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맘의 고충

김종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10/27 [11:27]
성경에 "워킹 맘들이 기본적으로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요. '내 아이를 위해서 일을 하지 말아야 하나?'는 고민을 합니다." 한 아나운서가 토론 프로그램에서 털어놓은 고충이다. 워킹 맘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양육'이다.
 
다행히 할머니가 계셔서 돌봐주시면 행운이지만, 아이가 엄마는 외면하고 할머니만 찾으니 워킹 맘의 아픔이 더 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세 살까지는 엄마가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만연해 있는 것 같다.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워킹 맘의 직장생활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과연 이런 우려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일까? 최근 많은 발달심리학자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단언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발달심리학 연구진은 1960년에서 2010년 사이에 이루어진 탁아시설 보육에 관한 69개의 연구들을 자세히 분석했다.
 
아이의 성장발달을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한 연구들이어서 신뢰도가 높았다. 연구 결과는 모든 면에서 워킹 맘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연구진의 레이첼 루카스-톰슨 교수는 “세 살이 되기 전에 엄마가 직장에 복귀하여 탁아시설에서 보육한 아이들이 오히려 집에서 엄마가 양육한 아이들보다 학업성취도와 정신건강이 우수하다。ア고 했다.
 
독일에서 660명의 아이들의 성장발달을 추적 연구한 발표도 미국의 연구결과와 일치했다. 이 연구에서 프리드리히 뢰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의 직장생활과 아이의 문제행동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엄마가 출산 후 곧장 직장에 복귀해도 아이의 문제 행동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그래서 발달심리학자 리젤로테 아너르트는 "워킹 맘들이여, 안심하라!"고 말한다.
 
물론 특별히 연약하고 적응력이 부족한 아이는 집에서 양육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아이들을 엄마가 직접 양육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 셈이다.
 
아이들이 낮에는 어린이집의 전문적인 돌봄을 받고, 저녁에는 퇴근한 엄마가 아이에게 미안한 맘으로 정성을 다 할 것이니, 아이는 주야로 양질의 양육 서비스를 받는다.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야 하는 엄마는 무심코 짜증이 나게 되니 이런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린이집의 문제가 많이 보도되고 있지 않느냐?’ ‘너무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지면 애착에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 ‘엄마가 육아에 전념한다면 집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집의 '질'이 문제이다. 지금 어린이집 양육환경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어린이집 육아가 국가 경제에도 유익하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200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헤크만는 “어린이집에 국가가 투자한 예산은 결국 나중에는 여러 배로 돌려받게 돼있다.”고 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어린이집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국가가 자기들에게 투자한 예산의 세 배를 국가에 납세한다고 한다. 실제로 어린이 집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는 고학력자가 많고 그들이 창출한 고수입이 세금으로 국가에 되돌아오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런 선순환은 어린이 사역에 시설과 재정 그리고 인적 자원을 집중하여 크게 성장하는 교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참다운 부흥이란 이렇게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리라.(갈6:7)
 
성경은 "아비들아 네 자녀를 격노케 말지니 낙심할까 함이라"(골3;21)고 말씀하신다. ‘격노케 말라.’는 헬라어는 ‘그네를 일관되게 밀다.’에서 나온 단어이다. 일관성 있는 양육자의 서비스 요구이다. 이제 보육교사와 조부모 등도 양육자에 포함되는 시대이다.
 
‘낙심하다'는 떡 반죽에서 나온 단어이다. 떡이 가루로 다시 분리될 수 없듯이,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이다〠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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