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M(선교적 비지니스 모델) 운동 김진수 장로

믿음은 미지의 땅으로 내딛는 발걸음

글|김석원, 사진|권순형 | 입력 : 2015/12/28 [12:07]
▲ 미국에서 성공적인 IT기업을 운영하다 사업을 정리하고 캐나다 원주민 마을에서 '긱스'라는 버섯 회사를 운영하며 원주민들의 변혁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진수 장로.             © 크리스찬리뷰

원주민의 삶을 변화를 꿈꾸는 선교 기업가의 비전

좋은 영화에는 복선이 많다. 앞에서 뒤에 나올 사건의 힌트가 풍성하게 숨어있다. 특히 앞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이 이어지는 경우, 영화비평가들은 우리 같은 범인들이 놓친 앞 장면 속의 복선을 지적하며 전문가 티를 낸다. 그러나 그들보다도 그런 복선을 숨겨놓은 감독의 천재성에 우리는 더 감동을 받는다.
 
신자에게 있어서 복선은 ‘하나님의 손길이 다 드러나지 않는 답답한 현실’일 수 있고, 감독은 ‘모든 것을 합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다. 삶의 어떤 부분도 이유가 없이 벌어지는 사건이 없음을 우리는 항상 나중에 깨닫는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맞춰지는 모습을 보며 감독의 위대함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김진수 장로의 삶도 이런 복선으로 가득하다.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낸 김진수 장로는 호주로 치면 고등학교와 TAFE의 조합인 5년제 공고에 들어가 취업 전선으로 바로 나가야 했다. 그는 공부에 취미를 붙이지 못했고, 그렇다고 훌륭한 멘토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불의의 사고와 알콜 중독 등으로 빠진 형제들을 보며 그의 삶은 거창한 비전은커녕,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여유가 없었다.
 
“그때 나에게 가장 큰 위로이자 도전이 된 것은 친구들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신앙을 갖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고, 특히 이 친구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김진수 장로는 “이때부터 삶이 선교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전 교회를 찾고 말씀을 읽고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었지요”라고 회고했다.
 

▲ 고사리 꺾는 캐나다 원주민들과 김진수 장로(앞줄 오른쪽).     © 김진수
 
 
일반대학으로 전입해 졸업한 뒤, 그는 어렵게 한 국영기업에 입사 원서를 냈다.
 
“하나님은 우리의 바람이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으실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내 그릇에다 항상 의외의 것을 담으시죠”
 
그는 낙방의 고배를 마셨고,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던 상태에서 엉겹결에 쓴 다음 대상은 같은 회사 전산실이었다. 의외의 입사와 함께 김 장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시 시대를 흔들고 있던 닷컴시대의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시에 하루 종일 매달려도 지루하지 않는 자신만의 달란트를 발견한 시간이기도 했다.
 
열심히 일하는데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에서 주어진 미국 연수기회를 통해 교수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다시 유학을 준비해 떠났다.
 
“석사를 마치고 더 공부하려는 저에게 아내는 ‘하려면 혼자서 남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곧 현실을 직시하고 그만 두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정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제가 지금 같은 사업가의 길을 갈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영주권도 없고, 영어도 유창하지 못했던 탓인지 당시 부는 닷컴 열풍에도 그의 첫 봉급은 남들보다 한참 낮았다. 그러나 거기에 신경쓰지 않고, 하루에 15시간씩,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냈다. 곧 월급도 올라가고 매니저로 올라선다.

▲ 고사리를 꺾어 오는 원주민 형제들. 오른쪽은 김진수 장로.     © 김진수
 

“저는 사업가 기질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찾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마치고 나서도 계속 할 일이 보이는가 하는 것이지요.
 
사장과 부사장감, 담임과 부교역자감 차이도 여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사장이나 담임은 일을 마쳐도 계속해서 다음 일을 생각하고 해냅니다. 그러나 부사장이나 부교역자는 자기에게 맞겨진 일을 마치면 그만입니다.”
 
그런 자신의 성격 때문인지는 편안한 월급쟁이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결국 자기 집에서 친척으로 빌린 몇만 불을 들고 직접 창업에 나섰다.

▲ 알래스카 밑자락 산동네에 사는 캐나다 원주민들이 정성껏 만든 선교 상품들.•청정지역에서 자란 자연산 고사리는 매우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나며 햇볕에 말려 비타민 D를 보강했다.     © 김진수
 

창업은 쉽지 않다

김 장로는 당시를 회상하며 “창업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 대기업은 계획을 잘 세워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창업에서는 계획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계획의 70%는 바람대로 되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한다.
 
