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 희망을 말한다

8년째 목자로 사역, ‘영혼 구원’ ‘제자 만들기’ 큰 성과

글|김명동, 사진|권순형 | 입력 : 2015/01/26 [10:34]
▲  시드니새생명교회  이제혁 장로 © 크리스찬리뷰

금요일마다 교회가 되는 집이 있다. 체스우드에 위치한 시드니새생명교회(강승찬 목사)의 21개 목장모임은 각각의 가정에서 열린다. 목자로 헌신한 평신도들이 자신의 집을 제공하고 식사를 함께 하고 교제하는 모임은 불신자 전도를 위한 새로운 마당이 되고 있다.
 
생소하게 들리는 가정교회의 모습이다.

가정교회 ‘살라띠기’ 목장의 목자
 
금요일 저녁, 시드니새생명교회 이제혁 장로(55)의 집도 모임 준비로 분주하다. 가정교회(목장) 시스템에서는 목장을 이끄는 이들을 목자, 목녀라고 부른다. 가정교회 ‘살라띠기’ 목장을 섬기고 있는 이 장로와 아내 정영희 권사(54)는 매주 금요일마다 VIP(전도대상자)를 맞기 위해 집 청소를 하고 정성껏 음식을 준비한다.
 
현재 그의 가정에서 열리는 목장 모임은 4가정으로 2가정이 VIP이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교제를 한다.
 
이렇게 그는 살라띠기 목장 모임을 통해 불신자들을 수없이 예수님께 인도했다. 이들은 교회에서 ‘삶 공부’가 끝난 후 세례를 받고 분가해 목자가 되기도 한다. VIP 한 사람이 세례를 받고 분가하기까지는 목자의 눈물과 헌신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매주 집을 개방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VIP에게 마음을 쏟고, 기도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고난의 길이다. 그는 이 고난의 길을 8년째 걷고 있다.
 
▲ 새가족(가운데 부부)을 환영하는 이제혁 장로 부부. 첫 싱글목장 목자 가정이 되었다.     © 시드니새생명교회


이제혁 장로는 “집을 오픈하고 식사를 대접하는 것뿐 아니라, 목장 식구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은 그들의 무거운 짐을 내가 다 짊어지는 일이다.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나는 잠을 못 잘 정도였다”며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포기했을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VIP를 찾으러 다녀야 되는 거에요. 노하우도 없고 처음 해보니까 실망도 하고 상처도 많이 받고 오해도 많이 받았어요. 돈을 꿔드리고 거꾸로 협박까지 받아본 경험도이 있고요. 그러나 생고구마 같은 사람들이 목장 모임을 통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 그것처럼 기쁜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게 의미있는 일이고 하나님이 이 일을 하라고 하셨던 거구나, 그리고 그분이 세례 받으면 그동안 힘들고 오해되었던 부분들이 다 해소되고, 바로 이것이구나 하며 재 다짐하는 이런 것들이 목장을 하면서 겪는 희로애락이라고 할까요.” 

▲ 불쏘시개 같은 목자이기를 바란다는 이제혁 장로     © 크리스찬리뷰


그는 불쏘시개 같은 목자이기를 원한다. 주님은 흥하고 자신은 쇠해도 된다. 단지 많은 심령에 불을 붙일 수만 있다면.
 
가정교회가 어떤 곳이냐고 물었다.
 
“가정교회는 평신도 사역자들을 세우는 사역입니다. 목사는 말씀과 기도에만 힘쓰고, 평신도들이 모든 교회의 사역들에 중심이 되어 주님의 몸을 세워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목자는 목사님을 통해서 신학훈련을 받습니다.
 
가정교회는 보통 6개 가정으로 모임을 갖는데 불신자에 초점을 맞춥니다. 안 믿는 분들을 초청하여 같이 식사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관계중심의 모임이지요. 거기에는 예수님을 강조하는 일도 없고 복음을 강조하는 것도 없고 그냥 삶을 나눕니다. 어떻게 지냈느냐, 뭐 이런 식으로 접촉점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한 식구(목원)가 됩니다.
 
