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Bethlehem)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11/26 [10:59]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까지는 가깝지만 아주 먼 길이다. 베들레헴은 이스라엘의 통치를 받는 ‘자치지구’이다. 베들레헴 입구에는 삼엄한 검문과 함께 높은 담들이 가로 막고 있다.  베들레헴은 1949년 제1차 중동전쟁 뒤 요르단에 속했었으나,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이후에는 이스라엘이 점령하였다.

베들레헴은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오슬로 평화협정 후 1995년 12월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 되어 현재는 이스라엘 통치권과는 상관이 없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영향 아래 있다. 주민들 대부분 팔레스타인으로서 모슬렘(약80%), 기독교(대부분이 구교 계통 20%)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인구 3만여 명의 작은 도시가 9미터 높은 분리장벽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이 되었다. 분리장벽은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두 번의 엄격한 검문을 거쳐야만 베들레헴으로 들어 갈 수 있다. 이곳을 지나는 차량도 마찬가지이다. 차량 번호판의 색깔에 따라 검문의 수위도 아주 다르다.

팔레스타인은 ‘특별 취업 허가증’를 받지 못하면 예루살렘에 관광조차 갈 수 없다. 둘 사이의 거리가 8킬로미터도 안되는 곳이지만 평생 예루살렘 한 번 가 보지 못하고,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그곳에 뼈를 묻는다.  
 

베들레헴(Bethlehem)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히브리어로 베들레헴은 ‘떡의 집’을 의미한다. 이곳은 또한 ‘열매가 풍성함’을 의미하는 ‘에브랏’이라 불리기도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미 5:2; 마 2:1~8). 

‘떡의 집’에서‘생명의 떡’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것이다. 이곳은 아주 오래된 고대 도시로 성서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다. 베들레헴 근처에서 라헬이 죽어 묻혔으며 (창 35:19; 48:7),사사기 19장에 나오는 한 레위인의 첩이 베들레헴 출신이다. 또한 룻기의 배경이 베들레헴이며, 룻의 자손인 다윗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거기서 사무엘에 의해 기름 부음을 받았다(삼상 16:1~13).

한때 이곳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점령되기도 했는데, 다윗의 용사들 중 세 명이 적진을 뚫고 이곳의 우물물을 떠서 다윗에게 `고향의 물'을 바쳤다고 기록되어 있다.(삼하 23:14~17). 남북 왕국이 분열된 뒤 르호보암에 의해 요새화되기도 했던(대하 11:6) 그러나 1000년 동안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근교에 있는 작은 마을로 남아 있었다.

B.C. 6세기 말에는 바벨론에서 귀환한 123명의 사람들만이 이곳에 살았다. 이때 미가 선지자는 이 작은 수의 귀환에도 불구하고 큰 예언을 한다. 베들레헴은 다윗의 고향으로 메시야가 태어날 곳으로 기대되었다(미 5:2~5 마 2:6 요 7:42). 이 메시야의 탄생에 대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이야기는 신약에서 가장 사랑받는 부분 중 하나로, 그 배경인 베들레헴은 기독교인들에게 잘 알려진 장소 중의 하나가 되었다. 

예수 탄생 교회(Church of the Nativity) 

‘예수탄생교회’는 로마 콘스탄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아기 예수가 태어난 곳으로 추정되는 마구간으로 쓰이던 동굴 위에 AD 339년에 교회를 지었다. 그 후 사마리아인들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52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다시 재건한다. 614년, 페르시아인들이 세력을 얻자 대부분의 다른 교회들처럼 훼파될 위기를 맞이했으나, 이 교회 내부에 있는 페르시아식 ‘마기’(Magi, 동방박사) 모자이크 덕분에 그 형태를 보존하게 된다.

교회 입구의 문은 낮아서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겸손의 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겸손이란 무엇인가?

성 어거스틴이 어느 날 자기 제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그리스도인들의 최고의 덕목은 무엇입니까?” 어거스틴은 “첫째가 겸손이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둘째는 무엇입니까?” “둘째도 겸손이다.”

“셋째는 무엇입니까?” “셋째도 겸손이다.”

