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오페라 가수 테너 김재우

하나님은 날마다 새롭게 하십니다

글|송기태, 사진|권순형 | 입력 : 2014/06/30 [10:46]
▲ 오페라 가수 김재우 7월호 표지 사진    © 크리스찬리뷰

고급음악의 대중화


재작년 우리 곁으로 돌아온 오페라 가수 테너 김재우는 최근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언어의 순열조합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 ‘고급음악의 대중화’를 선언한 것이다.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문화의 분류에서 ‘고급’과 ‘대중’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만큼이나 선명하다. 이미 고급 음악의 정상급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이런 도전장을 낸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영국에서 돌아와 호주 음악시장을 보니 제가 할 일들이 여러 군데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영국에서 좀 더 큰 시장을 보고 오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조그만 음악 사업같이 구상하고 있다가 지난 5월에 ‘오페라 클라시카’(Opera Classica)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 오페라 클라시카 설립 축하 콘서트에서 열창하는 성악가들(왼쪽 테너 김재우)     © 크리스찬리뷰


음악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 성악가들을 보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이나 단체에서 큰 행사에 필요로 하는 음악을 제공하는 것부터 작게는 성악가 4명 정도로 시작해서 악기 등을 동원하는 콘서트를 짜주는 것입니다. 호주 시장을 보니 전체적으로 팝 뮤직이나 ‘팝페라’ 시장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정통 클래식을 가지고 콘서트 형식으로 행사에 제공되는 것은 많이 없습니다.

영국에서는 큰 행사들을 진행할 때, 이를테면 자선행사나 비즈니스 런칭할 때, 루키미아 파운데이션처럼 채리티 펑션 등에서 정통 클래식으로써 제공해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런칭 콘서트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는 관계자들만 초청해서 이루어졌던 콘서트입니다. 일반인에게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회사가 이런 식의 콘서트를 시작할 것이다, 당신들의 필요를 이런 식으로 채워줄 수 있다’라고 알려주는 것이었지요. 관련 업계와 단체의 행사 담당자들 디렉터들을 초대했습니다. 공연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호주의 정상급 성악가들이었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누가’ 리더인가, ‘핵심가치와 지향하는 철학’은 무엇인가에 따라 장차 펼쳐지는 모양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리더로서 혹은 주도자로서 그는 먼저 든든한 믿음을 심어준다(김재우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2013년 1월 호 본지 참조).
 
▲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에서 김재우 씨(왼쪽, 호주국립오페라단)     © 김재우

이미 영국 국립오페라단(ENO)이 공연한 도니제티의    <루치아>에서 테너 주인공에 발탁돼 활동한 그였다. 왕립오페라단과 함께 영국의 2대 오페라단으로 꼽히는 이곳에서 동양인 주연은 처음으로 그가 활동한 것이다. 서울예고를 나와 1990년 ANU에 유학, 특별 음악장학생으로 졸업한 그는 96년 호주 국립오페라단원으로 특채돼 10여 년간 활약하기도 했다. 2007년 유럽 무대로 진출하여 종횡무진하게 활동하고, 석사학위도 마치며 명성을 쌓아온 그는 오페라계에서 손색없는 인물이다.

“불은 빛을 주고 화덕은 따뜻함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를 불태워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음악은 우리에게 항상 기쁨과 흥겨움을 준다”는 세르반테스의 말처럼 오페라 크라시카를 통하여 대중에게 고급 음악으로 보다 친근하고 흥겹게 고급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컨셉을 잡은 것이다. 이것은 바로 대중에겐 어쩐지 어렵고 멀리 느껴지던 ‘고급 음악의 대중화’에 대한 그의 열정을 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음악이 대중의 마음 깊이 스며들어 아픈 상처를 치유하며, 회복할 수 있는 진정한 ‘위로의 음악’을 꿈꾸고 있는 그이다.
 