그러면서 함께 삶을 나눌 때 아, 저분은 어떻게 저런 일을 마다하지 않고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저분 안에 하나님이 계시는구나, 느끼고 하나님의 능력이 어떤 것인지를 공감하면서 예수님을 영접하다보니까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러니까 목자들이 섬기는 모습을 보고 함께 부대끼면서 배우는 거죠. 가정교회는 새로운 교회의 형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보고 배우는 시스템입니다.”
 
이 장로는 “가정교회는 가르쳐서 제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삶을 서로 보고 배우며 제자들이 만들어 지는 곳”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 강승찬 목사(왼쪽)와 이제혁 장로는 동역자이다. 강 목사는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를 ‘목자와 양’으로 표현했으나 지금 세대에는 ‘동역자’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크리스찬리뷰


“사실 초창기에는 목사님과 성도들의 관계에서 이해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오해도 하고 갈등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세 가정으로 개척이 뭔지 모르고 시작했어요. 목사님이 심방 다니셔야 하고 모든 것을 목사님이 다 하셔야 되는 줄 알았지요. 우린 그저 따르기만 하는 것이 신앙생활 잘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저희들의 위치가 있고 목사님의 위치가 있다는 것을 가정교회를 통해서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 세례받은 VIP와 기념촬영(왼쪽부터 이제혁 장로 부부, VIP, 강승찬 목사, 신수철 집사)     © 시드니새생명교회


피부적으로 직접 접한 것은 VIP 불신자라고 하는 예수님을 모르는 분들을 전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된 거죠. 2천 명이나 되는 새순교회에서 북적북적 거리다 나와 보니까 정말 한 영혼 한 영혼이 그렇게 귀한 줄 그때 처음 알았어요. 아, 목양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살라띠기’라는 목장의 이름이 특이합니다.
 
“가정교회는 구역이나 셀 모임의 개념이 아닌 하나하나가 온전한 교회를 지향합니다. 성경에서 보여주는 초대교회의 모습처럼 가정을 중심으로 역동적이고 자율적이며 유기체적인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각 목장마다 선교사님들이 다 있어요. 그래서 선교사님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목장 이름인 ‘살라띠기’는 인도네시아 지역 이름인데 그 지역에서 가정교회를 하고 계시는 하오성 선교사님을 우리 목장에서 기도하고 후원하고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21개 목장이 21명의 선교사 가정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가정교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시지요.
 
“가정교회의 3대요소가 있습니다. 주일 연합목장예배, 목장조직, 성경공부입니다. 목장조직은 정(情)에 해당합니다. 성경공부는 지(知)에 해당하고 주일날 연합목장예배는 의(義)에 해당하여 결단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가정교회의 장점은 주일날 말씀을 듣고 가정교회에서 다시 고민을 나누는데 있습니다. ‘어떻게 살았다”고 모임 안에서 얘기합니다. 가정교회를 하면 추상적 지식적인 얘기가 아닌 삶을 나누기 때문에 자신에게 정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기가 직장이나 사회에서 겪는 갈등을 고백하고 나누기 때문에 치유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가정교회의 정신은 신약교회를 회복하자는 겁니다. 로마교회는 하나였고 나머지는 가정교회입니다. 옛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가정교회로 드렸고 가정교회의 사랑과 섬김이 로마교회를 이끌어 왔습니다. 이것을 추구하는 거죠.”
 
- 가정교회에서는 수평이동 교인은 안 받는다고 하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왜냐하면 가정교회에서 불신자를 제자로 세우는데 보통 2-3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거기에 집중하려면 믿는 사람(수평이동 교인)을 관리하는 에너지가 안 나옵니다. 또 큰 교회가 하나 생기면 주변 작은 교회는 다 죽습니다. 그래서 가정교회는 가서 영혼구원해서 제자 삼는 것을 교회의 존재 목적으로 삼는 것입니다.”
 
시드니새생명교회의 주보를 보면 ‘예수님을 이미 영접하고 구원의 확신을 갖고 계신 방문자들은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 연약한 교회에 가서 섬기실 것을 권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교회성장은 불신자 전도를 통하여 일어나야 된다는 것이다.
 