그가 참여하고 있는 BAM 운동은 사업을 단순히 선교의 지원도구나 선교사 비자를 잘 안주는 곳을 뚫기 위한 위장술로 남아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제대로 삶의 변화를 가져올 자립적인 신앙 전달의 기초로 제대로 사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BAM 사역의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는, 기독교인들에게 건강한 기업을 꿈을 안고 창업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는 “창업에는 지식이 방해가 될 때가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위험도 알기 때문에 시작이 힘듭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준비될 때 움직이는 것은 곤란합니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해야 합니다. 움직이기 시작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역사도 일어날 자리가 없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김 장로는 적어도 3-4년마다 한 번씩은 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을 떠올린다. 하나님은 때로는 홍해를 건너게 하는 감격을 주시면서도, 실제로 그 뒤에 따라올 ‘위험’에 대해서는 미리 알려주시지 않는다고 말한다.
 
“바다를 건넜으니 이제 돌아갈 방법이 없어진 것입니다. 이제 그것만을 바라고 아무리 힘들어도 싸워나가고 만족하는 법을 찾고 하는 수밖에 없지요.”
 
그렇게 시작한 회사는 10명에서 500명으로 자랐고, 서구 약품 허가 과정에 따르는 서류처리 방법을 전산화한 프로그램을 통해 결국 또 다른 닷컴신화를 만들어냈다.
 
“저는 회사가 제 능력 때문에 자랐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원들 대우에 최선을 다했고, 직원들의 의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이들에게 주식을 많이 나누어 나중에 여러 백만장자를 만들어내기도 했지요.”
 
이렇게 그는 건강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업이란 사실 다른 사람들을 통해 일을 벌리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 덕분에 기업이 커지는 것이니까. 당연히 그 사람들을 인정해 주고, 더 세워주고 대우해줘야 합니다."
 
따로 기독교적 비전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신앙인으로서 보다 정직하게 사업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만은 뚜렷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직하면 사업을 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냉철하게 사업적인 관점에서 봐도 3년 정도면 정직의 이익 분기점이 나옵니다. 3년 이내로는 정직은 사업에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면 반드시 이익을 가져오지요.”

▲ 청정지역에서 자란 자연산 송이버섯은 송이 고유의 향이 살아있으며 뛰어난 항암 효과와 함께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효능으로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특효가 있다.     © 김진수
 

2010년 그는 생각하지 않게 회사를 처분했다.
 
“어떤 대기업이 와서 제안을 하길래 담대하게 높은 프리미엄을 붙여 불렀지요. 정말 팔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쪽에서 그 제안을 하는 바람에 성사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백만장자가 되버린 그는 그레이스 재단을 설립해 400만여 불을 출연, 지금까지 기부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은 기부할 때도 결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회사 운영할 때도 사회 환원을 해왔지만, 이익이 많으면 많아지는 대로 돈은 항상 더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그때도 아예 회사 비전 선언문에 이익의 10%는 사회 환원을 한다고 정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한 고객들이 저보고 기독교인이냐고 묻더군요. 십일조를 떠올린 모양이예요.”
 
이후 그의 기부활동은 계속된다. 지인의 추천으로 미국 장로교신학의 명문, 프린스턴신학교의 아시아계 이사로 있으면서 학교 도서관 프로젝트에도 백만 불을 쾌척했다. 그에 대한 소문이 퍼졌는지, 다양한 사람과 단체에서 도움 요청이 쇄도했다.
 
“아예 기부하기로 정해버린 몫이 있어서 그런지, 한푼 한푼에 벌벌 떨지 않고 기꺼이 기분 좋게 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김장로가 기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도움이 안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무책임한 의타심만 조장하고, 실패하면 서로의 관계도 깨지는 경험을 여러 차례 거친다.

“예를 들어 한 신학생이 나에게 도움을 청해서 장학금을 좀 넉넉하게 지원했더니, 남은 돈을 내년 학비로 쓰지 않고 다른 데로 써버린 거예요. 다시 손 벌릴 준비를 하면서... 다른 원주민은 학비 부탁을 해서 내 주었더니 곧 학교를 그만둬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피해다녔지요.” 
 
▲ 알래스카와 인접한 추운지역의 자작나무에서 딴 차가버섯은 암, 당뇨 등 성인병 치료에 효능이 뛰어나며 면역력을 강하게 해주고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 김진수
 

사업을 통한 원주민 선교
 
삶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성실 속에 내디디며, 김 장로는 ‘의외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해 왔고, 그 여정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계속된다. 물론 삶의 복선을 통해 이미 준비해 놓으신 길을 따라...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서 알래스카의 인디안 원주민 선교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한 학생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접한다.
 