▲ 시드니장로성가단이 개최한 가족 초청 연주회에 특별출연한 테너 김재우.                     © 크리스찬리뷰

꿈을 향한 도전과 도약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개척자에게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 역시 ‘무대 위의 음악’이 아닌 ‘음악 경영’이란 새로운 장르에서는 적지 않은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비합니다. 콘서트 통해 홍보용 영상물 만들고 있습니다. 2분 30초 정도 됩니다. 그 홍보물이 준비된 후부터는 바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반응은 ‘신선한 시도다’ ‘여태까지는 쇼 형식의 가벼운 음악으로 이뤄졌는데, 앞으로 좀더 클래식한 사람들이 있을 때 초청하겠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물론 정통 클래식이 아닌, 다른 가벼운 것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페라를 가지고 의상도 입고 콘서트 형식으로 가지만 무대복도 갖추어 입고 정통으로만 나가려고 합니다. 요청이 들어오면 리허설도 당일에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된 성악가들이라 어떤 단체보다 비교할 수 없는 최고급의 음악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제가 성악가이고, 저와 동등한 수준의 성악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음악은 맞춤형으로 30분에서 50분 정도로, 40분 기준으로 콘서트를 한다고 했다. 디너쇼처럼 가기도 하는데, 대개 엔트리, 메인 2곡 디저트 2곡 이런 식으로 맞춤형으로 맞춰준다고 한다. 대부분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자선단체는 요구한다면 기업과는 약간 다른 비율로 계산한다고 한다.
 
▲ 오페라 클라시카 설립 콘서트에서 바리톤 사이먼 로벨손(오른쪽)과 테너 김재우의 듀엣     © 크리스찬리뷰

포프는 “어떤 사람들은 교의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있는 음악 때문에 교회에 다닌다”고 할 정도로 음악은 교의를 능가하는 흡입력, 설득력, 호소력이 있다. 교의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음악은 즐길 수 있기도 하다. 그러기에 말이 통하지 아니하는 곳에서 통하는 것은 음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는 이 만인의 언어인 음악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한국에 뿌리를 둔, 한국의 정서와 혼이 흐르는 음악인답게 그의 끊임없는 관심은 한인 사회에 음악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음악인으로서 호주에 자리잡고 그 명성을 갖고 있는 만큼 당연히 한국인들을 위해 쓰려고 합니다. 앞으로 큰 뜻은 아이들을 위한 오페라 단체를 만들고 싶은 것이 하나의 비전입니다. 아이들에게 오페라 소개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오페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어른) 성악가들이 <콩쥐와 팥쥐>같은 아이들의 오페라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영국에서 호주로 돌아와 보니 호주에 현존하고 있는 오페라단들이 아이들을 위한 음악을 노력은 많이 하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노력하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어른들의 오페라를 아이들이 2-3시간 지루하게 듣지 않게 하기 위해 그것을 1시간 정도로 각색해서 올리는 거지요. 
 
▲ 귀국 독창회를 마친 후 가족들과 기념촬영.     © 크리스찬리뷰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스토리에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스토리로 이루어진 오페라에 더 빠져 들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오페라를 하고자 하는 겁니다. 외국의 아이들 스토리 <환타스틱 미스터 폭스(Fantastic Mr Fox)>같은 아이들에게 많이 읽혀지는 이런 유명한 책을 토대로 이 유럽에서는 오페라로 만들어져 공연되고 있습니다. 제 아이들도 런던에서 그 공연을 보고 오페라에 더욱 더 흥미를 갖게 됐지요.

이처럼 어른 오페라를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각색하고 시간을 줄여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게 아닌 순수하게 아이들에게 맞게 오페라를 한 시간에 맞게 접근했을 때 큰 호소력을 가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의 것이 아닌 어른들의 사랑이나 정치 등의 주제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저의 꿈을 위해 앞으로 노력할 겁니다.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음악가들을 만날 거고요.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사업가들을 만나서 순수하게 이런 일들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사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교육적인 목적에서 시작하고 싶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멘델스존 축제에 솔리스트로 초청받아 TSO, TSO합창단과 리허설 중인 테너 김재우(호바트, 2007. 8.3)                    © 크리스찬리뷰

음악은 자신의 꿈이어야

그의 궁극적인 꿈은 이처럼 아이들을 위한 오페라 단체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지금 호주에는 아이들에게서 음악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음악을 점점 줄이고 스포츠에 강화하는 실정입니다. 예산삭감을 예술에서부터 하니 아이들에게 좋은 음악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런 아이들이 성장하여 40-50대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이 돈을 벌었을 때, ‘이제 오페라에도 눈을 돌려보시오’ 했을 때 얼마나 호응이 있겠습니까?

어렸을 때 음악에 대한 향취나 추억이 없으면 나이가 들면 음악으로 고개 돌리기 전에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지요. 음악은 어렸을 때 접하는 신선한 충격이 있어야 합니다. 언젠가는 그 신선한 충격이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 신선한 충격을 어린이 오페라단에서 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음악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음악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음악을 갖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호주가 RSL 클럽같은 사회단체는 많이 후원하는데, 예능 쪽은 예산을 대폭삭감 하는 것도 아이들이 음악을 어렸을 때부터 접근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하였다.

