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 (출 20:8-11)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3/03/27 [16:05]

‘주일성수’는 말 그대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는 의미다. 우리는 왜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할까?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출 20:8) 이 말씀은 십계명 중 4계명이다. 1계명은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 2계명은 “우상을 만들지 말고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라” 3계명은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다.

 

하나님은 1, 2, 3계명을 통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을 말씀하셨다면, 4계명을 통해서는 반드시 해야할 일을 말씀하셨다. 반드시 해야할 일 그 첫 번째가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해야 하는 제1의 의무는 “안식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다.

 

안식일의 의미

 

‘안식’을 히브리어로 ‘사바트’(Sabath)라고 한다. 사바트는 세 가지 뜻이 있는데, ‘그침, 쉼, 향연’이다. 하던 일을 그치고, 쉬고, 그리고 향연에 참여하는 것이 ‘안식’이다. 그래서 안식일은 우리가 일상에서 하던 일을 그치고, 우리의 몸과 영혼이 주님 안에서 쉼을 누리면서, 하나님이 준비하신 향연, 예배에 참여하는 날이다.

 

안식일은 본래 일곱째 날, 토요일이었다. 그것이 신약시대에 와서 주일로 바뀌었다. 주일은 일주일 중 첫날이다. 안식일이 주일로 바뀐 것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이 ‘안식 후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대 교회로부터 지금까지 예수님이 부활하신 첫째 날을 “주일, 주의 날”이라고 부르며 안식일로 지켜오고 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하나님은 먼저 안식일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신다. ‘기억하여’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최우선적으로 기억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살면서 기억해야 할 것들이 많다. 생일도 기억해야 하고, 결혼기념일도 기억해야 하고, 친구와의 약속도 기억해야 하고, 렌트비 내는 날도 기억해야 하고, 학생들은 과제내는 날도 기억해야 한다.

 

요즘은 남녀가 서로 사귀면 100일을 기념하고, 200일도 기념한다고 한다. 만에 하나 잊어버리면 난리가 난다고 한다.

 

그런데 안식일을 이런 날들과는 비교가 안된다. 안식일은 100일 200일, 생일, 결혼기념일, 이런 날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룩한 날이다. 다른 날들이 아무리 중요해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중에 ‘최우선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두고 기억해야 하는’ 날이 안식일이다.

 

따라서 안식일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주일은 그냥 아무렇게나 쉽게 빠질 수 있는 날이 아니다. 최우선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두고 기억해야 하는 날이다.

 

거룩하게 지키라

 

안식일을 기억하고 그 다음은 “거룩하게 지켜야”한다. 거룩하게 지킨다는 것이 어떻게 지키는 것일까? 주일날은 경거만동하지 말고 의젖하게, 조용히 지내는 것일까? 주일날은 말도 거룩하게 하고, 행동도 거룩하게 하고… 일부 맞을 수 있겠다.

 

하지만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에는 더 깊은 뜻이 있다. “거룩하게 지키다”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구별하다, 봉헌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안식일을 구별하고 안식일을 봉헌하라’는 뜻이다.

 

먼저 ‘구별’이다. 안식일은 다른 날과 거룩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일주일 중 이 하루는 거룩하게 구별해야 한다. 다른 날들과는 달라야 한다. 일주일의 6일은 나를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살았다면 이날 하루는 하나님을 위한 날로 구별해야 한다. 일주일 중 6일이 나의 유익을 위한 날이었다면, 안식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날로 구별해야 한다.

 

그래서 주일이 되면 일터가 아니라 예배당을 찾는 것이다. 주일에는 내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에 맞추어야 한다. 주일에는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주일은 하나님께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 맞추어야 한다. 그것이 주일을 거룩하게 구별하는 것이다.

 

‘거룩하게 지키다’의 두 번째 뜻이 ‘봉헌하다’라고 했다. 안식일은 하나님께 ‘봉헌 드리는 날’이다. 다른 날과 거룩하게 구별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날, 하나님께 봉헌하는 날이 안식일이다. 찬양도 드리고, 기도도 드리고, 물질도 드리고, 봉사도 드리는 날이 안식일이다.

 

예배, 하나님이 베푸신 향연

 

그러면 안식일을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일까? 예배다. ‘안식’의 세 번째 뜻이 ‘향연’이라고 했다. 하나님이 베푸신 향연. 그 향연에 참여하는 것이 예배다. 우리가 일을 그치고 쉬는 것은 바로 이 향연에, 예배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그냥 무작정 쉬는 게 아니라, 예배를 위해 일을 그치고 쉬는 것이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는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신앙 생활 가운데 제1순위는 예배다. 신앙 생활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것이 예배이고, 교회는 예배를 위해 예배당이라는 공간을 확보하고, 예배 시간을 정하고, 예배 음악을 만들고,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린다.

 

목사라는 직분도 엄밀히 말하면 예배를 위한 직분이다. 예배를 준비하고 예배를 인도하고 예배 중에 설교를 하고 축도로 예배를 마치도록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목사다.

 

성가대, 찬양팀도 모두 예배를 위해 필요한 부서이다. 주보를 만드는 것도 영상팀과 음향팀을 섬기고 예배당 입구에서 안내 봉사를 하는 것도 다 예배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도 예배를 통해 우리를 만나주시고, 예배 중에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예배 가운데 은혜와 축복을 내려주신다. 이토록 중요한 것이 예배다. 그래서 신앙생활은 곧 예배다. 예배는 신앙의 엔진이다.

 

예배가 우리 신앙의 엔진인데, 예배에 자꾸 빠지거나 집중하지 못하면 그 엔진으로 신앙이라는 자동차를 힘차게 움직일 수가 있겠는가? 신앙의 길을 힘 있게 달려갈 수 있나?

 

예배가 살아날 때 신앙도 살아난다. 성령 충만한 예배를 드릴 때, 신앙도 성령 충만해지고, 예배에 충성할 때 사명과 직분에도 충성할 수 있다. 그래서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도 예배하는 자다.

 

본래 이스라엘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하루의 두 번의 번제를 드렸다. 그밖에도 속건제, 속죄제, 소제, 화목제를 드렸다. 그래서 성전에서는 거의 매일, 매시간이 예배의 연속이었다. 얼마나 예배가 많고 또 얼마나 예배가 중요했으면, 하나님이 예배만을 준비하고 집례하도록 레위지파를 따로 세우셨겠는가?

 

이스라엘의 12지파 가운데, 레위지파는 오직 예배만을 담당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예배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매일 매시간마다 예배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 예배를 준비하는 레위 지파들, 예배를 집례하는 제사장 무리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또 유월절과 같은 절기 때가 되면 예루살렘 성전에 예배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이 족히 1백만 명이 넘었다.

 

오늘날 또 얼마나 많은 교회들이 있는가? 교회들마다 또 얼마나 많은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주일예배, 수요예배, 금요찬양예배, 새벽예배… 정말 예배가 많다. 이제는 온라인 예배마저 넘쳐난다. 우리는 분명 예배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무엇이 부족하신지 예배하는 자를 찾는다고 하신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고, 무수히 많은 예배가 있는데도 하나님은 예배하는 자를 찾고 계신다. 왜? 참된 예배자가 없기 때문이다. 주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예배자가 없기 때문이다

 

신앙의 길을 가는 좋은 습관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다. 주일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지키고 영과 진리의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와 하늘의 은혜와 축복을 내려주시고,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게 하시며, 우리의 실패, 상처, 눈물을 다 회복하실 것이다. 샬롬!〠  

 

정지홍|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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