“전 신비체험 같은 것을 믿는 사람이 전혀 아닙니다. 그러나 갑자기 한 학생이 다가와 하나님이 지금 나에게 주신 위치를 이곳에 사용할 때라고 의미하는 성경구절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때 원주민들을 도울 것인지, 가족들과 더 시간을 보낼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여기서 그는 자신의 자원봉사 경험과 사업경험, 그리고 가족사에 있었던 아픔이 한 번에 오버랩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알래스카 인디안들은 호주 원주민처럼 유럽계인 이주자들에 대한 불신과 오랜 좌절, 그리고 정부 지원에 의존한 생활방식과 실직과 알코올 중독 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김 장로는 이들을 돕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럼 어떻게 도울 것인가? 그동안 선교사들이 했듯이 복음만 전하면 될까? 아니면 정부처럼 당장 쓸 돈을 쥐어주는 것부터 해야 할까?
 
김 장로는 원주민 선교가 기존의 방법으로는 답이 아니라고 느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 독립심이었지요. 자신들도 뭔가 할 수 있는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잘 할 수는 없어요. 그 사회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건강한 지도자들이 나타나 나머지를 도울 수 있게 해야 했습니다. 그런 일에는 단기로 되는 것은 아니었지요. 오랫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구조적으로 되찾아 주는 일을 위해 그곳에 맞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지역 족장은 지역 산품인 버섯의 둘쑥날쑥한 가격변동 폭으로 인해 곤란을 호소했다. 결국 그는 직접 20만 불을 털어 버섯을 채취, 처리해서 파는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이름은 지역부족의 이름을 따 ‘긱섬’.
 
인디안 문양을 딴 로고로 원주민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그속에는 회사의 주산품인 버섯과 고사리가 그려넣어 사업내용을 분명히 했다.
 
“저는 철저하게 이를 회사로 운영합니다.”
 
그에 따르면 어정쩡한 온정주의적 운영은 결국 회사도 죽이고 변화의 가능성도 박탈한다고 지적한다. 회사는 정직으로 운영하되, 철저하게  성과와 능력에 따라 직원들을 분명하게 다루고,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넓혀 이익을 냄으로써 계속해서 회사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선교사들은 이렇게 하기 힘듭니다. 99%와 다른 1%를 위해 배려해야 하실 때도 있지요. 기업은 그렇게 하면 망합니다. 그래서 교역자•선교사와 저같은 기업인 간의 분업과 협동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약간의 긴장관계를 감수하면서도 서로의 역할이 필요하지요. 이를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제 긱섬은 작년부터 이익을 내는 ‘정상회사’가 되었다고 한다.
 
“저는 이 일이 아주 즐겁습니다. 실제로 신학을 더 공부해 선교사가 되려고 한 적도 있었는데, 제가 더 잘하는 일도 사업이고, 더 신나게 할 수 있는 것도 사업이란 것을 깨달았지요.”
 
그의 회사는 공식적으로 회사의 이익 일정 부분을 원주민사회에 환원하도록 못을 박아 놓았다. 그레이스 재단의 후원사업도 주로 이 회사와 관련된 일과 연결시켜 지원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일을 돕거나, 회사의 물건을 파는데 동참하면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현재 회사의 주 소유주는 김 장로이지만, 준비가 되는 대로 ‘본전’을 받고 원주민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그냥 도와주는 것, 후원에 의지하게 하는 것은 후원자의 마음에 위로가 될 뿐입니다. 상대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도리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어야 합니다.”
 
철저하게 자립을 가르쳐주기 위함이다.
 
그는 긱섬이 일반 선교사들이 접근하기 힘든 원주민 청년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이들을 변화의 주역으로 준비시키기 때문에 보람도 크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한다.
 
“아마도 원주민 선교가 이렇게 힘든 일인줄 알았으면 안했을 거예요. 그러나 제 인생이 항상 그랬듯이, 무슨 거창한 비전을 따라 가기보다 길이 열리는 대로 최선을 다해 따라 갔더니 여기까지 인도가 되었네요. 어쨌든 지금 하는 일이 신납니다.”
 
그런 신바람이 반영되듯, 그는 지금도 14시간을 걸려 미국 동부 뉴저지에 있는 자기 집에서 이곳까지 열심히 왔다갔다 거린다. 지금도 김 장로는 일부러 이코노미석을 타며 자신에 대한 긴장을 놓지 않는다. 너무 편하게 다니다보면 자신이 원주민과 다른 뭔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까봐 조심하는 까닭이다.

