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行政)의 중요성

홍관표/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10/31 [17:15]
내가 목회할 때 교인들이 질문하는 것 중에 가장 많은 질문은 주로 두 가지였다. 하나는 우리 교회에 적을 두고 신앙생활을 하다가 교회를 떠난 다음 다른 작은 교회로 가서 장로, 권사가 되어 다시 본교회로 돌어온 분들에게 “장로님, 권사님”이라고 불러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참으로 당혹스러운 질문이다. 만일 장로, 권사로 불어야 된다고 하면 그분들의 직분과 자격에 시비를 제기하게 될 것이고 불러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면 그래도 어쨌든 작은 교회이지만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장로, 권사가 되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난처한 입장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나의 대답을 원하는 분들에게 어떻게 하든 대답은 해야하는 입장이어서 나는 질문하는 분들이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분들을 장로, 권사로 부르시기 원하는 분은 부르시고, 원치 않는 분은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또 하나의 질문은 교회 재정을 목사가 관리해야 되느냐의 문제이다. 어떤 교인들은 재정에 눈감고 모르는체 해야 신령한 목사, 거룩하고 순수한 목사, 목회 잘하는 하나님의 진실한 종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교회를 몰라서 그렇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부산의 대표적인 교회를 담임한 목사가 재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장로들이 다 알아서 했다. 그렇게 교회를 운영하는 가운데 교회 돈을 사업하는 장로에게 고리대금 수준으로 빌려 주었다가 실패하고 교회가 크게 시험에 들어 시달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것은 장로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교회를 담임한 목사의 직무유기이다.

노회법에 교회 재정은 교회가 관리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교회 대표는 담임목사이다. 행정상 담임목사가 감독자로서 사인을 하여 구좌를 열고 해제할 때에도 담임목사의 결재가 있어야 한다.

흔히 교인들 중에는 속된 재정에 왜 거룩한 성직자가 관여해야 하는가, 기도하고 말씀이나 전하지 왜 거기에 목사가 손을 대어야 하느냐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교회 재정을 세속적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생각하면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드려진 헌금은 지극히 거룩한 하나님의 성물이다. 오히려 하나님의 구별된 성물을 세상 일을 하는 장로, 집사들의 손에서 움직이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관장해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교회의 대표자인 담임목사에게 위임한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감독하지 않으면 교회 헌금이 잘못될 수 있다.

목사가 재정을 방관하고 당신네들 알아서 하라 하면 크게 잘못될 수 있다. 돈에는 반드시 마귀가 장난한다. 아무리 신앙적인 사람이라도 돈을 보고 만지면 제 정신이 아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관리하지 않으면 큰 시험에 든다.

목사가 이것을 모르면 목회를 할 수 없다. 행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목회는 말씀을 전하고 가르칠 뿐이다. 담임한 교회의 행정수반으로서 교회 행정을 바르게 할 책임이 있다.

인사 행정, 재정 관리를 바로 해야 한다. 행정을 잘해야 교회가 바로 된다. 행정이 잘되면 교회에 평안이 있다.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시오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니라”(고전 14: 33) 〠

 

홍관표|크리스찬리뷰 편집고문, 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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