- 전통교회 구역모임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우선 구역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교인들로 구성되어 있잖아요, 가정교회는 성도의 선택에 의하여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구역은 교회의 부속기구이고 가정교회는 개척교회입니다. 그리고 가정교회가 모여서 연합교회를 이루고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 있어요. 저희는 큐티에 익숙하고 구역공과에 익숙해서 찬양하고 말씀 나누고 식사하는 것이 보통 구역에서 쓰는 방법인데요, VIP들은 우선 찬양을 몰라요. 찬양이란 단어도 모르고요. 이게 무슨 노래입니까? 노래라는 용어를 씁니다. 또 성령이니 은혜이니 이런 말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배제하고 식사만 했습니다.
 
물론 목장마다 진행 방법이 다 다르죠.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지금 뭐하는 겁니까, 밥 먹고 나서 고작 이일 하려고 모였느냐, 하나님 얘기도 좀 해야 되지 않느냐, 처음에는 이런 갈등도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풀렸어요. 자연스럽게 신앙 간증을 했어요. 그러면 아, 저분이 그래서 우리가 생각지 못한 일들을 감당하고 계시는구나, 하고 마음 문을 열어요. 그때 아주 심플하면서 편안하게 와 닿을 수 있는 찬양을 한두 곡씩 부르면 아주 은혜로운 분위기가 되거든요.” 

▲ 새벽 5시 30분부터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이제혁 장로가 운영하는 본다이정션의 뉴스에이전시     © 크리스찬리뷰


- 가정교회에 관심이 있다면 어떤 절차가 있나요?
 
“가정교회를 하기 원하는 목회자는 먼저 세미나에 참석해야 합니다. 세미나는 민박을 하면서 그 집의 섬김을 보고 배우는 시스템입니다. 민박가정이 헌신적으로 섬기는 모습을 보고 가정교회를 체험합니다. 그런 후 컨퍼런스에 참여해 소그룹공부에 들어가지요.”
 
대학시절 목탁 두드리던 불교신자
 
이 장로는 외대시절 한마음이라는 불교학생회에서 목탁을 두드릴 정도로 철저한 불교신자였다. 1986년 6월 시드니로 유학, 시드니대학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아내가 영어학교에 다니면서 개척교회 목사님을 만났어요. 갈릴리교회 목사님이셨는데 교회반주자가 없다고 반주를 부탁하셨나 봐요. 아내가 음악을 전공했거든요. 그래서 교회를 난생 처음 다니게 됐는데 그때는 뭐 설교시간에 졸고 점심시간에는 교회 뒤쪽으로 가서 담배피는 그런 신앙이었죠.”
 
그는 졸업과 동시에 한국으로 귀국했다.
 
“참 신기했죠. 한국으로 갔을 때 신앙도 없었고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교회를 찾게 되더라고요. 가까운 교회를 나갔는데 전도사님이 시무하는 개척교회였어요. 그분이 대우 상무이셨는데 월남으로 출장가셨다가 그곳에서 쓰러지신 거에요. 기적적으로 살아나셨는데 거기서 하나님을 만나셨어요. 그런 후 사표를 내고 신학을 해서 전도사로 목회를 하고 계셨는데 보니까 고등학교 선배님이세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지요.”
 
이 장로가 호주 땅을 다시 밟은 것은 1990년, 이민이었다. 그는 현대종합상사에 다니면서 베델교회에 출석했다. 여기에서 CCC 정봉철 간사를 만나 성경공부를 시작한다. 그런 후 수련회에서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이때가 제2의 인생이 시작된 시점이라고 본다.
 
“전 그날을 감격을 잊을 수가 없어요. 술도 끊고 담배도 끊었죠. 95년 새순교회로 출석하면서 나름대로 고급인력이라고 생각되는 분들을 모아가지고 양육을 시작했죠. 하면 변화시킬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규현 목사님께 맡겠다고 자청을 한 거죠.
 
그런데 10년이 되니까 탈진이 왔어요. 그때 사역에서 빠지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부동산개발쪽으로 일을 했는데 해보니까 사업이 너무 재미있어요. 뉴스 에이전시도 하고, 밀크 론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시작했어요. 청소업도 했었는데 사기를 당했죠. 저, 고생 많이 했어요.” 

