 이력서를 제출해달라고 부탁하셔서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제가 제출한 이력서와 추천서는 대사관 및 호주 외교통상부의 승인 과정을 거쳐 마침내 서호주 콜린 바넷(Colin Barnett) 전 총리와 마지막으로 줄리 비숍(Hon Julie Bishop) 전 외무 장관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 연세대학교를 방문한 페이 듀다 명예영사(앞줄 오른쪽 3번째, 2019년) ©Fay Duda     

 

본인은 호주 정부로부터 2016년 5월 6일 대한민국의 요청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서호주 전역에 대한 권한을 갖는 명예영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서호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첫 번째 명예영사가 되어서 저는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사항을 돕기 위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여기에는 서호주 한인회를 포함 한인 커뮤니티와 서호주 한-호 비즈니스 협의회의 비공식적 회원으로 참여하여 비즈니스 리더들을 만나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여했습니다.

 

캔버라에 있는 주 호주 한국대사관에서 서부 호주 지역의 모든 비자를 처리하고 있지만 때때로 제게 호주 여권 소지자나 다른 나라의 영구 거주자들로부터 K-ETA 신청이나 어떤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지 대사관 연락처 등에 대한 문의 전화나 이메일들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대사관 웹사이트 링크를 제공하여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 이번에 퍼스에서 한국전쟁 기념비 건립과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 위원회를 설립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한국전쟁에 참전한 호주 참전용사들은 한국정부로부터 ‘평화의 사도’ 메달을 받습니다. 그 메달 수여식이 의미있는 수여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저는 퍼스 각지역 RSL 회장, 서호주 한인회 회장 및 서호주 한국전 참전 재향군인회 회장 등 관련된 많은 분들과 소통을 해왔습니다.

 

한국전쟁 참전 군인들은 그들의 목숨을 바쳐 희생함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시상식은 참전군인들과 그들의 가족, 한인 커뮤니티 간에 연결고리를 필요합니다. 이러한 중요한 행사들을 진행할 때 한국 커뮤니티와 호주 재향군인회 등의 중간 역할자와 소통창구의 역할들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주에는 다 한국전쟁 기념비가 건립되어 있는데 퍼스에는 아직 한국전쟁 기념비가 없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전쟁 기념비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베테랑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기념물입니다.

 

그래서 2018년에 작은 그룹으로 시작된 킹스 파크 한국전쟁 기념비 설립 캠페인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2019년 3월 한국 대사관의 이백순 대사께서 하이게이트(Highgate) RSL 지부에서 호주의 한국전쟁 참여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되면서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 사업이 활기를 띄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를 설립하려면 먼저 공식 위원회를 설립하여 킹스파크(Kings Park) 보타닉 가든 관리 위원회(Botanic Gardens & Parks Authority)로부터 필요한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킹스 파크(Kings Park)는 서호주 최대의 공원이자 자랑거리인데 이곳에 한국전쟁 기념비를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 설립 위원회(Perth Korean War Memorial Committee Inc)를 설립하고 각자 일들을 분담하여 결국 퍼스 킹스 파크(Kings Park)에 한국전쟁 기념비를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기념비 설립 위원회에는 퍼스 한인 재향군인회장, 한인 커뮤니티에서 James Lee, 호주 RSL 재향군인회 회장, 호주 장성, 그리고 명예영사인 제가 구성원으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킹스 파크(Kings Park)는 한국전쟁시 한국을 위해 희생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은 호주 참전용사들을 기릴 수 있는 적합한 장소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가족들에게도 자긍심을 주고 희생한 가족의 넋을 기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기념비 제작 작업이 최근에 시작되었습니다. 기념석과 필요한 돌들은 가평군에서 협조를 받아 이미 퍼스에 와서 기다리고 있고 2023년 7월 27일, 정전 협정 서명 70주년을 기념하는 날 전에 세워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프로젝트의 두 번째 단계는 킹스 파크(Kings Park)의 공공 시설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전쟁 기념비 근처에 야외 공연장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2024년 4월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 가평전투와 호주 제3대대가 한국전쟁에서 펼친 활약을 알고 계신가요? 호주군은 한국전쟁에서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호주 제3대대가 가평 전투에서 중공군을 상대로 큰 공훈을 세운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호주군이 보인 용기와 그들의 희생에 마음 깊이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왕립호주연대 제3대대가 호주군의 10배가 넘는 팽덕회가 이끄는 중공군 제118 사단을 맞아 가평 504 고지를 지켜내 세계 전쟁역사에도 남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로 인해 제3대대는 미국 트루만 대통령으로부터 부대 표창을 수상했고 가평 전투에 참전한 용사들은 미국 대통령 훈장을 받았습니다.

 

호주 전쟁 기념관 군사역사 부서의 학자 마이클 켈리(Michael Kelly)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평전투는 한국전쟁의 흐름을 바꿨으며, 그 유산은 오늘날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가평전투에서 만약 호주군이 중공군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서울이 다시 공산군에게 뺏기게 되었을 겁니다. 가평전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다시 공산군의 손에 뺏기는 것을 막아준 중요한 전투이자 호주군 참전 전투 역사의 전설에 남을 전투입니다.

 

가평전투는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 홈페이지(pkwm.org.au)에도 소개되어 있으며, 퍼스 한국전쟁 기념비의 중심에는 가평군이 기증한 5톤짜리 바위와 5톤짜리 기단이 세워질 것입니다.

 

▲ 가평군에서 기증한 5톤짜리 바위 2개가 한국전 참전 기념비 주위에 함께 세워질 예정이다.©Fay Duda     

 

퍼스에도 가평전투에 참전한 용사가 계신데 올해 93세의 존 머피(John Murphy) 옹입니다. 그는 가평 전투에서 수류탄에 맞아 청력과 시력을 잃었습니다.

 

서호주 퍼스 출신인 레이 패리(Ray Parry)하사는 1951년 4월 23일 가평전투에서 밤에 보여준 용기로 인해 군사 훈장(Military Medal, MM)을 받았으며, 알란 아키슨(Pte Alan Atkinson) 일병은 1951년 4월 24일 공습으로 전사했습니다. 모두 가평전투에서 희생된 서호주 출신 베테랑들입니다. 그들의 희생과 용기는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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