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전투의 영웅들을 기리며

글/김기성 사진강민석 | 입력 : 2023/07/24 [14:10]

▲ A1-01: 7월 3일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갤러리에서 열린 가평 다큐 사진전 개막식에서 테이프 커팅하는 인사들(오른쪽부터 김창수 전 시드니총영사, 신효헌 전 호주대사, 이종승 경남성시화운동본부 이사장,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권순형 작가, 남창진 서울시의회 부의장,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백만종 한국사진작가협회 부이사장, 이휘진 전 시드니총영사)     ©크리스찬리뷰

 

크리스찬리뷰 발행인인 권순형 사진작가가 호주 곳곳에 존재하는 경기도 가평(Kapyong)의 길이나 다리를 발굴해 카메라에 담은 사진전이 지난 7월 3일부터 13일까지 서울시의회 본관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진전은 정전 협정 체결 7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의회(의장 김현기) 후원으로 '정전 70주년 기념 가평 다큐멘터리 사진전…가평 전투의 영웅들을 기리며'의 이름으로 마련됐다.

 

사진전은 한국전쟁 참전 호주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 유산을 후세대에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가평 길(Kapyong Street 또는 Road 등)과 가평 다리 (Kapyong Bridge)는 호주 참전용사들이 당시 생사를 걸고 벌였던 가평 전투를 기억하기 위해 호주 곳곳의 거리와 다리에 '가평'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가평 전투는 1951년 4월 23일 호주를 비롯해 캐나다와 영국, 뉴질랜드 등 영연방 제27여단이 병력이 5배가 많은 중공군의 남하 대공세를 막아내 서울을 방어한 전투다.

 

한국 전쟁사에서는 당시 왕립호주연대 제3대대가 가평에서 중공군을 막지 못했다면 한국전쟁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권 작가는 지난 2021년부터 광활한 대지의 호주 곳곳을 찾아 가평으로 명명한 길과 다리를 알음알음 힘겹게 찾았고, 10개의 길과 2개의 다리를 확인해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호주 곳곳의 가평 길과 다리는 물론 6개 지역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당시 산화한 한국 전쟁 영웅 찰스 그린 중령을 비롯해 일부 생존 참전용사들 얼굴 사진 등 총 124점을 선보였다.

 

3일 열린 개막식에는 권 발행인을 비롯해 서울시의회 김현기 의장과 남창진 부의장,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신효헌 전 호주대사, 김창수ㆍ이휘진 전 시드니 총영사, 백만종 한국사진작가협회 부이사장, 주한호주대사관 잭 터미넬로 국방일등서기관 등 100여 명 이상이 참석했다.

 

▲ 성황리에 막을 올린 개막식 행사의 이모저모. ©크리스찬리뷰     

 

김현기 의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전쟁은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줬지만, 생사를 함께한 참전국과는 소중한 인연을 남겨줬다”며 “일면식도 없는 한국을 돕기 위해 파병 온 1천여 명의 호주군 덕분에 당시 서울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호주 참전용사와 달리 정작 우리는 가평 전투를 잊지 않았나 자문해본다며 “호주 참전용사들의 용맹함과 선의에 경의를 표하며, 이번 전시회가 한국과 호주 간 끈끈한 우정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작가는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며 “약소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 작가는 2년 여의 촬영 기간에 군부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 많아 취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호주재향군인회와 교민들의 뜻밖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보람찬 일도 적지 않았고, 한 예로 브리즈번의 한 부대를 찾아갔을 때는 장교 관사 주변에 있던 가평 거리 표지판이 관사 철거와 함께 사라졌으나, 가평 거리의 중요성을 설명해 본래 있던 자리에 되살려냈다는 일화를 전했다.

 

권 작가는 정말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호주 생존 용사 15명의 명단을 확보해 호주 각지는 물론 뉴질랜드에 사는 이들에 대한 촬영을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3명은 촬영 날짜를 잡아놓은 상황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권 작가는 이번 전시 사진을 포함한 많은 자료를 추려 내년 4월 이전에 도록을 출판할 예정으로 편집 중이며, 완성되는 대로 양국 정부와 도서관 등에 보낼 예정이다.(*인시말 전문 참조)

 

▲ 주요 인사들이 축하케익을 자르고 있다. 이날 다과회는 한국의 유명 베이커리 알레스구떼에서 후원했다. ©크리스찬리뷰     

 

▲ 경남성시화운동본부 이사장 이종승 목사는 임원 8명과 함께 개막식에 참석, 주한호주대사관과 시드니에서 참석한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크리스찬리뷰     

 

권 작가로서는 곳곳에 존재하지만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던 역사를 발굴해 한국과 호주 양국 간 우호를 더욱 단단히 다질 기회도 마련한 셈이다.

 

사진전 기간에 '가평 전투' 본거지인 가평군 관계자도 관람했으며 가평군에서 전시와 후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가평 길과 거리와 관련한 사진전은 앞서 지난 4월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주 타운스빌에 있는 호주 왕립연대 제3대대(별칭 가평대대)에서 처음으로 열린 바 있다.

 

이 대대는 1951년 4월 23∼25일 중공군 1개 사단(1만 명)의 남하를 막아내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고, 당시 미국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부대훈장(Presidential Unit Citation)을 받았다.

 

권 작가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호주 사무소와 협력해 오는 7월 26일부터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도서관, 8월 7일부터 타운스빌의 노스 퀸즐랜드 군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이어간다.

 

또 남부 퍼스에서도 10월 초 전시회를 예정하고 있는 등 내년 4월까지 호주 곳곳에서 전시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크리스찬리뷰 가평 프로젝트팀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MBC에서 '정전협정 70주년 특집 다큐 가평전투, 호주군의 잊혀진 전쟁'의 제목으로 다큐맨터리가 제작돼 지난 6월 27일 방영되기도 했다.〠

 

김기성|연합뉴스 기자, 전 연합뉴스 호주 특파원

강민석|전 국민일보 사진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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