▲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새생명교회


이 장로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런데 2004년도에 아내의 유방암이 재발이 된 거에요. 전에 유방암 수술을 한 적이 있거든요. 재발이 되면 말기 암으로 보더라고요. 뉴스 에이전시만 남기고 과감하게 모든 걸 다 접고 아내한테 올인했죠. 사업은 평생하는 거니까요. 건강 세미나마다 찾아다녔습니다. 이상구 박사까지 찾아갔다니까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막으시더라고요. 6개월 만에 항암치료 없이 암이 치료가 됐어요. 기적이 일어난 거죠”
 
이 장로는 무릎 관절을 꺾었다. “하나님, 제가 뭘 해야 됩니까, 덤 인생인데요.” 그 때 심령을 파고드는 하나님 음성. “건강한 교회를 하라” 순간 가슴이 뛰었다.
 
“그때 제가 새순교회 중보기도 행정팀장이었고 강승찬 목사님이 중보기도 담당 교역자이셨기에 매주일 아침 같이 교회를 위해서 기도를 해왔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 강 목사님이었어요.
 
목사님께 외람되게 말씀을 드렸죠. ‘목사님, 혹시 개척을 안 하십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나왔고 목사님은 그저 웃으셨어요. 그런데 사실 교회 내 많은 부작용들이 있는 걸 보면서 이것의 대안이 어떤 것이 있을까, 이렇게 고민하는 중에 강 목사님도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걸 나중에 알았죠.”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장로는 솔직한 질문을 한국교회에 던지기 시작했다. ‘예수를 오래 믿은 사람들은 왜 매력적이지 않은가’ ‘왜 교회는 성경에서 보여 주는 영향력 있는 공동체가 아닌가?’ ‘기독교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기독교는 실패한 것이 아닌가?’ 그는 참다운 복음이 무엇일까, 진솔하게 질문을 던지고 끈질기게 그 해답을 찾던 그의 열정은 이후 강승찬 목사와 동역자로 만나게 된다.
 
▲     © 크리스찬리뷰


수평이동 교인은 안 받는다 선언
 
강승찬 목사는 가정교회 로드맵을 완성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을 살려내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자! 그리고 건강한 교회들을 세워나가자!’
 
강 목사 얘기를 들어보자.
 
“새순교회에서 열심히 제자훈련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문제가 생겼느냐, 제가 3년차 제자훈련을 시켰던 분들이 사역을 내려놓고 교회를 떠나시는 거에요. 이유를 들어보니까 첫째가 변화가 덜 된 거에요. 그래서 왜 사람이 안 변할까, 그렇게 고민하게 되면서 이민교회 실상을 보게 된 거죠. 수평이동의 현실을 목격하게 되었고, 교회숫자는 증가하지만 이민사회의 변화되지 않는 아픔도 느끼게 됐습니다.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주최한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에 휴가기간을 내서 참석하게 되었고, 여기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이런 교회가 있구나. 이런 교회가 시드니에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기도를 하는데 마음을 주시더라고요.”
 
강 목사는 한국교회 변혁의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007년 5월 6일 세 가정으로 개척한 시드니새생명교회는 그의 로드맵이 펼쳐질 겨자씨였다. 한인교회 최초로 가정교회 시스템을 도입, 수평이동 교인은 받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변혁을 향한 열망을 시드니새생명교회를 통해 추구했다. 우선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에 성도들을 보내 배우게 했다.
 
그런 후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시대에도 맛볼 수 있겠는가? 등등을 성도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일종의 땅고르기 작업을 한 셈이다. 목사도 성도들도 ‘우리 이제 뭔가 해봐야 겠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자 가정교회 사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되었다.
 
“한 달 준비했는데 일 년을 준비한 것처럼 확 진행이 돼버렸습니다. 저희보다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던거죠. 무엇보다도 이 장로님 부부의 헌신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가정사역은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지만 선뜻 나서는 교회가 없었다. 강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말씀은 많이 알고 있지만 삶에서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옛날에는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아는 것이 순간에 독이 될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말씀대로 살까, 여기에 포커스를 둬서 가정교회사역을 시작하게 됐고, 교회 내에 ‘삶 공부’ 과정도 시리즈로 열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 목사는 과거에는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를 ‘목자와 양’으로 표현했으나 지금 시대에는 ‘동역자’의 관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강 목사는 “가정교회를 통해 지금까지 예수 영접하신 분들이 400여 명이며 200여 명이 세례를 받았다”며 “3개였던 목장은 21개 목장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 세미나 마친 후 최영기 목사(가운데)와 함께 한 강승찬 목사 부부(왼쪽), 이제혁 장로 부부     © 시드니새생명교회


이 장로는 휴스턴 세미나 얘기를 꺼냈다. 2008년 11월  가정교회 세미나를 참석하기 위해 휴스턴에 다녀오게 되었는데 그는 그때 ‘이거다’ 싶었단다.
 
