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무슬림 연구 동향과 이슈 (2)

이경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9/02 [09:34]
 
 
이처럼 호주를 비롯한 서구 사회에서 이슬람에 대한 인식은 전혀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무슬림 이민자들은 새로운 자기 인식을 필요로 한다.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이며 모든 문화를 수용한다고 이해한다. 이러한 지향성은 현대 이슬람 부흥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다와’(da'wa) 사상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이슬람의 ‘다와’(dawa)의 문자적 의미는 ‘부르심’, ‘초대’이라는 뜻이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알라의 뜻에 복종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이슬람에로의 초대, 부르심이 바로 ‘다와’의 의미이다. 이스마엘 알 파루키(Isma′il al‐Faruqi)는 삶의 본보기, 그가 종사하고 있는 일의 가치, 무슬림 자신의 종교에 대한 최종적인 논리적 근거가 바로 ‘다와’로 수렴된다고 하였다(Faruqi, 1976).

이슬람은 종교적 틀에서 벗어나 삶의 형태로서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민족적 상황에 선포되어야 하는데 이를 추진하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이며 진보적인 힘이 ‘다와’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즉 이슬람의 모든 삶의 형태가 바로 ‘다와’로 대표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다와의 본질이 이슬람 부흥운동을 이끌었고 근 50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500% 이상의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호주에서도 마찬가지로 다와의 노력들이 다양하게 실천되어왔다. 모스크를 건립하고 이슬람 학교를 세워 무슬림 자녀들에게 신앙과 실천을 고취시키는 것과 더불어 대학의 캠퍼스 안에 이슬람학생운동이 실천되고 지역마다 이슬람 단체들이 형성되었다.

일반적으로 호주의 모스크 설립은 터키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비롯한 해외의 무슬림 국가에서 지원하였고 교육 기관은 호주 무슬림 이민자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세워졌다. 현재 호주에 있는 모스크들이 정부 차원에서 지원되어진 것도 다와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Bouma, 2001).

다와의 또 다른 한 형태로서 모스크 외에 이슬람 단체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호주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단체는 ‘타블리히 자마엇’(Tablighi Jamaat)이다. 잔 알리(Jan Ashik Ali)는 이슬람 부흥운동의 하나로서 시드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단체인 ‘타블리히 자마엇’에 대해 연구하였다.(Ali, 2006)

그의 논문에서 타블리히 자마엇의 정신은 서구 모더니즘에 대한 반응으로써 이슬람이 서구 사회 안에서 공존하면서 모더니즘을 거부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의 신앙으로 모더니즘에 팽배한 물질주의와 무슬림 신앙과 정체성 파괴에 맞서는 것임을 주장하였다. 알리의 연구는 호주 사회에서 무슬림 신앙이 부흥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과, 현대 사회의 도전들에 현대 무슬림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속적으로 율법과 신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실천하고 있음을 논증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호주사회에서의 ‘타블리히 자마엇’과 같은 현대 이슬람 부흥운동 역시 다양한 다와 활동 중의 하나임을 이해할 수 있다.
 
3. 호주 무슬림 여성의 이야기
 
무슬림 여성의 삶의 자리와 그들의 현실 역시 호주 무슬림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이슈임에는 틀림없다. 대표적으로 서(西) 호주의 대표도시 퍼스(Perth) 지역에 정착하게 된 무슬림여성을 연구한 사미나 야스민(S. Yasmeen)은 호주 무슬림 여성의 종교적 사회적 정체성과 그 역할에 대해 논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는 무슬림 공동체 안에 내재하는 다양한 이슈들 속에 여성의 문제가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그것은 교육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과정 안에 놓여 있음을 설명하였다(Yasmeen, 2001).

이와 같은 연구에 의하면, 유럽과 북미 그리고 호주와 같은 서구 사회에서 생활하는 무슬림 여성은 특히 직업과 진로 등의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기회가 많지 않으며 특히 히잡(hijab)을 착용한 여성의 경우, 일자리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미 출신 국가에서도 교육의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기술력과 정보력이 부족하여 이민 이후에서도 동일하게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무슬림 여성에 대한 타자화는 무슬림 여성들에게는 정서적으로 문화적 사회적 간극을 유발한다.

이러한 장애 가운데 이민자 무슬림 여성들의 종교적 열성과 지적인 경험은 전통 무슬림 국가의 여성들보다 강인하다. 또한 그들은 호주 내의 종교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무슬림 신앙의 우월성을 확신하며 그것을 자녀들에게 교육한다.