“얼마 전에 타스마니아에서 공연했습니다. 그때 저를 호주 오페라단에 발탁시켜 주신 은인이기도 한 73세 되신 원로 음악가인 리차드 길같은 분이 학교에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아이들 교육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시더요. 그만큼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와 맞물려 그가 가장 애달파하는 것은 많은 오페라 단체들이 어른 것을 가지고 아이들에 맞추어 하는 것이었다.
 
▲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에서 주연을 맡은 김재우(오른쪽 2번째, 호주국립오페라단)     © 김재우

“성악을 전공한 사람으로 역시 성악 쪽에 눈이 가게 됐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더욱 더 노래를 하게 하고 싶었고 그러려면 그 아이들에게 노래가 주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려 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오페라단을 언젠가는 만들고 싶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아이들이 참여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전문 성악가들이 아이들의 스토리로 만들어진 오페라를 아이들을 위해서 공연을 하는 그런 단체가 필요한 거죠. 그래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계속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어야 그 일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는 ‘꿈나무’들이 음악인생을 살려고 하고, 또 아이들을 음악인생으로 키우려고 하는 부모들에 대하여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음악이 자신의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의 꿈이 아니어야 합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의 학구열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분에서 부모들, 특히 음악을 너무 사랑한 사람들이 자기가 못 이룬 인생을 자녀들을 통해 이루며 대리만족을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음악계에서 정말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꿈이어야 합니다. 아이가 음악을 사랑했어도 그 음악으로 내 인생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후회하며 살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 가이드해줄 수 있는 것이 부모들입니다.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가면서, 전문인들에게 조언 얻어가면서 하면 좋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성악을 가르치면서, 이걸로 전공으로 계속 가려는 친구도 있고, 노래가 좋아 좀 더 잘 부르려고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항상 격려합니다. 좀더 자기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쪽으로 이끌어 줍니다.

전공하려는 아이들에게는 잘 이야기합니다. 그 아이의 자질을 주의 깊게 보고, ‘이 아이가 정말 이걸로 클 수 있을까?’를 진단합니다. 누가 옆에서 ‘네 목소리 좋아, 목소리 너무 좋아 그래서 해봐’ 해서 한다면 곤란하죠. 아닐 것같은 아이들은 정말 주의깊게 봅니다. 아시다시피 정말 아닌 친구들이 성악을 전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걸로 자기 인생을 꾸려갈 수 있는가를 가이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선배, 선생, 전문인입니다. 제가 전문인으로서 딱 봐도 ‘아닌 아이들’은 충고를 많이 해줍니다.”
 
▲ 음악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 성악가들을 보내 주는 오페라 클라시카 설립 축하 콘서트. 이 단체는 대중에게 고급 음악으로 보다 친근하고 흥겹게 고급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컨셉을 잡아 준다.     © 크리스찬리뷰

가정과 신앙

2년 전, 영국에서 호주로 귀환한 가장 큰 이유는 ‘가정’이었다고 했다.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인생의 우선 순위에 두는 부분이 ‘가족’이라고 밝혔다. 2000년에 결혼해서 2005년에 첫째 아이가, 2009년에 둘째 아이가 생겼는데, 부인과 그 아이들이 지금 그가 살아가고 호흡하는 것에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아이들과 같이 하나님 믿으며 최고의 환경에서 살아 갈 수 있는 곳이 어딘지 부부가 함께 고민하다가 호주로 돌아오게 됐다고도 했다.

“영국과 유럽에서 공연을 하며 많은 곳을 다녔지만 결국 내가 돌아가고 편한 쉼을 얻는 곳이 가정이며, 내 가족의 품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일거리와 노래할 기회는 참 많은데, 그것을 다 해나가기 위해서는 가정을 등한시하기 쉬운 맹점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 지금부터 정착하고, 가정을 이루기 위해 아이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영국에서 호주로 돌아오기를 결심한 것 또한 아이들의 미래가 큰 역할을 했죠. 먼저 영국에서 정착하는 것을 비롯하여 호주, 한국 여러 곳을 생각해오다가 어릴 적 어머니 품을 떠나 살던 곳, 호주가 애정이 많아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정하고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돌아와 보니 아이들이 편하게 살아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호주지만 음악 환경은 세계의 경제 불황으로 인해 더욱 열악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원인을 찾고 분석해 본 결과 호주의 아이들 교육에 음악이 많이 빠져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받지 못했던 음악교육이 지금 음악의 열세인 호주의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저는 그것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유럽에서 배우고 들었던 것을 어느 정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음악계에 다른 장르, 다른 일들을 시작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아이들을 위한 음악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회사를 만들어 시작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을 위한 오페라단을 만들어, 호주와 전 세계적으로 음악이 더욱 활성화되고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일, 모티브를 만들려고 합니다.