“미국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열린 가정교회 세미나 참석은 저희 부부에게 있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왜냐하면 비즈니스가 현찰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장기간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죠. 사실 뉴스에이전시하는 분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골병드는 곳이 뉴스에이전시입니다.
 
그리고 살고 있는 집을 경매로 내놓아 팔아야 했고 근처에 새로 구입한 집이 세미나 참석을 위하여 출발하는 날 잔금을 치러야 했어요. 재정도 부담이 가는 게 사실이었고요.
 
결국 세미나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출발 2주 전에 강 목사님께 말씀을 드렸지요. 목사님은 미리 신청을 했기 때문에 단호하게 가야한다고 말씀하시며 기도해 보았느냐는 거에요. 그때 저도 모르게 목사님 말씀이 하나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동안 이것을 놓고 기도해 왔는데 세미나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음성이었기 때문입니다. 손해 보면 얼마나 손해 보겠냐며 가기로 했죠.
 
그렇게 해서 휴스턴 공항에 도착했는데 공항에 마중 나온 목자들이 얼마나 환영을 하는지 마음이 녹아내렸고, 저희 부부를 섬기는 목자 집에 안내를 하는데 깨끗 하게 정리된 침대하며 환영하는 목녀의 모습이 천사의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날 시작되는 세미나에서도 섬기는 목자, 목녀들의 모습을 보고 ‘저 사랑의 에너지, 저 섬김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감격했어요. 저는 그렇게 해본 적이 없거든요.
 
▲ 최영기 목사(가정교회 사역원 원장)를 강사로 열린 호주지역 가정교회 목회자 일일 세미나 참가자들(2010. 5.24, 노스라이드 스템포드 호텔).     © 크리스찬리뷰


그 문제는 최영기 목사님의 강의에서 풀렸습니다. 가정교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분이 가정교회를 시작하신 이유 등을 들으며 제 마음에 기쁨이 솟아나왔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죠.”
 
이 장로는 “강의를 듣고 목자 목녀들의 간증을 듣던 중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정교회사역자로 부르심을 확신하게 되었다”며 “우리도 하면 저렇게 되겠구나, 말씀의 원리에 따라 하다보니까 저렇게 되는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 이제혁 장로 가족(왼쪽부터 부인 정영희 권사, 아들 석준, 이제혁 장로, 딸 민주)     © 크리스찬리뷰


이제혁 장로는 정영희 권사와의 사이에 석준(27), 민주(24) 남매를 두고 있다.
 
가정교회들의 네트워크를 꿈꾸다
 
강 목사와 사역자들은 향후 ‘이웃 형제교회를 섬기다’로 정의했다. 한인교회에 하나님 나라 복음의 생명력을 가진 건강한 교회들을 함께 세워가고, 이들이 생존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사역자들과 교회들의 네트워크이다.
 
강승찬 목사는 대양주 지역의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모이는 연합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각각의 다른 상황 속에서 일어난 문제들과 간증 등을 서로 나누고 정보를 공유한다.
 
현재 시드니에 있는 20여 개의 가정교회를 비롯, 대양주에 흩어져 있는 40여 개 가정교회들이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연합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제혁 장로는 “이제 가정교회가 건강한 교회라는 것이 검증되었다. 하나님 보시기에 ‘아, 이건 건강한 교회모습이다’라고 인정을 하셔서 지금까지 끌어 오시지 않았겠느냐”며 “개척 초기부터 기도하였던 것이 우리가 실험하고 배운 경험을 한인교회들과 나누어야겠다는 것이었는데, 우리 교회가 가진 모든 것을 공개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도 교회는 교회의 존재 목적을 뚜렷이 해야 한다”며 “확실한 존재 목적이 없다 보니까 숫자에 관심을 갖는다. 요즘 교회는 성장 강박증으로 찌들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드니에는 워킹홀리데이를 포함해 15만 명의 교민이 있다고 하는데 교인 수는 가톨릭신자까지 합쳐도 2만 명이 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13만 명이라고 하는 숫자가 하나님의 관심 대상인데 우리는 2만 명 안에서 네가 크니 내가 크니 네가 못했고 내가 잘했니, 뭐 이런 것이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을 인정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2만 명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13만 명입니다. 이렇게 아직도 주님을 모르는 영혼들이 방황하고 있다는 생각에 미치니까, 정말 이 사역은 귀중한 사역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교회가 시야를 좀 넓히면 이일에 너무 바빠서 다투고 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희 교회도 너무 바쁘니까 그런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거든요.” 

