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문화관 그리스도인은 현대 문화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V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4/01/26 [12:02]

지난 몇 달간 그리스도인의 문화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스도인은 현대 문화에 대해 흐믓한 마음으로 생각없이 동화되는 것도, 그렇다고 현대문화를 무조건 타락한 죄악이라고 무시하고 분리하는 태도도 옳은 태도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문화를 바라보는 바른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지난번 제시했던 아레오바고 앞에 섰던 바울의 태도는 문화를 바라보는 좋은 모범을 제시한다(행 17: 16-31).

 

1) 바울은 아테네의 찬란한 예술적 문화적 성취에 매료된 것이 아니라 도리어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그 이면을 꿰뚫어 보았다.

 

2) 아테네 사람의 요란한 우상숭배를 도리어 종교성이 많다고 해석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우상숭배를 도리어 복음증거의 기회로 포착했다

 

3) 이 유명한 아레오바고의 설교에서 바울은 희랍시인의 시(詩)를 인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4) 심지어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허물치 아니하셨다고까지 말함으로 그들을 긍정적으로 보dkT다

 

5) 그러나 바울의 마음에는 분이 가득했다.

 

이방문화를 바라보는 바울의 태도는 문화를 바라보는 중요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는 이방문화의 방향성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가 아니면 우상숭배를 부추기고 하나님을 적대시하며 인간을 죄악으로 이끄는가? 등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그 문화의 방향성과 문화의 이면을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그렇지만 바울은 그들과의 접촉점을 찾기 위해 그리스 시인의 시(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그리스 시인의 시를 인용했다. 이방 문화 또는 세상 문화라 할지라도 그 방향성이 중립적이거나, 진·선·미를 추구하고 인간의 도덕과 인간성을 고양하는 문화가 있다.

 

하나님의 일반 은총을 드러내는 이러한 문화는 인간의 덕을 추구하고 인간의 성숙을 가져오게 하며 때로는 진리의 단편을 드러내게 한다. 이러한 문화는 비그리스도인에 의해 만들어졌다 할 지라도 충분히 그리스도인들이 향유할 수 있다.

 

그러나 바울의 긍극적 태도는 세상문화의 방향성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복음(기독교 세계관)으로 변혁해 나가야 할 사명을 주지하고 있다.

 

로잔언약에 나타난 문화에 대한 관점

 

로잔언약은 1974년 7월 16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모였던 "세계 복음화 국제 대회의"에서 150개국가로부터 온 3,700여 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합의하고 서명한 선언문이다. 이 선언문의 초안은 세계적인 복음주의자 존 스토트가 작성하였다.

 

로잔언약에 나오는 문화에 대한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선언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전도한다면, 그리스도 안에 깊이 뿌리내리면서도 자신들의 문화에 적합하게 맞추어진 여러 교회들이 일어날 것이다. 문화는 항상 성경을 기준으로 검토하고 판단해야 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에 인류 문화의 어떤 것은 매우 아름답고 선하다. 그러나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그 전부가 죄로 물들었고, 어떤 것은 악마적이기도 하다.

 

복음은 한 문화가 다른 어떤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전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복음은 모든 문화를 그 자체의 진리와 정의의 표준으로 평가하고, 모든 문화에 있어서 도덕적 절대성을 주장한다.

 

지금까지의 선교는 복음과 함께 이국의 문화를 수출하는 일이 너무 많았고, 때로는 교회가 성경보다 문화에 매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스도의 전도자는 다른 사람의 종이 되기 위해, 개인적인 순수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겸손히 자신을 온전히 비우기를 힘써야 한다.

 

또한 교회는 문화를 변혁하고 풍요롭게 만들고자 애쓰되,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해야만 한다.

 

케이프타운 선언문에 나타난 문화에 대한 태도

 

그리고 36년이 지난 2010년 케이프타운 제3차 로잔대회는 198개국에서 온 4,200여 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2010케이프타운에서 제3차 로잔대회를 개최하고 기독교가 나가야 갈 길을 고민했다.

 

케이프타운 선언문에 나오는 문화에 대한 복음주의의 태도는 다음과 같다.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우리가 지구상의 자원들을 파괴하고 허비하며 오염시키는 데 일조하고 무분별한 소비주의에 대한 해악적인 숭배를 회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긴박하고도 예언자적인 사명감으로 환경보호의 책임을 완수하는 데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환경보호를 중요한 선교적 사명으로 깨달은 그리스도인들과,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풍성함을 통해 인간의 필요를 채우라는 명령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지지한다.

 

우리는 성경이 창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구속적 목적을 선포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개인과 사회와 창조세계 모두 하나님의 구속적 사랑과 선교의 대상이다. 또한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총체적 선교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세상 나라와 문화를 사랑한다. “하나님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해 땅 위의 모든 나라를 만드셨다.” 인종적 다양성은 하나님의 창조의 선물이며, 이것은 죄로 말미암은 타락으로 인한 분열과 적대감에서 해방될 때 새 창조 안에서 보전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이 땅의 모든 열방들을 축복하라는 하나님의 약속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족속과 언어와 나라와 백성들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선교를 반영한다. 우리는 모든 문화들을 포함해 하나님이 축복하기 위해 택하신 모든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기독교 선교는 토착문화와 언어를 보호하고 보전하는 도구였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이 모든 문화 속의 인간의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형상의 긍정적인 증거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사탄과 죄의 부정적인 흔적들도 보여주기 때문에 비판적인 분별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문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깊게 스며들어 그 문화 가운데서 하나님의 영광 과 그리스도의 광채의 충만함이 드러나길 바란다. 우리는 하나님의 구속과 죄사함을 받은 새로운 피조물로서 하나님 나라의 모든 문화적 풍성함과 영광과 탁월함을 보게 되기를 고대한다(주25).

 

모든 백성들을 향한 이러한 사랑은, 우리가 인종주의와 자민족 중심주의라는 악을 거부하고, 창조와 구속 안에 나타난 하나님에 대한 그들의 가치에 근거해 모든 종족과 문화들을 존중하고 존경할 것을 요구한다 (주26).

 

로잔언약과 케이프타운 선언문에서 밝히고 있는 문화에 대한 태도는 그리스도인이 현대 문화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가르쳐준다. 한국교회는 개인의 구원도 강조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세상과 문화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교육해야 할 것이다. <끝>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ACC(호주기독대학) 교수 (Ph.D)

▲ 주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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