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와 나중, 그리고 갑자기

박천순/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03/23 [11:35]

이 세상에서 살아갈 때 모든 것에 순서가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모든 세상의 자연법칙도 순서가 있다. 이 순서가 뒤바뀌면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될 수 있는 일이 없다. 작게는 어린이들이 레고를 조립하는 것도 순서가 있고, 자동차의 부품을 조립하는 일도 순서가 있다. 크게는 빌딩을 짓거나 배나 비행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 그 순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삶 속에서 순서 즉, 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농담조로 이런 말을 한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어떻게 넣을 수 있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그냥 생각 없이 들으면 바보 같은 질문 같지만 이 질문은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일의 순서를 강조하고자 하는 말이다. 그래서 ‘먼저 냉장고의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고 냉장고의 문을 닿으면 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때때로 이 순서를 잘못 생각하므로 받는 스트레스와 피해는 적잖게 많이 일어난다. 특히 경험이 없고 알지 못하는 일에 부딪쳤을 때는 보통 난감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간과 물질의 손해를 크게 볼 때도 있다. 이러한 순서의 중요성을 미리 염두에 두고 무슨 일을 한다면 우리의 생활에 시행착오가 적고 보다 유익하고 규모 있는 삶이 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생활의 우선순위(priority)라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의 삶에 우선순위 즉,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 해야 할 일을 어떻게 구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네 가지 영역으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째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급한 것이다.
 
이것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은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밤을 꼬박 세우거나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그래도 안되면 도움의 손길을 받아서라도 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가장 긴장이 많이 되고 스트레스가 많으므로 쉽게 피곤하고 지치게 된다. 그래서 여유로운 마음과 신중하면서도 차분한 태도가 필요하다.
 
둘째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서서히 조금씩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하는 일이다. 뒤로 미루어서 한꺼번에 처리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할 때가 많아 그 시일이 다가오면 급하게 해결하려다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이 일은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계획성 있게 해 나가야 할 일이다.
 
셋째는 중요하지는 않지만 급한 것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이 여기에 속아 살 때가 많이 있다. 단지 급하다는 이유로 생각 없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러다가 정작 중요한 일을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급한 것이 습관이 되면 무슨 일이든지 서두르고 분주하여 일을 그르칠 뿐 유익이 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더구나 현대사회는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쟁사회로서 모든 것의 목적을 빠르게 달성하려고 추구하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실수와 부작용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고 그것은 치명적인 것으로 일을 그르칠 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왜 급한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째는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어떻게 보면 이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때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시간을 낭비하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로 보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간들을 잘 활용하여 재생산하는 일에 보충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간다면 가장 유익한 시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 해야 할 일에 있어서 혹자는 바둑에 비유하여 얘기를 하곤 한다. 바둑을 둘 때는 반드시 먼저 두어야 할 돌이 있고 나중에 두어야 할 돌이 있다. 그리고 어떻게 바둑을 둘 것인지를 계획하고 구상한다. 또한 상대방이 돌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자신이 생각했던 곳에서 다시 어디에 둘 것인가의 순서를 정해서 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 돌들의 순서를 바꾸어서 잘못 두면 만회하기도 어렵고 치명적으로 대마가 잡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곳에 먼저 돌을 두고 그 다음에는 어디를 두어야 할지를 장시간 생각하며 바둑을 두는 기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순서적인 면에서 바둑의 원리를 인생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바둑은 똑같은 조건 하에서 그리고 서로 공평하게 번갈아가면서 돌을 놓아서 그 실력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지만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람마다 삶의 환경과 배경이 다르고 개인의 인격이나 성격이 각각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는 뜻하지 않게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예상치 않은 일들이 발생하는데 무엇보다 큰 문제와 어려움이 있다.
 
이 세상은 변화무쌍하여 이런 예고치 않은 돌발적인 사고나 자연재해를 만날 수 있어서 이로 인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거나 극한 상황에 부딪칠 수 있다. 그래서 갑자기 닥치는 이 불행의 변수를 어떻게 준비하고 해결할 것인가가 어떻게 보면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인생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이 세상에서 목숨만을 위하여 살아가는 현세지향적인 삶이 있고, 다른 하나는 이 세상의
삶을 뛰어 넘어 영원한 세계에서의 생명을 위해 살아가는 내세지향적인 삶이 있다.
 
이 두 부류의 인생이 모두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에서는 같을 수 있다 하겠지만 이 세상에만 국한된 삶과 영원한 세계를 지향하는 삶은 다른 것이다. 이 세상에만 국한된 현세지향적인 삶은 모든 목적이 이 세상에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물질만능주의의 세상은 돈이면 안 될 것이 없다는 생각에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모아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소유하고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욕심에 끌려 사는 인생들은 옳고 그름이나 윤리도덕을 분별하지 않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하여 살다가 보니 그들의 사회는 점점 삭막해져 가고 희망이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삶이 되는 것이다. 물론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말이다.
 
그런가 하면 영원한 세계를 지향하는 내세지향적인 삶은 이 세상보다는 내세에 있다. 세상에서의 삶은 내세를 준비하는 삶의 모습인 동시에 현세의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는 것이다. 즉,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며 내세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다.

이것은 인간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절대자의 도움을 힘입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다 그 목적에 따라서 만들진 것이고 그 목적에 맞게 쓰여질 때 가장 이상적인 것이 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도 피조물로서 예외는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또한 어떠한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가야 되는지를 알려주셨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고 모르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을 아는 사람이고, 창조하신 하나님을 안 믿는 사람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 된다. 이것은 엄청나게 큰 차이로 인생이 달라지는데, 여기서부터 생각이 다르고 삶이 다르고 미래가 다르게 결정되는 것이다. 즉 믿고 안 믿고의 차이가 별 것 아닌 단순한 것 같지만 이 믿음의 차이보다 큰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은 사람은 영원한 세계를 지향하며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이요,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만 몰두하며 물질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삶이 되는 것이다.〠

박천순|아들레이드은혜성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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