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스렁학교의 일상

정지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3/08/28 [12:36]

이번 호부터 캄보디아 이화스렁학교의 일상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화스렁학교(교장 김유선)2009년에 아시아교육봉사회(현회장 한인영)가 캄보디아 껌뽕스프 스렁마을에 설립한 학교다. 이화스렁학교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가 있다. 현지 교사들과 교직원들 그리고 선교사들이 420명이 넘는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1학기 방학과 2학기 개학

 

▲ 이화스렁학교 종업식에서 말씀을 전하는 정지수 선교사.©정지수     

 

지난 75일 이화스렁학교는 1학기의 모든 수업을 마치고 방학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종업식날 학교에 등교해 예배를 드렸다. 예배 시간에 정지수 선교사는 감사하라를 제목으로 설교했는데, 한 학기를 마치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교사들과 친구들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4학년 학생들이 특송을 했고, 예배를 마친 후에 성적 우수 학생들을 시상하고 서로를 축복했다. 학생들에게 방학은 최고의 선물과도 같았다. 모두 기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방학은 길지 않았다. 7102학기가 시작되었다.

 

신체검사

 

1학기 방학 전 날인 74일 초등학교에서는 신체검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의 청력과 시력을 측정했고, 혈액형검사와 색맹검사도 진행했다. 몸무게와 키를 측정해 학생들의 성장 정도를 측정했다. 신체검사는 초등학교에서 매년 1회 실시한다.

 

이화스렁학교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모든 학생들에게 매일 비타민 알약을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신체 발육 상태가 좋았다. 학생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세종학당

 

올해 초 이화스렁학교는 한국 세종학당재단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신규 세종학당 승인을 신청했었다. 캄보디아에서도 여러 단체들이 신청했는데, 감사하게도 이화스렁학교가 세종학당으로 승인 받았다. 이로써 스렁 세종학당은 한국정부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어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공식 명칭은 스렁 세종학당이다. 스렁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가르치게 된다.

  

스렁 세종학당을 홍보하고 한국어 강의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김유선 교장이 학당장으로 섬기게 되었고, 홍유안 선교사가 행정요원으로 모든 사무를 맡게 되었으며,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한 정지수 선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지난 718일에는 스렁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열린 강의를 실시했는데, 학교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정규 과정은 8월초부터 진행된다.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한국으로 일하러 가거나 공부하러 가길 소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렁 세종학당이 설립되어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있다.

 

싸우는 아이들

 

학생들이 학교에서 싸우는 일이 벌어졌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놀렸다고 한다. 머리에 서캐가 많다고 놀리자 화를 참지 못한 학생이 자신을 놀린 친구에게 주먹을 휘둘렀는데 그만 눈을 때리고 말았다.

 

눈이 벌겋게 변하고 눈 주위가 부어올라 선생님들이 급히 치료해 주었다. 다행히 시력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때린 학생도 맞은 학생도 너무 놀랐다.

 

김유선 교장은 학생들의 부모들을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사건이 일어난 경위를 말해 주었다. 주먹을 휘두른 학생이 맞은 학생에게 바로 사과하면서 분위기는 좋아졌다. 둘이서 다시 친하게 지낼 것을 다짐하며 서로를 용서했다.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는 학교에서 더 이상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통사고

 

▲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입원 중인 학생을 위문하러 간 교장과 교사들.©정지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밤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벌레가 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운전하는 학생이 장애물을 보지 못하고 부딪쳤다. 이곳 도로는 가로등이 없어서 밤에는 아주 어둡다. 그래서 사람들이 밤에 잘 다니지 않는다. 오토바이에는 두 명의 학생들이 타고 있었는데, 운전을 한 학생은 안전모를 쓰고 있어서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뒤에 타고 있던 학생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수 미터를 날아갔다.

 

안전모를 쓰고 있지 않아 두피가 찢어져 봉합 수술을 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두 학생들 모두 얼굴을 다치지 않았다는 점이고 모두 건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를 마치고 김유선 교장과 교사들이 병원을 방문해 사고를 당한 학생들과 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하나님께 다친 학생들을 빨리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드렸다.

 

강아지 이야기

 

이화스렁학교에는 강아지들이 여러 마리 있다. 강아지들은 야간에 경비 아저씨들과 함께 학교를 지키고 낮에는 가끔씩 출몰하는 뱀들을 잡는다. 강아지들은 학생들과도 잘 어울려 놀기도 한다. 강아지들 중에서 진국이가 가장 용맹하고 똘똘하며 사람을 잘 따른다.

 

그런데 이런 진국이를 16개월 전에 잃어버렸었다. 202112월 성탄절을 앞두고 진국이가 아파서 프놈펜이 있는 동물병원에 데려갔었다. 동물병원 의사가 진국이를 입원시켜야 한다고 해서 입원절차를 밟아 진국이를 입원시켰다. 그런데 그날 밤, 병원 안에 갇혀있던 진국이가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동물병원을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음날 동물병원 직원들과 김유선 교장이 동물병원 주변에서 진국이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진국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몇 날 며칠을 진국이를 찾아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 지역 사람들은 동네에 들개들이 많아서 진국이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진국이를 잃어버려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

 

그런데 진국이를 잃어버린지 약 16개월이 지난 71일 기적이 일어났다. 이날은 프놈펜에서 언어훈련을 마친 정지수 선교사 부부가 이화스렁학교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김유선 교장의 차를 타고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주유소 옆에 있는 편의점에 잠시 들렀는데, 그곳에 진국이가 힘없이 앉아 있었다.

 

김유선 교장이 이 주유소에 자주 들렀었는데, 그동안 진국이를 만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날 편의점 앞에 진국이가 놀랍게도 앉아있었다. 너무 놀란 김유선 교장은 진국이를 껴안고 기뻐했다.

 

▲ 1년 6개월 전 성탄절을 앞두고 잃어버렸던 진국을 찾고 기뻐하는 임유선 교장.©정지수     

 

이 편의점은 동물병원에서 약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진국이는 편의점 주변을 맴돌면서 편의점 직원이 나누어주는 음식을 먹고 지냈다고 한다. 사람들을 잘 따르는 성격 때문에 진국이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화스렁학교 교직원 모두는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진국이를 찾게 해주셨다고 말하며 크게 기뻐했다. 학교로 돌아온 진국이는 다른 강아지들과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학교 강아지들까지 돌보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

 

우기가 시작되어 날씨가 조금은 시원해져 지낼 만하다. 학교생활에도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이화스렁학교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씩 느끼며 감사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정지수|캄보디아 지시장, 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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