나이든 사람에게 음악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그 인생이 어느 정도 차지하는 가를 일깨워주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가 중요합니다. 아직까지는 아이들을 위한 음악, 특히 성악 쪽에는 전무합니다. 그래서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아이들을 위한 오페라단을 하나 만드는 것이 변할 수 없는 꿈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에 빠져들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음악이 스며들도록 하는 일이 유럽에서는 많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경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음악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힘을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순수하게 음악적으로 접근해야지 사업쪽으로 접근하면 안됩니다. 제가 어느 정도 먼저 음악적으로, 재정적으로 서야 합니다. ‘저 사람 돈이 없으니 돈 벌려고 하는구나’하는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변치 않을 꿈

신앙과 음악, 삶은 그에게 불가분리의 관계이다. 그의 음악은 찬양이고, 그의 삶 또한 찬양으로 ‘찬양 인생’을 살고 있다.

“교회에서 저에게 찬양 부탁을 종종하는데, 그러한 찬양을 할 때마다 예전과는 다른 주님의 부르심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주신 달란트를 통해서 저를 사용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마음이 요즘 들어서 더 느껴집니다.

이번 7월에 초청받아서 가는 제2회 차세대 한민족 디아스포라 세계 선교대회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계기라고 믿습니다. 이 대회는 한국 횃불재단이 개최하는 집회인데 몇만 명이 참석하는 대회입니다. 또한 1만여 명의 성가대도 참여한다고 합니다.

저는 10일(목) 저녁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하일라이트 집회에서 특별찬양을 맡았습니다. 두 곡을 부르게 되는데 ‘사명’과 ‘찬양의 심포니’를 부르게 됩니다. ‘사명’이라는 곡은 ‘주님이 홀로 가신 그 길 나도 따라가오’라고 시작하는 가사처럼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주님이 가신 그 길을 걷고 있는 디아스포라들에게 그 힘과 결단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정했습니다.

두 번째 곡 ‘찬양의 심포니’는 주님을 찬양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저의 신앙고백입니다. 이 곡에서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라 하시는 주님의 명령을 저는 듣습니다. 주신 달란트를 하나님의 자녀와 죽어가는 영혼들을 구하는 일에 써라 하시는 음성을 듣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공교롭게도 한국에 있는 제 동창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친구는 바이올린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이미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대화하던 중 마음이 맞아 같이 하나님의 일을 하기로 얘기를 했습니다.

구체적인 얘기가 나온 단계는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달란트로 충분히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서로 믿고 있습니다. 벌써 음반을 낸 그 친구는 저에게 음반을 내길 권했습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그러한 권유를 한 아내도 이러한 친구의 제안을 찬성했습니다. 그래서 그 음반을 들고 하나님의 찬양이 필요한 곳에 달려갈 준비를 하자는 것이지요. 앞으로 찬양을 통해 쓰실 주님을 기대해 봅니다.”

이 대회 참석 이후 상도교회(담임목사 최승일)와 빛과 소금교회(담임목사 최삼경)에서 찬양집회를 제안받고 준비 중에 있다고 했다. 7~8곡 정도를 준비할 예정이라는데, 많은 성도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고 돌아가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러한 일들이 결코 우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 하에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통해서 훈련시키신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저 ‘아멘’ 하고 따르려고 합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신앙생활하면서 ‘날마다 새롭게 해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그 하나님을 통해 10년 안에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단을 만들고 싶은 꿈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교편을 잡아 후배, 제자 양성에 힘쓰고 싶다고도 했다.

“한국이 아닌 이곳 호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또한 호주 성악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온 성악가 김재우가 호주 성악계를 위해 한 몫을 하고 은퇴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한국을 다녀온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뉴질랜드 오페라단에서 모차르트의 ‘돈조바니’에서 리딩 테너 주연을 맡게 된 그의 일정은 들으면서, “음악은 비열하거나 비꼬는 말을 담을 수 없는 유일한 언어”라는 러스킨의 말이 떠오르며 그가 무척 행복해 보였다.〠

글/송기태|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두란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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