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성에 울린 함성

서영준/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3/26 [09:50]

▲ 대형 십자가를 앞세운 성시화 행진 대열이 시드니 심장부인 타운홀 앞을 지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여호수아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요단강을 건넌 후 처음으로 정복해야 하는 성이 여리고 성이었다. 이 성은 고대로부터 세워진 돌성벽 때문에 난공불락의 성으로 알려져 왔다.

이 성을 정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공성전을 하기 위한 무기나 성벽을 뛰어넘어 쏘아올릴 화살도 없다. 오로지 가지고 있는 것은 애굽에서 들고나온 농기구와 40년간 들고 온 막대기 그리고 칼 몇자루…. 이것으로 이 든든한 성벽을 어떻게 무너트릴 것인가?

▲  시드니성시화대회에서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한 홍정길 목사 ⓒ크리스찬리뷰

D-8

하나님께서 명령하셨다. 여리고성을 무너트리기 위해서 하루에 한 바퀴씩 제사장이 법괘를 둘러매고, 성 주위를 돌으라는 것이다. 군사들은 법궤 앞에서 행군하고, 백성들은 그 뒤를 따르게 된다. 작전 중에서 최악의 작전이었다.

성벽을 도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의 전력은 여리고 성의 백성들 모두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성벽 위에서 활을 쏘기도 하고, 창이나, 뜨거운 물을 부을 수도 있다. 아니, 돌맹이 하나 던져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군인들이 앞서 간다고 하지만, 뒤를 따르는 사람들은 노약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만약 여리고의 적들이 중간에 뛰어나와 이들을 해하기만 해도 백성들은 크게 동요될 것이다.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고 따라야 하는가?

▲  이틀간의 성시화대회에서 찬양을 인도한 NSW 찬양팀 ⓒ크리스찬리뷰

D-7

백성들에게 선포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 백성들은 군소리 하나 없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로 했다. 광야를 걸으며 의복이 해어지기도, 신발이 닳지도 않게 하신 하나님이시다. 요단강을 마른 땅처럼 건너게 하신 하나님께서 반드시 함께 하실 것이다. “강하라,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고 약속하신 하나님을 믿고 가자.

▲대회 첫 날 인사하는 대표회장 정우성 목사 ⓒ크리스찬리뷰

D-6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틀째 여리고 백성들을 꼭 닫고 나오지 않는다. 하나님이 저들을 두렵게 하셨다. 여리고 성을 믿음으로 걷는 동안 정말 자부심이 절로 생겨나지 않을 수 없었다.

▲   대회 둘째 날 축사하는 고문 홍관표 목사  ©크리스찬리뷰
D-3

사흘째 성벽을 걸어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이 성벽이 무너질까? 이렇게 견고한 성이 과연 무너질 수 있을까? 아니다. 의심하지 말자.

▲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찬양하는 성도들 ⓒ크리스찬리뷰

D-2

점점 두려움이 커진다. 오늘도 성을 돌지만, 성벽은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성벽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여리고 백성들의 기세는 더 커지는 듯이 보인다. 일촉즉발의 긴장이 더욱 힘겹게 만든다.  오늘쯤 성벽에 금이라도 가게 하시거나, 천둥 번개나 지진의 징조라도 보여주시면 좋겠지만, 태양은 여전히 뜨겁다.

▲ 첫째 날 찬양하는 시드니순복음교회 성가대 ⓒ크리스찬리뷰

D day

일곱 번째 날 마지막 성벽을 돈다. 오늘은 일곱 바퀴를 돌아야 하고, 여리고 성을 향해 외쳐야 한다. 하나님께서 오늘 어떻게 역사하실 것인지,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던 성벽이다. 과연….

▲결신의 시간에 재헌신을 다짐하는 성도들 ⓒ크리스찬리뷰

시놉시스를 넘어서 현실로

▲오리온센타를 가득 메운 성도들이 “개인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는 홍정길 목사의 메시지에 귀기울이고 있다.ⓒ크리스찬리뷰

지난 2013년 3월 8일부터 10일까지 제7회 시드니성시화대회가  열렸다. 전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이 시드니가 어느 순간부터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타락해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외침이 있었다.