“그러면 겸손의 반대는 무엇입니까? “교만이.다” 

제자는 다시 물었다.

“선생님, 교만이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어거스틴의 대답은 매우 의미심장했다. “스스로 지극히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겸손과 교만은 백지 한 장 차이이다. 어떤 사람이 선한 일을 했다. 그 일을 자기 입으로 말하면 교만이고 ,다른 사람이 말해 주면 겸손이다. 

예수님을 만나려면 반드시 겸손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예수님은 낮은 곳으로 임하셨기에 우리가 낮아지지 않으면 그분을 만날 수 없다. 

은별(Silver Star) 

안으로 가면 예수님이 탄생한 곳에 ‘은별’(silver star)이 있다.  은별 둘레에는 라틴어로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탄생하셨다”라고 써 있다. ‘다윗의 별’이 6각인 반면에 ‘베들레헴의 별’은 14각이다. 이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상징하는 십자가의 길 14처,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 14대, 다윗부터 바빌론 유배까지 14대, 그 후부터 예수까지 14대를 가리킨다.     

▲예수탄생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예수님이 탄생한 곳에 ‘은별’이 있다. 다윗의 별이 6각인 반면 베들레헴의 별은 14각이다. ⓒ김환기  

별을 따라 베들레헴에 온  ‘동방박사’가 누구인지 성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유태인 역사학자 ‘요세푸스’는 동방박사는 '조로아스터교'의 사제라고 한다. 아마 이들은 별을 연구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점성술(astrology)과 천문학(astronomy)는 별에 접근 방법이 다르다. 점성술이 철학적이며 종교적으로 별을 연구하는 반면, 천문학은 과학적이며 분석적으로 연구한다.

점성술에 의하면 천제가 한 번 도는 데에는 218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것을 12로 나누게 되면 2150년마다 별자리가 바뀐다. ‘New Age’란 용어는 점성술에서 나왔다. 12별자리는 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점성가(astrologist)에 의하면 지금 시대가 ‘물고기자리’(pisces)에서‘물병자리’(aquarius)로 옮겨지는 ‘새시대’(new age) 이다. 물고기 자리 2000년 전 예수 가 이 땅에 탄생할 시기를 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의 기독교의 상징이 물고기였다. 하지만 이들은 기독교 세계관(christian world view)’과는 아주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다윗의 3 용사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 다윗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으며, 그 지역에서 자기 아버지의 양들을 돌보았고 나중에 그곳에서 사무엘에 의해 장래의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았다. 후에 다윗은 도망자가 되었을 때 당시 블레셋 사람들의 전초 부대가 있던 베들레헴의 저수조의 물을 마시기를 간절히 원하였다. 

이때 세 명의 용사가 죽음을 무릅쓰고 그곳에 가서 우물 물을 길러 가지고 왔다.  하지만 다윗은 마시기를 기뻐하지 않고 “여호와여 내가 나를 위하여 결단코 이런 일을 하지 아니하리이다. 이는 목숨을 걸고 갔던 사람들의 피가 아니니이까” 하고 그 물을 여호아 앞에 부어 드렸다. (삼하 23:14,15, 대상 11:16,17) 

다윗은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다. 시편의 150편 중 73편을 쓸 정도로 문필가였고, 기골이 장대한 골리앗을 넘어 트릴 수 있는 무장이다. 어디 그뿐인가? 다윗은 ‘음악가’이기도 하다. 사울이 귀신 들려 괴로워할 때 하프를 연주함으로 악귀를 쫓아내기도 했다. 아마 다윗이 최초의 ‘음악 치료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다윗 왕 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밖에도 다윗의 업적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다윗의 진정한 위대성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나단이 자신의 죄를 지적 하였을 때, 눈물로 침상을 적시며 통회한 사람이다.

자신의 유익을 취하기보다는 부하의 심정을 배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개인의 감정을 앞 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했던 사람이다.

다윗은 적을 이겨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이겨 위대한 사람이다. 〠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 한인사역(Korean Ministry) 및 수용소 담당관(Chaplain, Detention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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