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가정 상담 코너] 세대 전수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3/03/27 [16:18]

Q: 부모님들을 그대로 닮아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나 자신 때문에 너무 속상해요

 

A: 한 가족이 현재의 어려움을 왜 경험하고 있는 지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한 사람이 속해 있는 가정의 삼 세대에 걸친 또는 이 세대에 걸친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이 그림을 그리다 보면 신기하게도 많은 문제들이 세대를 타고 반복되어지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것은 가계에 내려오는 잘못된 정서적 경험이나 중독적 양상에 대하여 건강하게 인식되지 않고 의도적으로 고치기 위한 개입 방법들이 있지 않으면 여전히 계속될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례로 어떤 사람의 가계도를 그려보니 조부모가 알코올 중독자였다. 그리고 아버지도 알코올 중독자였다. 그리고 자신도 술과 담배를 하는 중독자다. 그뿐 아니라 조부모가 이혼을 했는데 부모도 이혼을 하였고 자신은 현재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세대를 타고 반복되는 문제들이 지속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최근 어느 사회복지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잘 생기고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고 부모도 인격적으로 좋은 분이라고 한다. 삶에서 나무랄 부분이 없고 그렇다고 큰 상처로 보이는 것도 없고 모든 것이 안정되어 보이는데 신기하게도 그 청년은 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그것을 잊어버리기 위해 사회 봉사 차원으로 작은 마을에서 연극을 운영해서 하기도 하는데 죽고 싶은 생각이 끊이지 않게 자신을 괴롭힌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길래 필자는 그 복지사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그 부모 가족이나 조부모 가족의 가계도를 그려본 적이 있으신 가요? 그리고 그들 중에 죽음과 관련된 이슈가 있지 않나요? 라고 물어보았더니 신기하게도 그 젊은이의 할아버지가 자살을 했고 그 젊은이의 어머니의 자매, 즉 이모 중의 한 사람도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그 젊은이가 죽음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된 것이 그냥 우연의 산물이 아니며 세대를 통해서 전수된 ‘자살’ 이라고 하는 해결되지 않은 이슈가 그 가정 안에 무의식적인 영향력으로 세대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해야 세대 전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결국 누군가는 반복되는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하고 의도적인 노력으로 융통성 있는 사고를 실천해야 이것들이 바꾸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내 부모가 나를 돌보지 않았다고 나도 똑같이 자녀를 돌보지 않는다면 나는 세대 전수되는 문제를 가진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경험되어진 사람들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애플의 창시자였던 스티브 잡스는 사생아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을 당하고 입양아로 자랐는데, 자신도 젊은 시절에 사생아를 낳고 그 아이를 버리는 반복적인 세대적인 전수의 삶을 살았던 것을 보여준다.

 

내 안에 있는 문제들을 바로 인식하고 나의 과거가 그랬기에 지금의 나는 이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내려 놓고 용서와 화해로 치유와 변화로 과거의 나의 가족들이 살아온 삶을 부인하며 나는 다르게 살아가려는 피땀 어린 노력이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이런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끔 상담소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구할 때 필자는 마음이 너무 기쁘다. 보통은 가해자들이 먼저 상담소를 찾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분은 자신이 바뀌어지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상담소를 찾았고 자신은 상담을 엄청 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상담을 시작했는데 거의 일 년 만에 회복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너무 많이 좋아져서 상담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말을 해서 상담을 종결하게 되었다.

 

세대 전수를 끊는 과정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나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태도만 갖고 있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바라기는 우리 각자가 먼저 악한 세대 전수의 영향력을 끊는데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 대대로 이루어지는 행복한 가정들을 세워가는 주역들이 되기를 바란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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