한가지 구체적인 예로써, 마디그라 행사가 점점 탄력을 받아 세계적인 행사로 커져만 가고 있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동생애와 관련된 법안들이 계속 올라왔다.

▲ 둘째 날 찬양하는 연합성가대 ⓒ크리스찬리뷰

현지 교회나 반대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는 뜻있는 한인교회들과 성도들이 모이게 되었고, 어거스틴이 꿈꿨고, 칼빈이 실천하였던 거룩한 하나님의 도성을 바라보는 기도의 행진을 시도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시드니성시화대회의 정신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시드니가 거룩한 도시가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성도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성시화대회는 본 대회를 통해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마지막 날 마디그라 행사로 더렵혀진 땅을 위해 행진하면서, 이 땅의 죄악을 씻어주길  회개하고 기도하며, 복음을 알지 못해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전도하는 시간으로 이어지는 행사를 해왔다.

▲시드니 중심가에서 펼쳐진 성시화 다문화 행진 ⓒ크리스찬리뷰

이 기도 행진은 보통 시드니의 대동맥인  죠지 스트리트(George St)를 지나서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까지 이어지는데, 시드니의 심장인 마틴 플레이스에서 최종적인 복음 집회를 열게 된다.

▲  출발에 앞서 기도하는 박용진 목사 ⓒ크리스찬리뷰

2007년 처음 성시화대회가 열리고, 믿음으로 시드니 도성을 밟을 계획을 세웠다. 기독민주당 총재이며 NS주 상원의원인 프레드 나일 목사의 도움을 받아 기도 퍼레이드의 루트가 만들어졌을 때에는 쾌거를 이룬 듯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해의 첫 발걸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듬해와 또 그 이듬해를 지나면서, 한인교회들 속에서도 회의가 일어나고, 차츰 시들해지는 듯한 인상이 짙었다. 이러한 행사가 과연 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하나님이 역사하실 것을 믿는 믿음으로만 걷기에는 변수가 많이 있었던 것이다. 

▲  2013 성시화행진은 다민족과 특히 젊은이들의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크리스찬리뷰 

하나님께서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어떤 징조라도 보여주셨다면 너무 좋겠지만, 이 시드니 도성의 성벽은 견고해 보였다.

이렇게 7회째 성시화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7년 전 첫 모임 장소였던 캠시 오리온센타에서 집회를 하게 되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  ‘드림’과 ‘클릭’(Offer & Click)을 주제로 마틴 플레이스 특설무대에서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지휘 장진원)와 찬양팀이 찬양 페스티벌을 펼쳤다.ⓒ크리스찬리뷰

금년에는 남서울은혜교회 원로 목사인 홍정길 목사를 초청하여, 은혜로운 말씀 집회를 열었다. 홍정길 목사는 성시화의 시작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강조함으로, 개인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게 되는 단순하고, 명료한 진리를 밝혀주었다. 

▲대금을 연주하는 이우희 성도 ⓒ크리스찬리뷰

첫째 날 메시지는 요한복음 1장 12~13절의 본문을 통해서 거듭난 하나님의 백성의 모습을 전파했다. 특히 평화를 노래하며 죄의 용서를 체험하고 축복을 누리며 사는 값진 인생의 모습을 회복해 가야만 한다고 전했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열창하는 테너 김재우 집사 ⓒ크리스찬리뷰

홍정길 목사는 현재 암투병 중인 것으로 고백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의 열정으로 시드니성시화의 큰 역사에 함께 동참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였다.  

오리온센타를 가득 메운 청중들과 예배 전 찬양을 이끌어 주었던 찬양팀들,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찬양대원들 모두 은혜로 기쁨이 충만한 연주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 결신 시간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재결신하며 주를 위해서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짐하였다.