▲ 실로암장로교회 비전센타에서 목회자 BAM 세미나를 마친 후 기념촬영.     © 크리스찬리뷰

 
BAM 사역에 대한 기대

BAM 시드니 컨퍼런스 강사로 온 김진수 장로는 BAM 사역도 더 긴장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기독교인 창업자들에게 BAM 모토를 앞에 내세우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먼저 순간순간 정직하고 하나님의 인도에 귀를 기울여 최선을 다해 사업을 제대로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좋은 기업인이 되기 전에 선교 비전과 사역부터 떠들다 보면 실속 없는 위선자가 되기 싶다는 뜻이다.
 
“사실 BAM 사역에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이미 사업경험을 가지고,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경험자들입니다. 이들이 조용히 선교지로 나가, 현지인들이 살리지 못한 사업기회를 개발하고, 정직과 섬김의 자세로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고, 이를 통해 현지인들과 접촉하고 생활전반의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런 분들의 관심이 적은 편입니다. 도리어 선교의 벽을 느끼는 기존 선교사나,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이 더 많이 관심을 보입니다. 이들이 BAM 사역에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능력부터 갖춰야 합니다. 자신에게 사업적 기질이 있는지를 찾아내고 이를 위해 제대로 준비하고 경험하는 것이지요”
 
BAM 사역의 미래는 청년과 선교사들에 대한 동원만큼이나, 이들에게 실제적인 사업가 자질이 있는지 찾아주고, 실제 경험을 쌓게 하는데 달려있다는 뜻이다.
 
“원래 버섯만 다루다가 하도 잘 썩어서 말린 고사리로 관심을 돌렸는데, 그때 만든 건조실 덕분에 말린 다른 버섯류까지 대안이 나왔지요.”
 
김 장로는 인터뷰 말미에도 앞으로 호주와 한국에까지 넓혀갈 긱스 제품에 대한 홍보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미 교회들을 통해 많이 팔고 있습니다. 동정이 아니라 최고의 제품으로요. 기업은 항상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개발과 제품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고..”
 
마지막으로 김 장로에게 자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되기에는 너무 특별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하루에 15시간씩 일했다는 이 사람을 보통이라고 하긴 힘들지 않을까? 세계적 스태그네이션 위협 속에서 그를 백만장자로 만든 닷컴 붐이 다시 돌아올 것 같지도 않고...
 
“사실 제 경우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기는 힘들지요. 하나님은 축복하실 때도 공평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제가 과분한 축복을 받았다고 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항상 피할 길을 주시고 더 나은 길로 인도하신 것도 감사할 뿐입니다.
 
이점에서 저같이 공평하지 않게 축복을 더 받은 사람은 더 섬기고 나누고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타락시키고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드니까요. 그러나 어떤 경우든 성실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기독교적 기업의 비전을 가지고 창업에 나선 이들에게 축복의 길이 열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실제로 이 컨퍼런스를 찾은 많은 이들은 영적인 축복뿐 아니라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물질적인 축복으로 부어지길 기대하면서 오지 않을까?
 
“그래서 광야의 메시지가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광야시절이 길 수도 짧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광야는 신앙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광야는 괴로운 곳이면서도 동시에 나름대로 재미도 있습니다. 세상은 온통 끔찍하게 보일지 몰라도, 믿음의 눈으로 보면 하나님의 인도와 은혜가 그곳에서도 항상 있으니까요.
 
그 점에서 BAM 사역은 결과에 상관없이 매순간에 충실하고, 매순간을 기뻐하며, 매순간 내 양심에 도전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잘 반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점에서 성공적인 BAM 사역자는 먼저 어느 곳에서나 하나님과 함께 하심을 붙들어야 합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그는 교회 역시 건강한 사업적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좋은 사업가는 공과 사의 구별이 분명하다. 그러나 많은 교회에서 특히 목회자의 지출에 공과 사가 분명하지 않아 많은 갈등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김진수 장로의 지적은 날카롭다.
 
“BAM 사역은 삶 속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자는 운동입니다. 너무 교회 사역에만 집중되고 교회 관계된 일만 하나님의 일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더 크게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고 우리 실제 삶 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함을 다시 찾자는 영적 양심 회복운동이지요”
 
이런 운동은 교회 안으로까지 역수출될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     

글/김석원|크리스찬리뷰 편집부장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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