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생각

율리시저가 태어난 7월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07/07 [12:18]
한 해의 반이 지났다. 이제 상반기 결산을 하고 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이 왔다. 시간은 반이 흘렀으나,  세워 놓았던 연간계획은 어디쯤 가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할 때이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달력인 그레고리 역은 1582년에 그레고리 교황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  이 전에는 율리우스 시저의 명으로 만들어져, 1600여 년간 사용되었던 율리우스 역이 있었다. 율리우스 역은 1년을 365.25로 정하였으나, 정확하게 지구의 공전일은 365.2422이다. 오차를 극복하기 위하여 그레고리 교황이 새로운 달력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율리우스력(Julius Calendar)

율리우스 시저의 집권시대인 기원전 46년에는 알렉산드리아의 천문 학자인 소시게네스의 조언으로 1년을 365일로 하는 새 달력을 만들었다. 태양력의 1년의 길이는 365.25일로 매 4년마다 윤년을 두었다. 이것을 율리우스력(Julius calendar)라 한다.  율리우스는 개력 이후 달력을 계절에 맞추기 위해 기존의 1월을 3월로 하고 그 앞에 새로 두 달을 넣었다. 이에 따라 모든 달이 두 달씩 미뤄져 당시에 5월을 의미하는 퀸틸리스(Quintilis)가 7월이 됐다. 

율리우스는 생일이 7월이었는데, 그는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7월의 본래 명칭인 퀸틸리스 대신 자신이 태어난 달을 기념하기 위해 July로 개칭했다.  


  그레고리역(Gregory Calendar) 

율리우스역에서 채택한 1년의 길이는 실제의 1년 길이인 365.2422일에 비해 0.0078일이 길다. 이는 1년에 약 11분 14초에 해당한다. 따라서 1백28년이 지날 때마다 태양년의 길이가 하루씩 더 길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춘분날이 1백28년마다 하루씩 앞당겨지게 돼 그레고리 교황 때에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1582년에 춘분날은 3월 11일로 본래의 위치에서 이미 10일이나 앞당겨져 있었다.  그레고리 교황은 본래 지키던 부활절로 되돌려 놓기 위해 개력을 단행 했던 것이다.  그레고리 역은 1년의 길이가 365.2425일로이 만들어, 실제의 공전주기인  365.2422일과 거의 유사한 값이 된다. 

  교회력(Church Calendar) 

기독교 국가들이 모두 그레고리 역으로 교회력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서방교회와 달리 동방교회는 아직도 율리우스역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율리우스역이 그레고리역보다 13일이 빠르다. 따라서 기독교의 가장 큰 절기인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은 서로가 다를 수밖에 없다. 서방교회에서는 12월 25일에 성탄절을 지키지만 동방교회는 13일을 더하여 1월 7일에 지키고, 서방교회에서는 부활절을 3월22일에서 4월 25일 사이, 동방교회는 4월 4일과 5월 8일 사이에 지키고 있다.       


  그리스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

오래 전에 동방정교회는 부활절을 어떻게 지키는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이웃에 그리스정교회에 다니는 분이 살았다. 대화 중 날짜뿐 아니라, 시간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 정교회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었던 나는 밤 12시경에 청바지를 입고 미사에 참석했다. 실수 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사에 참석한 모든 남자들은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미사에 어울리지 않은 복장이었지만, 나의 호기심은 그곳을 떠나지 못하게 하였다. 아래층에 있을 수 없어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 베란다에 서서 미사에 참여했다. 개신교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예식들을 볼 수 있었다. 언제 시작하여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없는 아카펠라가 계속되었고, 시간시간마다 미사를 집례하는 신부님은 향로를 앞뒤로 흔들어 향연을 흩날리며 회중들을 축복했다. 집례 중에 신부님이 갑자기 2층 베란다에 서 있는 나를 보는 것이 아닌가!  정말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청바지를 입고 있어 미안해 하는 나와, 향로를 들고 축복하는 신부님의  사이에  불꽃이 튀겼다. 

삭개오 생각이 났다. 세리장이었던 삭개오, 예수님을 보고 싶었으나 키가 작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예수님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근처의 뽕나무 위로 올라갔다.  여리고로 향하던 예수님은 뽕나무에 있는 삭개오를 보시고 내가 오늘 너희 집에 머물겠다고 말씀하신다.  뽕나무에 있던 삭개오는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 그날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 



김환기
호주구세군 다문화 및 난민 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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