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와 한국교회

최성은/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12/23 [11:22]
닌텐도(Nintendo)
 
주식회사 닌텐도와 한국교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닮았다. 우선 역사가 비슷하다. 1889년 9월에 세워진 닌텐도와 1884년 9월 미국 북장로교 소속 의료선교사 알렌(H.G. Allen)의 입국으로 시작된 한국 개신교는 각각 124년과 129년의 역사를 가졌다.

초라한 모습으로 시작하였지만 세계적인 규모로 발전한 것도 비슷하다. 닌텐도는 교토의 이름없는 골패(화투)만드는 공장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세계 최대의 게임기 제작사가 되었고 언더우드 목사의 사랑방에서 시작된 한국교회는 세계최대의 단일 교회와 세계 최대의 장로교회, 감리교회,  순복음교회를 가졌을뿐 아니라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교회로 성장하였다. 

위기를 극복하며 걸어 온 것도 비슷하다. 상술하겠지만 소니와 마이크로 소프트의 거센 도전으로 닌텐도는 엄혹한 위기를 겪었고 한국교회 역시 일제의 폭정과 신사참배, 또 6.25전쟁을 통해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시련을 경험하였다.          
                                                  
둘다 지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것도 비슷하다. 닌텐도는 스마트폰의 급속한 발전과 보급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겪은 어떤 것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고 한국교회 역시 교인수가 줄어들고 영향력을 상실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닌테도는 1889년 9월 23일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교토에  세운 골패(화투)만드는 회사였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을 물려받은 야마우치 히로시가 플라스틱 화투와 디즈니랜드 캐릭터를 도입한 카드로 히트를 쳐 일본 굴지의 카드제작사가 된다. 야마우치는 완구제조업에도 진출하여 울트라 핸드, 울트라 머신 등을 개발해 히트를 치고 드디어  전자완구 제작에까지 손을 뻗친다.

당시 비디오 게임은 세계 최대 메이커 아타리(Atari)의  도산으로 시장 자체가 죽은거나 다름 없었다. 그런 절망적인 시장에 뛰어든 닌텐도는 1985년에 페미콤     (Famicom)을 개발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고 1990년 슈퍼페미콤(Super Famicom)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10년 가까이  전 세계 게임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닌텐도가 만든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비디오 게임의 상징물로 여겨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94년 소니(SCE)가 플레이 스테이션(PS)을 내놓으면서 닌텐도는 위기를 맞는다. 몇 번의 성공으로 오만해진 닌텐도가 바로 자신을 성공시켰던 요인들을 무시함으로 자초한 비극이었다. 유능한 서드파티들이 떠나고 어렵게 개발한 닌텐도64와 게임큐브는 PS2의 치명타를 맞고 코너에  몰린다.

그러나 역시 닌텐도는 달랐다. 포켓몬스터와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시리즈를 성공시켜 단숨에 위기를 벗어난다. PS2의 성공으로 기세가 오른 소니가 휴대용게임기 PSP를 출시하자 닌텐도는 기다렸다는듯이 닌테도 NDS를 출시한다. NDS는 휴대용 게임기뿐 아니라 거치형 콘솔마저 압도하는 빅히트를 쳐 시장의 왕자로 재등극한다. 뒤이어 체감형게임기 Wii를 출시하면서 닌텐도는  1980년대의 영광을 완전히 되찾는다.

그 닌테도가 지금 위기이다. 세계경제가 요동쳤던 2008년에도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해 부러움을 샀던 그들이 적자를 내고있다. 지나친 자신감과 트렌드에 뒤쳐진 사업전략이 위기의 원인이다. 앞에는 소니와 세가와  MS가 버티고 있고 뒤에는 애플과 구글이 무섭게 추격해 온다. 게임이 저장된 스마트폰의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닌텐도와  같은 별도 게임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줄어 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닌텐도 게임기도 알람시계나 디지털 카메라처럼 아이폰의 열풍에 사라진 또 다른 하나의 기기로 전락할  수 있다. 닌텐도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궁금하다.
 
한국교회
 
대한민국 통계청이 발표한 <2005 인구주택 총조사 전수집계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개신교인은 860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0만 성도라고 자랑하던 한국교회는 충격에 휩싸였고 반응과 해석이 분분하였다. 이보다  10년 전인 1995년 통계에 의하면 개신교 876만, 천주교 295만 1천이었는데  2005년 통계에는 개신교 861만 6천,  천주교 514만 6천으로 집계된 것이다. 개신교는 14만 4천이 줄고(1.4%)  천주교는  219만 5천이 늘어난(74.4%) 것이다. 개신교의  1/3  수준이던 천주교가 10년 만에  60% 넘게 따라 붙었으니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심각한 것은  한국 총인구 대비 종교인구 비율은 50.7%에서 53.1%로 늘었는데 기독교만 줄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개신교를 떠난  개종자 중 57%가 천주교로 갔다는 것이다.

먼저 천주교의 약진에 주목해 보자. 천주교는 비신자의  관심을  끄는 긍정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정의구현과  사회봉사 , 사제와 수녀들의 청렴과 헌신, 경건하고 장엄한 예전, 체계적인 조직과 결속력, 비신자에 대한 포용성 등이  성장을 가져온 요인들로  꼽힌다.

개신교의 후퇴를 살펴보자. 교회가 그리스도의 진정한 복음에서 이탈하여 세속주의와 기복신앙과 물량주의에 물들었고 이것이 개교회주의와 맞물려 교회의 교회다움을 잃게  만들었다. 그 결과 교회는 사회의 공신력을 잃었고 대중의  실망과 회의를 일으켜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동시에 목회자를 위시한 지도층 인사의 부패와 타락, 신학의 부재와 신앙의 이중성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여기에다 복음전도의 열의마저 식어버림으로 쇠퇴를 가져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닌텐도와 한국교회는 위기의 해결에서도 공통점을 지닌다. 정상의 안주에서 오는 오만을 버리고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닌텐도는 창의성과 혁신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한국교회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교회의 성장은 성경을 사랑한 애경주의에 기초해 있다. 선교사가 자국어로 번역된 성경을 가지고 입국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성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한국교회가 말씀 위에 바로 섰을 때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셨고 부흥을 허락했음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므로 우리의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가까운데 있다.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한국교회의 남은 소망임을  확신한다.〠
 
최성은|시드니선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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