특히 종교가 삶의 중심을 차지하는 무슬림 여성일수록 자녀들의 종교 교육에 대해 열정적이며 아랍어 교육과 꾸란 읽기를 놓치지 않는다. 야스민에 의하면, 이러한 태도는 종교의 다양함을 경험하는 차세대 호주 무슬림들을 위한 것이며 그들에게 종교적 열심을 계승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시 말해 무슬림 여성들은 호주 내의 종교적 다양성을 계기로 이슬람 종교에 대한 이해와 교육을 증진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여성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이민 여성으로서 어려움을 개선하고 극복한 사례와 그에 대한 소개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자흐라 크말카니(Zahra Kmalkhani)는 무슬림 여성들의 심리적인 불안감과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일가친척들의 도움 없이 그들 스스로 정착해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들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무슬림 여성들의 정착과 시련 그리고 그에 얽힌 사회적 종교적 삶을 관찰할 수 있다.(Kmalkhani, 2001)
 
맺음말
 
현재까지의 호주 무슬림들에 대한 연구는 종교적, 문화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호주 사회를 구성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시사하고 이러한 논의를 증명할 수 있는 내용들로 이해해 볼 수 있다.

무슬림 연구자 대부분이 현재 호주에서 이민 2세대 혹은 3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무슬림들이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문화와 종교 혹은 젠더의 이슈들을 도입하고 거기에 신앙과 실천의 새로운 해석을 모색해보는 것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즉, 호주 무슬림의 역사적 이해, 호주 무슬림의 다양성, 여성과 젊은이들이 무슬림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문제, 그 속에서 교육과 가족 그리고 언론을 통해 비춰진 무슬림들의 이미지가 주로 논의되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접근은 저자들의 전문적인 시각에서 이뤄진 것으로써 호주 무슬림들의 정체성을 담론화 하는데 중요한 모티브가 되며 이해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으로 연구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연구는 역사적으로, 전통적으로 무슬림에 대한 갈등과 오해가 오랫동안 내재해 온 서구 사회에서 (호주 역시 그러한 환경이라고 볼 때) 소수자 혹은 이민자로 살아가는 무슬림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공헌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호주 무슬림 연구의 동향과 이슈들을 살펴보면서 여전히 남아 있는 물음은 다문화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다.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의‘다문화’(mul- ti-cultural)라는 단어는 타자로서의 이민자, 타자로서의 무슬림이라는 의미가 내재해 있다. 이들에게는 결국 서구 중심 가치관과 문화에 융화되거나 교차될 수 없는 절대적인 경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바이다. 이것은 단순히 무슬림 이민자만의 문제는 아니며 다문화 주의를 표방하는 호주 사회의 모든 이민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주 이슬람 연구 학자들은 무슬림에 대한 호주 사회의 시선이 전통적이고 오리엔탈리즘적인 성향이 강하여 쉽게 용해되지 않는 점을 지속적으로 담론화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한 긴 이야기의 여정을 통해 보다 다양한 호주 무슬림에 관한 이슈들이 제기되고 새로운 연구 동향이 열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al-Faruqi, I. R. (1976). On the Nature of Islamic Da′wah. In The Islamic Foundation (Eds). Christian Mission and Islamic Da′wah: Proceedings of the Chambesy Dialogue Consultation. London: The Islamic Foundation.
Ali, J. A. (2006). Islamic Revivalism: A Study of the Tablighi Jamaat in Sydney. (Doctrol Dissertation).
Allen, C., & Nielsen, J. S. (2002). Summary Report on Islamophobia in the EU after 11 September 2001, European Monitoring Centre on Racism and Xenophobia, Vienna.
Baker, J., & Aarcus, C. (2012). City of Imams. Sunday Telegrah, p.3.
Bouma, G. D., & Daw, J. M. (2001) Muslims Managing Religious Diversity. In Saeed, A., & Akbarzadeh S. (Ed). Muslim Communities in Australia. Sydney: UNSW Press.
Dunn, K. M., Klocker, N., & Salaby, T. (2007). Contemporary Racism and Islamphobia in Australia: Racializing Religion. Ethnicities. 7, 564-589.
Goel, D. (2010). Perceptions of Immigrants in Australia after 9.11. The Economic Record. Vol. 86, No. 275, 596-608.
Humphrey, M. (2001). An Australian Islam? Religion in the Multicultural City. In Saeed, A., & Akbarzadeh S. (Ed). Muslim Communities in Australia. Sydney: UNSW Press.
Kmalkhani, Z. (2001). Recently Arrived Muslim Refugee Women Coping with Settlement. In Saeed, A., & Akbarzadeh S. (Ed). Muslim Communities in Australia. Sydney: UNSW Press.
Poynting S., & Noble, G. (2004). Living with Racism: The Experience and Reporting by Arab and Muslim Australians of Discrimination, Abuse and Violence since 11 September 2001. The Human Rights and Equal Opportunity Commission, Sydney.
Yasmeen S. (2001). Settlement Needs of Muslim Women in Perth: A Case Study. In Saeed, A., & Akbarzadeh S. (Ed). Muslim Communities in Australia. Sydney: UNSW Press.
 
이경희|횃불트리니티 한국이슬람연구소 연구원, 연세대학교 선교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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