▲  찬양 페스티벌이 펼쳐진 마틴 플레이스 특설무대 주변의 다양한 모습들.ⓒ크리스찬리뷰

둘째 날은 시편 37편 1~6절에서 목자장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섬겨야 함을 분명하게 하고, 이 시드니 땅을 향한 우리의 사명을 분명하게 심어 주었다. 이렇게 영적으로 무장한 시드니의 거룩한 백성들이 3월 10일 오후 2시부터 벨모어 공원(Belmore Park)에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금년에 특이한 점은 처음 모이는 시작부터 젊은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이 성시화대회는 앞으로 젊은이들의 몫이다. 이 땅을 짊어지고 나가야 할 사람들은 여호수아를 중심으로 하는 젊은 용사들이었다. 이제는 가나안 땅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고, 그 땅을 정복해 가야 할 사명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이 젊은이들이 믿음의 눈을 뜨고, 시대의 사명을 읽으며, 책임감 있게 앞장서 걸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고, 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후 3시가 되자, 반가운 얼굴들, 생소한 얼굴들이 모여들면서 큰 인간띠를 형성하게 되었다. 전도팀은 곳곳에서 흩어져 기도 행진이 이루어지는 동안에 틈새를 공략하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고, 행진 대열에서 터져나오는 찬양의 목소리가 시드니 도성을 흔들었다. 

▲ 유은서 성도의 독창 ⓒ크리스찬리뷰

전도분과위원장인 필자의 입장에서 올해 전도지를 6천 장 가량 가져왔는데, 거의 대부분을 소비하였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찬양을 목청껏 부르며, 젊음의 신앙 열기가 목청을 울리며 터져나왔다.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와 찬양팀의 연주로 시작된 찬양 페스티벌은 지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까만 천사…’. 바로 오케스트라의 구성원은 13살 어린 학생부터 70세에 가까운 어른들이 앙상블을 이룬 천사들의 연주였다. 이렇게 시드니의 심장이라는 마틴플레이스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지나가던 많은 행인들이 관심을 갖고 질문하기 시작했고, 이 행사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 진땀이 흘려야 했지만, 기쁨은 충만했다. 보통 전도지를 나눠줄 때에 거부감이 앞서던 예년의 모습과는 달리 찬양을 들으며, 기꺼이 복음 전도지를 받아가는 이들의 마음은 이미 성령의 만져주심이 있었을 것을 믿는다.

이 페스티벌에 함께 참석한 여러 다른 교회들과 기관들이 있었는데, 기독민주당 총재인 프레드 나일 목사를 비롯 호주교회와 단체는 물론, 중국 교회, 캄보디아 교회와 마리아 수도원의 수도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뜻을 같이 했다. 

이들은 한인교회가 시작한 이 기도 행진과 찬양 행진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매년 행진의 정치적, 행정적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힘써온 프레이드 나일 목사는 행사 후 인터뷰에서 “시드니성시화대회는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되고, 앞으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들이 계속해서 확장해 가야 할 사명이다”라고 격려하며 강조했다. 
 

시드니 도성에 울린 함성 

제7일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양각나팔을 불며, 함성으로 여리고 성을 향해 외칠 때, 그렇게 견고하던 여리고 성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금 하나 가지 않았고, 벼락 한 번, 지진 한번 나지 않은 도성이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모두 무너져 내린 것이다.

제7회째 시작된 시드니성시화대회는 함성으로 마쳤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시드니를 덮고 있는 악의 도성, 음란의 도성, 음모의 마귀 도성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다. 

동성애 결혼법이 통과되지 못했으며, 동성애자들의 자녀 입양 문제가 제동이 걸려 있다. 자유분방하다고 생각하는 이 시드니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적인 전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하나님은 분명히 우리와 함께 하시고, 오늘도 역사하신다. 이미 시드니 여리고 성은 무너졌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는 이 땅을 영적 권세로 정복하고, 가나안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믿음을 전파하여, 생명의 추수를 해야 한다.

여리고 성을 돌던 그 발걸음은 이제 이 땅에 산재한 하나님의 도성을 세우는 일로 힘차게 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시드니성시화대회는 멈출 수가 없다. 멈춰서는 안된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힘과 마음을 합쳐야 할 때이다. 젊은이들은 앞장서서 걸어가고, 뒤에서 따르는 남녀 노소가 목숨을 건 기도로 전진해야 한다.

홍정길 목사가 집회를 통해서 강조한 것처럼, 성시화는 우리 마음에서 시작해서, 이땅 구석구석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가나안 땅이 정복되어지는 그날까지….〠
 

글/서영준|시드니호천장로교회 담임목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사진/이관희|크리스찬리뷰 객원 사진기자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