▲ VIP와 함께 한 시드니 하버 크루즈에서 선상 마술공연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새생명교회는 지난 1월 중에도 강사를 초청하여 ‘2015 여름캠프’와 ‘ESC(English Speaking Congregation)연합 캠프’를 Top Conference에서 가졌고 ‘17차 목자 컨퍼런스’를 울릉공 노보텔 호텔에서 열었다. 여기에는 울산다운공동체교회 박종국 목사를 비롯, 미국 휴스턴 서울교회 목자들이 강사로 대거 참석했다. 규모로 보아 큰 예산이 소요되는 집회이다.
 
이 장로는 “우리 교회는 여러 가지 놀랄 것들이 있다”며 “우선 교회 숫자에 놀라고 그리고 주일예배에 놀란다”고 말한다.
 
“이런 행사하는 걸 보면요, 남들은 우리교회 성도 수가 3- 4백명 되는 줄 알아요. 그런데 사실은 70명이 될까요? 어린이들을 합하면 120여 명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 예배시간은 2시간이 예사입니다. 그러나 예배시간에 사소한 소음도 없습니다.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어요. 예배 안에 간증이 있고요.  

▲ VIP와 함께 한 시드니 하버 크루즈 중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강승찬 목사, 민이삭 목사, 이제혁 장로(왼쪽부터)     © 크리스찬리뷰


형식적이고 율법적인 예배가 아니라 정말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들을 예배라는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표현을 하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까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요. 이것들이 어떻게 가능한 가 봤더니 VIP 출신들이 한 사람 한 사람 교회에 심어진 거 에요. 교인 70여명 중 70% 이상이 이 교회를 통해 처음 예수 믿은 사람입니다. 또 하나는 우리 강 목사님의 금식과 눈물의 기도 그런 것들이 밑에 깔려있습니다.”
 
이 장로는 강 목사를 가리켜 ‘열정’이 있는 목사라고 말했다.
 
“그 열정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씁니다. 그런데 표현하기는 쉽지만 삶 속에서의 모습은 쉽지 않거든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삶 공부를 평일에 하는데 일이 많이 생겨 참석하기가 어렵잖아요. 목사님이 집으로 찾아가셔서 몇 시에 일이 끝나는지 묻고 그 시간에 다시 가셔서 삶 공부를 합니다. 그게 밤 11시던 새벽 2시던 상관이 없어요.
 
처음에는 목사님이 너무 심하신 게 아니냐, 꼭 저렇게까지 하셔야 되나.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일단 삶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모든 피로가 싹 가시고 힘이 생기는 거에요.”
 
이 장로는 “한국교회 성장이 멈추고, 교회로 불신자들의 발걸음이 드물어지는 등, 교회의 근본적인 기능을 잃어가는 이때 새로운 대안은 가정교회”라고 말한다.
 
“더 이상 건강한 교회를 찾아 헤매지 말고, 불가능하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성경이 보여준 그 교회를 모델 삼아, 함께 마음과 힘을 모아서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요즘 교회의 건물과 숫자를 보며 좋은 교회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과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 시대 신약교회로의 회복을 꿈꾸며 달려가는 이제혁 장로가 바빠졌다. 교회 장로로, 가정교회 목자로, 사랑초원 조장으로, 비즈니스로, 가장으로, 요즘은 간증 집회요청도 적잖게 들어온다. 그러나 그것도 그가 누리는 행복 중의 하나임은 마음을 조금 달리 먹어보면 알 일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보탰다.
 
“재미가 붙으니 자신감도 더해졌습니다.”〠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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