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인문학 여행기 이집트-이탈리아 (마지막 회)

김클라라/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4/03/25 [16:44]

▲ 로마 콜로세움 앞에서 단체사진.©시드니인문학교실     

 

오전 8시 30분 친퀘테레(Cinque Terre)를 향해 출발한 버스 뒤로 멀어져가는 고색의 호텔이 아련하게 보인다. 언젠가 이탈리아를 다시 오게 된다면 이 저택을 다시 찾으리라. 

  

일행은 친퀘테레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친퀘테레로 향해가는 버스 밖으로 어제 내린 비가 오늘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태리의 10월 중순은 우기인가 보다. 친퀘테레에 내리니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우산 또는 우비를 준비하지 않은 회원들은 기차역으로 가는 도중 숍에서 급히 우산을 사기도 했다.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지역 중 외국의 관광객에 의해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곳으로 사진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색의 알록달록한 바닷가 마을 모델사진으로 많이 나오는 명소이다. 

  

친퀘테레는 해안을 끼고 있는 5개의 어부 마을과 언덕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곳은 현재 국립공원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명소이다. 

  

우리 일행은 이곳 다섯 개의 마을 중 기차를 타고 두개의 마을인 ‘리오 마죠레(Riomaggiore)’와 ‘마나롤라 (Manarola)’라는 두 개의 해안가, 절벽 곁에 만들어진 작은 동네를 구경했다. 

  

쭉 뻗어 있는 해안을 타고 기차는 두세 정거장을 달렸다. 리오마죠레 기차역에서 내려 언덕을 내려가 어부마을이라는 곳을 지나 조금 걸으니 절벽에 촘촘히 들어서 있는 집들이 보인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원색의 집들이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리오마죠레 역에서 우리 일행은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마나롤라 역으로 이동했다. 비슷비슷하지만 마나롤라 마을은 또 다른 풍경을 제공한다. 마나롤라 마을은 리오마죠레 마을보다 더 크고 탁트인 해안가 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일행은 삼삼오오 그룹으로 원색의 마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해안가 절벽의 비경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비릿한 바닷가 바람을 마시기도 했다. 

  

약 30분의 자유시간을 주었는데 우리는 이곳 마을을 둘러보며 커피숍에 앉아 커피와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을 사먹기도 했다. 재미있었던 것은 이곳의 특산물인 멸치 튀김이다. 멸치튀김의 맛이 짭짜르하고 구수한게 얼핏 한국의 쥐포맛과 비슷하기도 했다. 함께하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이러한 소소한 것이 아니겠는가?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는 것 말이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Tuscany Inn 호텔에 8시가 넘어서야 들어왔다. 내일은 피렌체다. 메데치 가문의 영향으로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곳이다. 내일을 기대하며 잠을 청한다.

  

10월 20일(금)이다. 피렌체(Firenze)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미켈란젤로 언덕에 섰다. 누군가 옆에서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도시가 피렌체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먼저 와본 모양이다. 과연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이 언덕에서 바라본 피렌체는 아늑하고 운치가 있으며 오렌지 빛 지붕들이 아름답다. 세계 문화, 예술, 과학의 발전을 시켰다는 이 도시는 옛 문화의 그 자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와~~하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피렌체, 메데치 가문의 꽃! 피렌체, 그 화려함!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소장하는 있다는 우피치 미술관을 찾았다. 거대한 규모의 이 미술관은 다 돌아볼 수가 없었지만,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깨 오랜 시간을 보냈다. 걸어서 식당으로 가는 길 양옆의 건물들의 대문이 특이하게 내 눈에 들어온다. 나무 원목으로 만든 큰 대문은 내 어릴 적 우리집 대문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가 걸어가는 골목 모두가 같은 큰 대문을 가지고 있었다. 바닥은 돌들로 만들어져 있다. 이곳을 걸으면서 그 옛날, 마사초, 도나텔로, 보티첼리, 브르넬리스키,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길을 걸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점심을 먹기 위해 얼마를 걸었을까? 식당으로 들어서는 입구는 우리가 지나온 큰 대문의 입구와는 다르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했다. 들어서니 아늑한 식탁이 준비되어 있었다. 팀원 가운데 한 분이 파스타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쏘았다. 이탈리아 피렌체 지방에서 만든 와인을 코로 향미하며 모두 건배했다. 모두 행복한 표정들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사진으로 남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성 십자가 성당, 싼타 크로체 성당, 성모 마리아 성당, 또 미켈란젤로가 조각했다는 ‘천국의 문’도 보았다. 과연 피렌체는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여기저기 모두가 거대한 작품들로 가득한 도시, 피렌체에 더 머물고 싶다. 저녁으로 한식을 먹고 다시 우리는 로마로 달렸다. 늦은 밤 로마에 도착했을 때 묶었던 호텔에 도착했다. 키를 받아 들고 호텔방에 들어서니 11가 넘어선다. 이제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21일(토) 새벽 4시다. 오늘 로마를 둘러보는 것으로 이태리 여행은 끝을 맺는다. 로마가 유럽을 통치하던 시절의 그 위상은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다. 로마! 오늘 그 로마를 내 발로 걸으며 내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설렘이었는지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 잠이 오지 않는다. 어제의 이들을 일기장에 정리해 보려고 조심스럽게 손을 더듬어 작은 불 하나를 켜 본다. 

  

사진으로 볼 수 없었던 콜롬세움의 내부를 돌아볼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 상당히 넓은 성벽 내부의 길을 따라 한 바뀌 돌며 모든 것을 담으려는 듯 나의 눈은 반짝이며 하나하나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거대함, 웅장함, 이것을 어찌 카메라에 담을 수 있겠는가?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감동이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 보라고 했던가? 포로 로마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마상이 있는 캄피돌리오 광장,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번 여행을 계획하고 공부하고 출발한 이집트와 이탈리아 여행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우리 일행은 넉넉한 시간을 두고 네오나드 다빈치 공항으로 달렸다.(끝)〠 

 

▲ 필자 김클라라 ©시드니인문학교실     

김클라라|시드니인문학교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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